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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잔인한 본능 때문인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06-09 오전 9: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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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운 짐승들, 예를 들자면 호랑이나 사자들이 서로 격돌하는 광경을 동물의 세계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마도 서로, ‘영토’가 다르고, 끼리끼리 물고 뜯는 것은 ‘숲속의 왕자’답지가 않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은 맹수가 되어 링 위로 올라가 정말 맹수처럼 싸우면서 그것을 ‘격투’라고 합니다. 그리고 구경꾼들이 권투나 레슬링보다도 엄청 많이 모입니다. 시인 쉘리는 권투조차도 잔인한 경기라고 했는데 오늘의 격투를 보면 기절초풍할 것입니다. 아직도 격투 도중에 죽은 투사는 없다고 하지만 만일 격투 도중에 죽어서 들것에 실려 나가는 투기자가 생기면 격투의 인기는 충천할 것입니다.

 사람이란 이렇게 잔인한 동물인가요? 세기의 대결이라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권투 시합이 출전료만 최고였지 싱겁게 끝났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던데 그 까닭은 격투기의 등장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격투’에 비하면 ‘권투’는 얌전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권투의 시대는 끝났는지도 모릅니다.

 21세기를 사는 인류의 정신 상태가 이상하게 된 것 아닐까요? 사람이 맹수와 싸우는 것은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구경한 서양의 ‘어르신들’이 있었습니다. 닭싸움, 개싸움도 잔인하긴 합니다. 투우도 고상한 구경거리는 아닙니다. 마드리드의 투우장에 귀부인들이, 쌀쌀한 날씨 탓인지, 밍크 코트를 걸치고 경기장에 나와 소가 투우사의 칼에 찔릴 때마다 환성‧기성을 지르던 그 광경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맹수도 아닌데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하게 구는 것일까요? 심심치 않게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인간이 본디 타고난 그 잔인한 본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는 무엇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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