用美의 지혜 가질때
| |||
2004년 6월25일, 우리는 6·25전쟁 54주년을 맞는다. 그런데도 6·25 직전의 에치슨 라인을 연상케 하는 사태가 이땅에서 재현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걱정과 우려를 떨쳐버릴 수가 없다. 사실상 미군의 철수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17일,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주한 미지상군의 핵심전력인 2사단내 1개여단 3200명을 이라크로 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까지 1만2500여명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감축 움직임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의 완전철수까지도 우려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감축은 단지 군사적 차원을 넘어 정치·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미군 감축으로 우리의 안보상황이 불안해질 경우 우선적으로 국내 해외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주한미군이 감축한다는 발표가 있었던 당일 주가가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그후 주가는 맥을 못추고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데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동두천 지역의 경제는 이미 폐허가 되다시피 했으며, 주민들은 생계 걱정에 일손을 놓고 있다.
주한미군에 고용되어 있는 1만여명의 한국인 일자리도 불안해질 것이고, 주한미군과 가족들이 지출하고 있는 30억달러 정도의 외화도 포기해야 한다. 감축된 미군 1개여단을 보충하는 데 우리 1개사단 병력이 필요하고 미군 완전 철수시 300억달러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휴전 이후 반세기 동안 줄기차게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해 왔다. 왜 그럴까. 한반도를 공산화 통일하는 데 있어서 최대의 장애물이 주한미군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들의 바람대로 주한미군의 철수가 시작된 것이다. 미군 철수가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고는 하나, 이것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데 대해 쾌재를 부르고 있지는 않은 것인가.
안보를 걱정하는 뜻있는 사람들은 오늘의 미군 철수가 54년전 에치슨 라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가안보에 있어서 동서고금의 진리는 유비무환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유비는 무엇인가. 1차적으로는 국군의 전력을 보강하는 것이고, 2차적으로는 연합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여건상 국군의 전력을 보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 국가예산의 16%를 차지하고 있는 방위비도 많다고 아우성치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구상에 나홀로 국방을 외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절대강자인 미국도 혼자서 전쟁을 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세계최대의 군사강국, 경제대국인 미국과 상호군사동맹을 맺고 있다. 우리는 한·미 군사동맹을 통해서 자주국방이 갖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방적 친미나 맹목적 반미가 아닌 실용적인 용미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냉엄한 국제정치와 우리 국력의 한계를 애써 외면하면서 허공을 향해 반미·자주를 외쳐댈 때 돌아올 것은 무엇인가. 제2의 6·25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 이상훈 재향군인회장 |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