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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영웅들' 그 유족들의 오늘

Written by. 정미란   입력 : 2004-06-29 오전 10: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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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총탄에 젊디 젊은 해군장병 6명이 목숨을 잃은지 오늘로 2주년을 맞는다. 파도 높은 대해(大海)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젊음을 바쳤건만 정작 국가와 국민은 이들의 희생을 너무 쉽게 망각하고 있다. 죽음의 순간에는 월드컵 열기로 무관심했고 이후로는 교통사고로 죽은 효순·미선이 추모 분위기에 뭍혀 버렸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김선일씨 죽음으로 누구도 '서해의 영웅'들을 기억하지 않고있다. 오히려 미국만이 이들의 영웅적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 라포트 주한 미군사령관이 이들의 유족에게 위문의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말한다. 내 아들, 내 남편이 미국을 위해 싸웠느냐고...

유족들은 북받치는 감정을 누르고, 하루하루 체념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살고 있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랄까 이들 유족들은 서로 자주 만나 먼저간 아들, 남편을 추모하며 회포를 풀곤한다. 28일 저녁에도 이들은 경기도 평택의 한 숙소에 모였다. 해군에서 주관한 서해교전 전사자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추모식은 29일 오전 11시30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다. 이 밖의 다른 정부 행사는 없다. 해군동지회와 자유청년연대가 광화문에서 촛불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였으나 해군동지회는 2함대와 행사를 같이하기로 계획을 바꾸었고 자유청년연대만이 예정대로 29일 저녁 8시에 추모집회를 갖는다.

서해교전 2주기를 맞은 오늘 유족들의 감회를 들어 보았다. 


▲고(故)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종선(30·경기도 광주)씨

"한국이 싫다.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내일이면 2주기인데, 소외감을 많이 느낀다. 작년에는 조금은 나았다. 아무리 참혹한 사실도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잊혀짐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교전이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다른 달에 일어났다면 더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3월부터 해군 예비역 단체에서 추모제도 하고 시민들도 참석하는 문화행사로 치르자고 했다. 6월 10일 “어렵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말 안 했지만 짐작이 갔다. 평택 2함대에 보관된 참수리호도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옮겨져야 한다. 참수리호를 벌집으로 만드는 교전이 있었던 것, 나라를 위해 숨져간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7월 27일 매사추세츠 우스터에서 추모 행사가 있다. 센트럴 매사추세츠 한국전 참전기념탑 건립위원회 회원들이 초청했다. 비행기 티켓까지 보내줬다. 리언 러포트 주한 미군사령관도 오늘(28일) 편지를 보냈다. “당신 남편의 영웅적인 노력과 엄청난 용기를 결코 잊지 않겠다. 그가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른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오히려 미국 사람들이 더 기억해 준다. 솔직히 한국이 싫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고(故)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2·경기도 시흥)씨

"아무 말도 하기 싫다"

추모 분위기? 미안하지만 이제 그런 거 말하고 싶지 않다. 추모해 달라고, 다른 사람에게 알아달라고 읊어댈 필요 없는 거 아닌가? 난 다른 사람이 신경 쓰는 것 바라지도 않고, 섭섭할 것도 없다. 작년에 추모집회 가졌다고? 그게 추모집회인가? 허허, 그 정도만 해줘도 고맙다고 해야겠죠. 그만합시다. 전화 끊습니다.


▲ 지난해 6월 24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 세워진 ‘6·29 서해교전 전적비’ 제막식에 참가한 유가족이 부조된 전사자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고(故) 조천형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61·대전시 동구)씨

"한달에 한번 아들 묘 찾는게 낙이다"


아쉬움이야 뭘, 먹고살면 되지. 때가 돌아오면 생각나고, 마음이 우울하면 술 한잔 먹고 잊는 거지. 생활?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들 묘소를 찾는 것이 낙이다. 유족들과는 자주 만난다. 위패가 있는 평택 사령부에서 두 달에 한 번 만나고. 계처럼 모여 음식도 같이 해먹고 그런다. 보훈처에 유족증을 해달라니까 며느리가 있는 사람들은 며느리가 수급자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데. 해군본부에서 막내딸을 9월쯤 취업시켜 준다고 한다. 고맙지 뭘.


▲고(故)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51·경북 의성)씨

"서해교전 났을 때 지금 김선일 사건처럼 감사했는가?"

겉은 멀쩡해도 속은 골병드는 거지. 속이 답답할 때는 수다라도 떨든지 해야 하는데.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맞다.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면 “야, 그것도 자랑이냐” 할 것 같아 겁이 나서 못하겠고. 당시에는 영웅이고, 교과서에 실릴 것이란 얘기도 나오지 않았나? 지나간 얘기 하면 불평 불만 분자로 볼 것 같아 입을 닫고 있다. 6명의 용사들은 너무 홀대받는다. 속상하다. 서해교전 터졌을 때는 지금처럼 감사원에서 감사했는가? ‘군인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 그대로다. 너무 외롭다. 밤 12시에 아무도 없는 산에 올라가 펑펑 울다가, 아들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가 눈물 흘리고 돌아온다. ‘내는 니가 보고 싶어 미치겄는데, 니는 내가 안 보고 싶나.’


▲고(故)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황은택(57·경기도 남양주)씨

"내 아버지는 빨찌산이, 내 아들은 북한군이 죽였다"

지금 대전 현충원이다. 추모 물결은 바라지도 않는다. 세월이 흐르는데 옛날 일만 말하고 살 수 있나? 집사람은 김선일 사건 때문에 우리 아이들 2주기가 빛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한다. 전사할 때도 효순이·미선이 사건 때문에 가려지고. 지금 우리 유족들은 죄인이다.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한민족이고 통일하자고 그러는데, 적들에게 목숨을 잃은 우리 자식들은 죄인이다. 나처럼 이북과 원수는 없다. 아버지도 빨치산에 의해 돌아가셨고, 아들 도현이도 잃었다. 지금 초등학교 아이들은 이북을 친구라고 환영하고, 미국을 적이라 하고 물러가라고 한다. 이북에 있는 김정일이가 아니라 북한을 친구라고 말하는 남한 사람들이 더 무섭다. 우리 아들을 포함해 그 많은 사람들의 피로 나라가 세워진 것을 모르는지…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우리 아이들이 죽었을 때 어느 누구도 사과하는 사람 없었다. 이라크 가서 죽은 사람에게는 수천 명씩 가서 조문하고…. 현충원에 있는 아들을 남양주로 데려가려고 한다. 현충원에 있을 필요가 없다. 여기 있으면 죄인이다.


▲고(故) 박동혁 병장의 아버지 박남준(48·경기도 안산)씨

"전사한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

2주기를 맞은 소감? 먼저 간 자식이 그리워서 정동진, 같이 다니던 낚시터 등 두루두루 다니며 동혁이의 추억 부스러기를 주워 담는다. 현충원에 매달 가서 유족들끼리 식사도 하고 그런다. 유족들은 대부분 대인기피증에 빠져 있다고 한다. 여섯 가족은 서로 마음 터놓는다. 현충원에 보면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도 부지기수인데, 내 아들은 전사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진짜 속마음? 혼자 썩는 것이다.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동혁이 엄마는 하루 웃었다 하루 울었다 정신병자처럼 살고 있다. 혼자 있으면 울고 그래서 작년 7월부터 나도 일손을 놓았다. 하던 일 작파하고 전국 유람시켜 주면 끝나려니 했는데, 지금도 그런다. 환장할 노릇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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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ad    수정

    정말 자랑스런 가족을 두셨습니다. 나라가 혼란해 친일이니 친북이니 하는 사람들이 유세떠는 이 때에 진정 나라를 수호하다가 순국하셨으니까요. 어떠한 사건이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나름입니다. 다만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 잊지 마시고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더욱 떳떳하게 살아 가시기를 기원합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

    2004-06-30 오전 9:19:48
    찬성0반대0
  • combat9    수정

    사죄드립니다.국민의 한사람으로 사죄드립니다.김선일님,효순,미선양말고도 참수리 전사자도 한사람의 귀한 아들이자 남편이셨습니다.나라가 빨갛게 물들어 가고 나라를 위한 일이 북에게는 이롭지 않으므로 덮어집니다.눈물이 납니다. 고인들의 숭고한 죽음이 있었지만 점점 나라가 사라집니다. 빨간 세상이 오면 오히려 유족들이 고생할지도..</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

    2004-06-29 오전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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