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테러의 유형

Written by. 목진휴   입력 : 2004-07-03 오전 10:25:39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요즈음처럼 테러라는 말이 ‘실감’ 나는 적이 있을까. ‘실감’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테러가 우리 곁에 맴돌고 있다. 김선일씨의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최근 테러가 극단을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매일 저녁 뉴스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라크나 중동 지역 상황 등은 모두 극단적 폭력을 동원한 테러 행위의 한 유형이다. 그런가 하면 알 카에다에 의해 자행된 미국 뉴욕의 9·11 테러나 체첸 대통령을 암살한 폭발 사건 등도 가혹한 폭력 수단을 동원한 테러다. 이렇게 보면 테러란 개인이 개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국가나 집단이 개인이나 국가를 대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이해될 수 있다.

테러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은 피해자에게 극심한 손해를 초래하는 극악한 행위다. 대부분의 경우 테러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대량 살상이 초래돼 반인륜적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애국과 애족 혹은 극단의 자기 방어적 수단으로 해석돼 정당화 내지 미화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테러는 누구의 입장에서 테러라는 폭력 행위를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그 수단이 폭력적이기는 했지만 테러라고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왜냐하면 한 국가를 강점한 국가의 수뇌나 이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한 수괴를 제거함으로써 독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연한 의지가 행동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며, 뿐만 아니라 그 대상이 선량한 주민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가 아닌 괴수·수뇌 등 소수나 개인에게 국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는 그 목적이 무엇인가에 관계없이 용서될 수 없는 반인륜적이며 패륜적인 인간성 말살 행위였다. 무고한 시민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처참한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장을 표시하는 극단적 수단으로 테러가 사용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불리한 상황을 극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자극적 수단이 테러로 표현되기도 한다. 소수의 집단이나 극도로 열악한 입장에 처한 경우다. 영국을 대상으로 폭력 수단을 자행하는 아일랜드 공화군이 이러한 경우를 대표한다고 본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수단이 동원되며, 아무리 선별적이라 하더라도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다는 점이나 극단적 폭력에는 이와 상응하는 폭력이 보복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볼 때 테러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의사 표시 수단이다. 인류 사회가 문명과 공존의 시대로부터 자만과 강점, 그리고 보복의 과거로 회귀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에 동의한다면 폭력을 수단으로 하는 테러는 인류 사회의 이해와 화해의 시대를 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눈에는 눈’이나 ‘피는 피로’라는 보복을 암시하는 구호가 섬뜩한 이유는 그런 과정에서 인간성이 무시되고 상대를 증오하는 사악함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참수라는 수법을 동원, 인질을 살해한 테러는 어떤 이유로든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행위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보복의 테러가 아닌 화해의 인간성을 강조하는 것은 복수의 역사로 점철된 아픈 영혼을 치유하는 데 손을 내밀고 땀을 나누는 노력을 하자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국방일보)

〈목진휴 국민대 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