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후 10년, 김정일 정권 10년의 변화
▶ 김일성 10주기 중앙추모대회 개최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기를 맞은 8일 오전 평양체육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추모대회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 등 당ㆍ정부ㆍ군대의 간부들과 서만술 총련 중앙상임위 의장 등이 주석단에 자리한 가운데 묵념, 추모사 낭독,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및 김경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1비서의 연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남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위임으로 낭독한 추모사에서 "김일성 동지의 사상과 위업은 오늘 김정일 동지에 의해 전면적으로 계승돼 승승장구하고 있다"면서 선군(先軍)정치를 강조한 뒤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며 일심단결을 철옹성 같이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연설에서 `수령결사옹위'를 촉구한 뒤 "일당백 구호를 높이 들고 전투력과 싸움준비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제는 핵 선제타격으로 우리 공화국을 압살할 야망 밑에 6자회담의 막뒤에서 침략전쟁준비를 다그치고 있다"면서 "우리 군대는 최후결사전을 벌일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적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만약 미제가 전쟁의 불을 지른다면 군사적 억제력을 폭발시켜 섬멸적 타격으로 반미대결전을 총결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10년간의 변화
1994년 7월 8일 남북 정상회담을 보름 앞두고 있었던 10년전 이 날, 김 주석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은 북한사회에서부터 전 한반도를 긴장시켰다.
절대적이었던 김일성 체제를 그대로 승계받은 김정일 체제는 이 후 10년간 안에서의 식량난과 밖에서 불어오는 사회주의권의 붕괴흐름과 ‘핵위기’에 대응하며 안팎의 시련과 도전에 맞서왔다.
김정일 집권 10년을 맞은 올해 북한은 중국식 개혁ㆍ개방을 본떠 경직된 사회주의 경제운영 방식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북한을 대표하는 것은 군과 당이다. 소위 ‘김정일 시대’라 불리는 1995년 이후 북한은 인민을 '선군정치'로 지휘했다.
북한은 최근 들어서 선군사상을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있다. 이는 선군정치 확산을 통해 사회주의체제를 공고히 하며 주민들에게 위기의식을 고취, 체제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월 28일 1995년 이후 10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치를 ‘승리’로 규정하면서 이는 ‘선군정치’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90년대부터 계속되는 경제난에도 정치체제 안정을 꾀해왔다. 1997년 10월 노동당 총비서에 오르면서 1998년 제10기 대의원을 선출하고 곧바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를 소집, 주석제를 폐지하고 국방위원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사회주의 헌법 개정을 통해 명실상부한 김정일 체제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 사망과 함께 출범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는 풀기 어려운 두 가지의 숙제를 넘겨받았다. 극심한 경제난과 핵문제이다. 이 두 난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핵문제가 풀려야 경제난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북한을 관찰해 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핵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질서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이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자원과 자금 유입이 절실한 형편이지만 미국은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은 물론 남한으로부터 현금 유입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북한은 고질적인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는 있으나 자신들의 의지대로 미국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미북관계에 한국의 도움을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어려울수록 남북관계의 호전을 바란다. 그들이 '우리민족끼리'를 유독 강조하는 배경이다.
김정일 체제에서 남북관계는 6ㆍ15 공동선언 채택 이후 14차례의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회담과 민간급 교류 확대로 화해ㆍ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더욱이 이달 초 열린 제2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는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방지와 전선 지역의 선전활동 중지 등에 합의, 초보적 수준이지만 군사분야 신뢰구축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당 기관지 로동신문을 들춰보면 아직도 북한의 ‘대남적화전술'은 종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조선로동당규약에서 처럼 ‘조선로동당의 최종목적’을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최종목적’은 지난 달 16일 남북간 군사분계선지역의 선전중지 합의 후 다시 한번 강조됐다.
북한은 로동신문 6월 16일자 편집국논설을 통해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은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선군사상을 우리 혁명의 영원한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수할 것”이라며 “선군의 한길로 변함없이 나아가는 여기에 우리 당의 최고 강령인 온 사회의 주체사상(主體思想)화를 전면적으로 실현하고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성취할 수 있는 참다운 지름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설은 또 김정일이 “전당, 전군, 전민이 선군의 기치높이 과감한 투쟁을 벌려 사회주의강성대국을 건설하고 조국통일을 실현하며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며,‘김정일의 선군정치에 입각해 한반도를 주체사상화하는’소위‘주체혁명’의 완성을 역설했다.
이날 이후에도 로동신문은 ▲“우리는 선군의 기치에 다라 주체혁명위업을 승리로 전진시키며 끝까지 완성해나갈 것(6월 19일)”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강령 선포!’주체사상화의 기치 밑에 주체위엄, 사회주의위엄, 선군위엄을 확신성 있게 전진시켜나갈 것(6월 18일) ”▲“오늘 남조선에서 미국의 군사적 강점과 식민지지배를 끝장내는 것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문제...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을 받들어 주체혁명위업의 완성과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갈 것(6월 26일)”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경제 측면에서 북한은 2001년 초부터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최대한 실리를 추구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경제관리 및 정책상의 변화를 보이는 등 소위 '실리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단행(기업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개인이 경작할 수 있는 텃밭과 뙈기밭의 면적을 대폭 늘리고 배급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물가와 임금·환율을 대폭 인상하는 경제관리 개선조치), 실력과 경쟁이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했다.
이들 조치는 지난 90년대 자연재해로 극도로 피폐해진 북한 사회를 추스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측면이 강하지만 이들 개혁 조치들은 김일성 시대와 분명히 구분되는 김정일 시대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 앞으로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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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기(7ㆍ8)를 하루 앞둔 7일 평양시민과 해외동포들이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
하지만 현재 북한에서는 선군혁명사상을 혁명이론으로 구체화 해 나가고 있다. 즉 북한은 선군혁명을 주체혁명 위업을 위한 혁명이론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선군혁명사상은 주체사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를 발전시키는 혁명사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선군정치는 김정일 정권기간 동안 그의 체제를 정당화하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재향군인회 안보연구소 박동형 박사는 "김일성 사후 10년간 북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없지 않지만 '방향성을 가진 변화' 인가 하는 점은 아직 신뢰하기엔 이른것 같다'고 전제하고 "독재국가는 한사람의 의사결정이 모든 것에 우선하므로 지금까지의 변화도 김정일 한 사람의 생각에 따라 일시에 뒤바뀔수 있기에 의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북한이 우리에게 신뢰감을 줄수 있는 조치는 국제사회나 남북간에 이뤄진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고, 군사적 신뢰구축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이며, 남조선 해방 운운하는 노동당 규약 등을 자발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사회의 변화와 제도는 7·1조치 등을 통해 자본주의적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라며 북한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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