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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김정일에 "한번 믿어봐라"

Written by. 정미란   입력 : 2004-07-11 오후 6: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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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딱 감고 한 번 우리를 믿어봐라"



이는 지난 달 제3차 6자회담이후 모든 핵을 포기할 것인지를 놓고 '전략적 선택'을 고심하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부시 미 대통령이 전하는 메시지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 깊기는 하지만 북한이 큰 마음을 먹고 자국의 핵문제 해결 방안을 받아들인다면 정말 섭섭지 않게 대우해 주겠다는 의향을 밝힌 셈이다.



부시 대통령의 특사로서 지난 8일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그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11일 전했다.



라이스 보좌관의 발언은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대리해서 전한 것임은 물론이다.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같이 미국을 믿고 '자진신고와 검증'을 통해 진정으로 핵포기를 수용할 경우 북한이 받을 혜택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라이스 보좌관은 "북한이 진정한 핵폐기를 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것이 가능하게 될 지 북한은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여기서 '진정한 핵폐기'는 자진신고에 따른 국제사찰로 압축되는 '리비아식 해법' 수용과 함께 HEU(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보유 인정 및 폐기를 뜻한다.



상응하는 조치에는 당장 에너지 지원과 잠정적 다자 안전보장을 시작으로 해서 테러지원국 명단서 제외, 경제제재 해제에 이어 국교정상화 등이 포함된다.



반 장관도 지난 2일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기간에 자카르타에서 백남순 북한외무상을 두 차례 만나 "미국의 진의를 믿어라. 우리도 있지 않느냐"면서 백 외무상을 적극 설득했다고 이 고위당국자는 덧붙였다.



이 때 반 장관은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도덕성을 중시하는 원칙을 갖고 있는 만큼 부시 대통령이 대북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것 등 미국이 하는 얘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김은석 북미국 심의관이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은 적어도 겉으로는 경계의 자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백 외무상은 당시 반 장관에게 "미국이 우리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사정이 바뀌면 그 것을 뒤집는 일이 많지 않았느냐"며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빌어 "조-미 사이에 초보적인 신뢰마저 없는 현 상황에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의 불신을 제거하는 문제가 우선시 되지 않으면 안된다"며 동시 일괄타결의 첫 단계인 '동결 대 보상' 방안이 신뢰조성의 유일한 방도라고 주장했다.



김 국방위원장이 오는 11월 미 대선 이전에 어떤 '길'을 선택할 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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