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누구의 잘못인가?
지난 14 일 서해 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우리 측 NLL 을 넘어오다 우리측 경비정의 경고 사격을 받은 뒤 도망간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이 지금 경비정의 발포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로 세간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다름아닌 보고 누락의 문제이다.
14 일 북한 경비정은 우리측의 4 차례에 걸친 경고 방송을 무시하고 우리측과의 통신에서도 “지금 내려가는 것은 중국 어선”이라는 거짓말을 하며 NLL 을 넘어 남하하다가 우리측 경비정의 경고 사격을 받고 돌아갔다. 이 일에 대해 북한 정부는 “왜 남측은 자신들의 통신에 응답을 하지 않았냐”며 오히려 항의를 하면서, 자신들은 월선한 일이 없고 NLL을 넘어간 것은 중국 어선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측이 남북 화해를 원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몰아 부쳤다.
이러한 북한의 행동이야 지난 반 세기 동안 봐왔던 것이라 별 다른 느낌이 들지도 않지만, 이번에 정부와 여권에서 보여주는 반응은 충격, 그 자체이다.
이번 사건을 정부와 몇몇 언론들은 정보 보고 체계의 문란 사건이라거나 심지어는 “허위보고”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합동 조사단의 발표 결과에 따르면 경비정, 함대 사령부, 감청통신 부대 등의 정보는 정상적인 보고 체계를 밟아 올라갔지만, 국방 정보 본부에서 합참 의장에 이르는 정보 라인에서 보고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밝힘에 따라 일선 부대의 문제가 아니라, 2002 년 서해 교전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정보 라인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과거에도 이 라인은 감청정보부대와의 정보 누락으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저으기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군이 아닌, 국내의 모든 정보를 취합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부처의 경우, 지금까지 지나친 정보의 독점과 모든 기관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로 여러 번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문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군 자체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음에도 모든 문제를 군의 탓으로 돌리고 있으며, 심지어 여당의 김희선 의원은 군인은 국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망각하고서 “지금 준장, 소장은 모두 군사 정권에서 큰 사람들이며, 이들을 물갈이 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통령마저 북한의 협정 위반에 대해서나 이번 사건의 정황에 대한 이해나 노고의 치하는 없이, “허위 보고”이자 “군기 문란”이라고만 말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과연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은 군에게 있는 것인가?
이번 사건의 기본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 수 차례 열려 긴급 통신까지 열게 한 군사 위원회 사항을 위반했고, 우리 측의 통신에 대해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였으며, 나중에는 적반하장으로 우리 측이 거짓말을 한 것처럼 억지를 부렸다
(물론, 조사 결과 경비정이 아니라 중국 어선이라던 그들의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우리측 해군 관계자들은 “북측은 우리측의 네 차례의 호출에도 응하지 않다가 경고 사격을 전후해 무선 통신망으로 ‘중국 어선이 내려가고 있다’고 통보한 뒤 끊었다”며 “이에 따라 북측이 우리 호출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북측 통보 내용의 저의도 의심스러워 합참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우는 전방 지역에서 선 조치 후 보고 사항에 속할 정도의 위급 상황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통신 노력을 거부한 것은 북한 임에도 북한과 통신 시도를 하지 않았다며 확인조차 하지 않고 보도를 하거나 허위 보고를 했다는 식으로 군을 몰아 붙이는 것은 인식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당시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고속정은 해군의 KNTDS 에 따라 이 함정이 중국 어선인지 북한 경비정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북측에 호출 3 회와 경고 통신 5 회를 시도했음에도 북측은 통신을 받지 않으며, 무장한 경비정은 NLL 을 고속으로 침범하여 눈 앞에서 남하하고 있는 데 이런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은 북한의 도발과 약속 위반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못하면서 국가 최후의 보루인 군에 대해서 허위 보고니 군기 문란이니 하는 말을 함부로 하면서 애써 북한의 잘못을 감추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가?
최근 들어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이 매우 빈번하다. 긴급 통신 개설 이후의 북한 어선의 3 차례 월선을 제외하고도 18 일 미확인 북한 선박이 우리 측의 NLL 을 침범해 35 분간 영해를 휘젓고 다녀도 경고 방송만 하면서 제발 나가 달라고 사정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군 중에서도 가장 자긍심이 뛰어나다는 해군의 손과 발을 묶고, 자신의 영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만약 이번 사건을 통해 군 관계자들이 문책을 당하게 된다면 대체 누가 우리의 영해와 영토를 지키고자 나서려 하겠는가?
통일도 좋고, 대화도 좋다. 하지만, 군의 본연의 임무마저도 바꾸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군의 문제이기 보다는 행정 처리의 문제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이 책임을 군의 지휘 책임으로 돌리고 문책성 인사를 대규모로 하겠다는 소식을 언론에 흘리는 것은 국민들에게 위기감을 가지게 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정부는 우리 군의 책임 추궁에 앞서 먼저 북한의 약속 위반과 북한이 어떻게 우리를 대하고 있는 가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와 여권은 정부의 기본적인 의무는 국민과 영토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konas)
전경웅(코나스 고정칼럼리스트,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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