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우리의 '국가안보 울타리'가 무너져가고 있다

Written by. 정 준   입력 : 2004-07-25 오전 11:04:0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우리는 하루 하루를 놀라움과 충격 속에서 맞고있다.

매스컴을 통해 매일 접하는 사건 하나 하나가 의외성(意外性) 그 자체이다. 놀라움을 뛰어넘어 분노와 격분을 자아내는 사건이 한둘이 아니다. 북한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사회는 안보의 울타리가 하나둘씩 벗겨져 나가고 있고, '국가의 틀'이 바뀌고있다.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한 해군의 대응문제만 해도 그렇다. 북한이 우리측 경고를 무시하고 NLL을 무단 침범한데 이어 '중국어선'이라고 거짓 통보해옴으로써 빚어진 사안(事案)을 두고 온 집안이 시끄럽다. 북한의 거짓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드릴 일이 아니질 않는가. 문제의 본질은 북한당국에 있는데도 자중지란(自中之亂)이 한창이다. 한마디로 적전(敵前)분열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집권여당의 한 국회의원이 우리 군 수뇌부가 잘못한 것으로 예단하고 "지금 준장에서 소장까지 사람들은 중령에서 대령이 되는 과정에서 군부정권에서 지도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란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매도한 것은 사려 없는 소행이었다.

이들이야말로 육군의 경우 여단장·사단장으로 일선부대의 최고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그룹이다. 군(軍)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충성하기보다는 국민에 충성을 바쳐온 국가보위의 역군들이다. 현역 장성(將星)의 군사정권시절의 경력을 들어 군(軍)을 폄하하고 비난할 수 있는 일인가.

군(軍)에 본연의 업무에 정진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어느 누구도 '정치논리와의 조율(調律)'이나 '코드 맞추기 식의 변신(變身)'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군은 국민과 국가에 충성하는 것으로 족할 뿐, '정권의 시녀'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희선 의원의 망발은 현정권의 군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비뚤어져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할 것이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보여준 일련의 행동 역시 불가사의(不可思議)였다. 남파간첩과 비전향 장기수를 민주투사로 규정하는 행동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허물기- 그 자체였다. 이에 더해 이적행위 전력(前歷)으로 4년간 징역을 산 간첩출신과 반(反)국가단체 사노맹(社勞盟)출신으로 8년간 복역한 자 등이 국가기관에 소속되어 버젓이 민주화 인사로 행세하면서 '조사관'으로 활동한 사실은 더더욱 납득할 수 없는 처사였다.

이들 조사관들은 전 국방장관과 육군1군사령관 등을 직접 조사한 것은 물론, 군·경찰·국가정보원 등 국가 안보기관 전·현직 관계자를 소환 조사해 온데 이어 현 기무(機務)사령관에게도 5차례에 걸쳐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은 어떤 논리로도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해괴한 일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제3기 의문사위(委) 출범을 추진하면서 기무사·국정원·경찰 등 정보 및 수사기관이 갖고 있는 '존안(存案)자료'까지 뒤져볼 수 있고, 자료제출을 명령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그 기관의 장(長)을 징계·교체·해임을 요구할 수 있으며, 동행명령 거부자·허위진술자에 대해서는 징역형까지 가능토록 '초법적'이고도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특권을 부여하려 하고있는 점이다.

어찌 그뿐이겠는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군(軍) 장성들을 대상으로 '적개심 고취만으로는 강군(强軍)이 될 수 없다. 조국에 대한 자부와 긍지로 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강연요지 역시 '국가안보 흔들기'나 진배없다. 그것은 최전방을 지키는 병사들을 적개심으로 무장시켜야 할 책임자들에게 그 임무를 포기하라고 말한 꼴밖에 안 된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모든 부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종합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보정책을 수립하며, 안보에 관한 한 대통령을 적극 보필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공인(公人)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질 않는가. 달리 보면 그것은 군(軍)에 '무장해제'를 주문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일련의 현상들이 오늘 우리가 처해있는 '국가안보의 현주소'이다. 정부정책이나 방침이 어떤 이유로든 국민과 군(軍)을 이간시키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그것은 북한의 대남(對南)적화통일의 입지(立地)를 더 넓게 구축해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군은 국가보위의 최후의 방패이다. 군은 달리 보면 사기(士氣)를 생명으로 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공산주의로부터 이 나라·이 민족을 위해 지켜온 국가에 충성하는 우리 군(軍)을 능멸하고, 북한의 NLL침범이나 거짓교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지적도 없이 감싸고도는 저의가 무엇인가. 현 정부는 우리 군에 이념적 색깔을 씌우려 해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헌법이 말없이 눈물 흘리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권의 자정(自淨)과 국민의 올바른 판단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국가의 틀과 국가안보의 울타리는 앞으로도 계속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konas)

 

정준(코나스 논설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