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 철수와 관련하여
최근 주한 미군의 재배치 및 기지 이전 조기 종결에 관한 문제들이 이슈화 되고 있다. 이 중에서 걱정스러운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의 뉴스들을 보면 미군 기지 이전 및 감축을 통해 도심 지역 370 만 평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자주국방력의 강화를 통해 한미 간의 평등한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뉴스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다.
- 강원도 지역에서 미군 기지 완전 철폐
- 주한 미군 내 한국인 인력들의 취업 문제
- 주한 미군의 역할 변화 및 이에 대한 대응
우선 2005 년, 2008 년에 각각 춘천 기지와 원주 기지가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이들 기지의 주요 역할은 바로 유사시 중동부 전선에서의 항공 지원 및 대기갑 대응 전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중동부의 험악한 산악 지형에는 기계화 병력이 쉽게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과는 달리 북한은 이에 대비하여 산악 지형에서의 기계화 병력의 기동 훈련에 주력하여 왔다. 이를 위해 수 년 전에는 차령산맥에서 기동 훈련까지 한 적이 있다. 이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은 지상 전력 뿐만 아니라 강력한 화력을 지닌 지상군 항공 전력들이다. 그런데, 강원도에 배치되었던 이들이 후방으로 배치되고 그 규모가 줄게 되면 이에 대한 대체 전력으로 어떠한 차선책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 다음, 수 만 명에 이르는 주한미군 고용 인력들의 고용 대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실 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주한 미군에 의한 고용 창출 효과인데 주한 미군의 고용 효과는 거의 웬만한 대기업 수준으로 그 부가가치 창출금액이 수 조원이다. 이런 주한 미군의 규모가 30 % 이상 감축된다면 이에 따른 실업 인구의 증가와 이들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발생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대책이나 실직에 대한 문제 제기가 거의 없다는 점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가장 예민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인데, 바로 미군의 전략 변화로 인한 주한 미군의 역할 변화와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방법 문제이다. 최근 해외 언론에 따르면 대만과 중국 간의 분위기가 점점 악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개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주한 미군 사령관의 지위는 사성 장군에서 삼성 장군으로 격하된 반면, 주일 미군 사령관은 사성 장군이 부임하게 된다고 한다. 한 편, 미국은 재배치 전략(GPR)을 통해 전세계 미군의 역할에 대해 전반적으로 변경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과거 독일, 일본 등에 비해 소수의 병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성 장군이 부임했으며, 양국이 함께 지휘하던 체계에서 지금과 같은 지위로의 변화는 중요한 주한 미군의 전략적 역할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즉, 주일 미군이 태평양에서의 중요한 지역 본부 역할을 하게 되고 주한 미군이 일종의 전초 부대 역할과 함께 지역 분쟁에 대한 신속 대응군의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 변경은 최근 자국의 경제적 영해를 500 km 라고 주장하며 팽창 정책을 펼치는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은 물론 다른 주변 국가들과 여러 가지 이해 관계의 상충 작용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대해서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자의 이야기 아니면 주한 미군의 역할이 단순하게 한반도 안정만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답답한 행동들이다. 이 부분은 한반도 안정 문제와 더불어 주한 미군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합의, 한미 동맹에 대한 확인과 이에 걸 맞는 정부의 정책 변화 등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지금 우리 정부의 대응 방식은 뭔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렇게 크게만 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닌, 주한 미군 기지 재배치 및 감축 문제의 원인이 만약 모 일간지에 나온 기사처럼 여중생 사건과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국민 정서에 따른 주한 미군의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제대로 없고, 원인에 대한 분석도 없으며 향후 안보에 대한 명확한 전략도 없이 미군 기지의 재배치 및 이전, 감축 문제를 단순하게 토지 반환 문제로만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것, 그리고, 그런 인식으로 국민들에게 이 문제를 홍보한다는 것은 분명히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 정부의 의견대로 자주 국방도 좋고, 한반도 안정도 좋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 만으로는 세상을 움직이고 바꾸려고 하기 때문인 것이다. 한반도에 절대 분쟁은 없을 것이라는 북한에 대한 맹목적이기까지 한 믿음,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며 유독 중국에 대해서만 우호 정책을 펼치는 것 등이 지금의 가장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한미 동맹을 도외시하고 우리의 생존까지 거는 도박 같은 전략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한 미군의 문제는 미국 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이 문제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심지어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을 정책에 대해 조언하는 사람들과 정책 책임자들이 인식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보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보험과 같은 것이다. 자신에게는 절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역사에서든 인생에서든 만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들은 지금까지 수 없이 봐왔다.
만약, 이와 같은 믿음을 정책 담당자들이 가지고 있다면 결국 국민들의 운명으로 도박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운명이 정부의 것이 아니라, 정부의 운명이 국민의 것임을 잊을 때 비극이 시작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konas)
전경웅(본지 고정칼럼리스트,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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