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에 들어간 탈북자 대규모 입국과 북한의 탈북자 대책
■ 탈북자 460여명 전세기 이용 곧 입국
동남아 국가(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460여명의 대규모 입국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계당국에서는 이들의 입국 시기와 방법 등에 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으나, 여기저기서 흘러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이들은 1,2진으로 나뉘어 27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입국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입국을 위해 두 대의 특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항공 소속 여객기 1대는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해당국가로 향하며,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도 27일 오전 떠날 예정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관한 한 `조용한 외교' 원칙을 내세우며 입국사실 자체를 철저히 비공개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취재진에게 노출을 피하기 위해 26일 밤∼27일 새벽 `심야입국' 시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탈북자 입국과 관련한 정부의 움직임은 `군사작전'을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 5월말부터 해당국과 교섭은 기본적으로 외교부가 맡았지만, 입국을 앞두고부터는 철저히 비공개 리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와 통일부 등 관계 부처 인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 "전혀 정보를 접하고 있지 못하다"라며 보안에 극도로 신경쓰는 분위기다.
26일 외교부 관계자는 "상대국 정부가 비공개 추진을 워낙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우리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관계당국 및 탈북자 지원 단체에 따르면, 현재 탈북자들은 일부 관련사항이 언론에 보도된 뒤 이 동남아 국가의 공안당국의 협조를 얻어 모 지역의 안전가옥들로 옮겨져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국가가 `탈북자 전원 한국행'에 동의하고 한국 정부가 전원 입국을 수용했다는 보도 이후 그 수가 늘기 시작, 현재 460여명에 이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작년부터 지난 3월까지 동남아 국가들에 불법입국한 탈북자들로서 60% 이상이 여성들과 어린이들이며, 일부는 중국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은 경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 이들 탈북자들을 상대로 북한 국적을 지니고 있는 지 여부 등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 탈북자 중 대다수는 북한 국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조선족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여 입국후 합동심문을 통해 중복확인 작업을 거치게 된다. 조선족으로 드러나면 중국으로 강제추방 조치가 내려진다.
이번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입국 즉시 경기도 일원에 있는 모 연수원으로 옮겨 약 한달간 합동심문을 받은 뒤 8월말께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에 가서 8주 가량 정착지원 교육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탈북자 집단입국, 대량탈북 신호탄되나
동남아에 체류중인 탈북자 460여명이 정부에서 마련한 특별기편으로 귀국키로 함에 따라 이번 사태가 대량탈북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번 집단 입국이 대량 탈북을 촉발시키는 직접적 촉매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탈북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이번 탈북자 집단 입국은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탈북자들의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일 뿐 북한 주민들의 대량 탈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경섭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국장도 "한국행이 지연되고 있던 제3국 체류 탈북자들을 한꺼번에 국내로 들여온다는 데 의미는 있지만 이번 사안이 대량 탈북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어느 정도 경제난을 극복하면서 식량난 등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한 주민들의 탈북은 최근 감소하는 추세여서 대량 탈북 사태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탈북관련단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재중 탈북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북한에도 이같은 정보가 흘러들어가면서 탈북러시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 북한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송부근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이번 집단입국이 대량 탈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북한 주민들을 어느 정도 동요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집단 입국이 중국과 동남아 등 제3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대한 기대감을 고무시켜 탈북지원 단체등의 기획망명 혹은 기획탈북 시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천기원 두리하나선교회 대표는 "베트남 탈북자들의 집단 한국행 소식을 듣고 주로 중국에 체류중인 탈북자들이 베트남 국경으로 대거 몰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탈북지원단체들은 중국이 탈북자들을 이주노동자 혹은 난민 형태로 체류를 용인하거나 공식화할 경우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에 영향을 미쳐 대량 탈북이 현실로 드러나는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오 사무국장은 "재중 탈북자 문제는 결국 중국의 태도가 해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대량 탈북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탈북자 집단 입국은 북한 주민들의 대량 탈북을 직접 촉진하기 보다는 그간 현안이 돼왔던 중국 등 제3국 체류 탈북자들의 처리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외교 현안으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탈북한 인사는 “기존에는 1선에 국경경비대, 2선에 국가안전보위부, 3선에 인민보안성이 국경경비에 가담했다”고 밝히고 “하지만 탈북자들이 끊이지 않고 중국을 통한 각종 유인물과 영상물들이 반입되자, 국경을 완전히 봉쇄할 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가 최근에도 수차례 내려져서 지금은 4중 감시체제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1선은 기존대로 국경경비대가 경비를 서고, 2선은 국가안전보위부가, 3선은 노동적위대가 새롭게 배치됐으며, 4선은 10호 초소라고 불리는 인민무력부 경비초소가 새롭게 설치됐다고 한다.
따라서 국경을 통과하려면 4개의 초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노동적위대라고 한다. 일반노동자로 구성된 민간군사조직에 국경경비의 권한을 부여하자 오히려 국경경비대 군인들 보다 더 못되게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인이나 관리들은 뇌물만 주면 적당히 넘어가 주는 습관이 생겼지만, 일반 사람들은 탈북자들을 잡거나 경비를 잘 서면 출세하거나 살아가는데 편리할 것으로 생각해서 과잉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 사이에는 과거에는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경비대 군인들에게 적당히 뇌물을 쓰면 어느 한쪽은 무사히 넘어갔는데 이젠 노동적위대와 인민무력부까지 가세, 뇌물구조만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과거보다 국경을 넘는데 쓰이는 뇌물만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경경비 강화에도 불구하고, 근래 식량사정이 계속 악화되어 탈북자들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성 사망 10주기를 맞아 최근은 좀 잠잠해졌지만 장마가 걷히고 물이 줄어들면 다시 탈북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얼마 전에는 탈북 차단을 위해 평북 신의주와 함북 온성을 잇는 1000리 북-중 국경에 목책(木柵)을 설치하였다. “국경을 완전 봉쇄하라”는 국방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지난 5월부터 국경경비대와 국경지역의 전 주민이 동원돼 2m 높이의 나무성벽(목책)을 쌓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위의 탈북인사는 목책에 대해 “예전에는 일부구간은 세워졌고 일부구간은 바닥으로 눕혀놨다. 이번에 보니까 몽땅 다 눕혀놓았다”며 “아마도 중국에서 보이고 외국에서 보도가 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목책 외에 신호장치를 설치해서 사람이 건드리면 신호가 울리게 해 놓았다고 한다. 신호장치에는 전기부족으로 인해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목책 설치작업에 병행해 북-중 국경을 따라 흐르는 압록강과 두만강 언저리 사람의 발길이 닿을만한 요소 요소에 사람잡는 함정까지 파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함정 밑에는 못판을 깔았고, 그 안에 들어가면 못 나오게 크기는 대략 세로 2m, 가로 1m에 깊이는 사람이 손을 뻗어도 닿지 못할 정도의 깊이이다.
북한정권이 탈북자의 존재를 심각한 체제불안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탈북 차단을 위한 강경 대응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패가 워낙 심각하여 뇌물을 통한 탈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 북한의 탈북자 정책과 입장
북한은 탈북자 문제를 대외적으로 조용히 처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90년대 중ㆍ후반 극도로 피폐해진 경제로 인해 주민들이 살기 위해 탈북행렬이 이어지면서 불거진 탈북 문제를 전면에 노출시킬 경우 북한의 치부만을 드러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호전돼 가면서 탈북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북한은 국경경비를 강화하는 등 탈북 방지 대책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으로 탈북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 북한은 중국과의 공조로 이 문제를 풀려는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중국과 지난해 11월 사법협조조약을, 지난 6월 국경협력협정을 각각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이 북한과 국경지역에 정규군을 배치, 국경경비를 강화했다. 이들 조치는 탈북자 방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 숨어지내는 탈북자는 대체로 1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난민위원회의 베로니카 마틴 동아시아지역 정책분석가는 지난 5월 최소 10만 명의 탈북자가 중국에 있고, 중국이 지난해 8천여 명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국으로 나간 탈북자에 대해 대외적으로 `일시 월경자'라는 입장이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2003.7.14)은 이같은 입장에 따라 당시 미국 상원이 북한난민구호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우리 제도에는 '정치범'이나 '인권문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더욱이 '난민'이란 있을 수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남한 등 체제가 다른 나라에 안착한 탈북자에 대해서는 `범죄자', `피랍자', `변절자'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은 탈북자가 다른 나라에 정착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주요 인물이나 국제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탈북 및 망명 사건때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황장엽 전 노동당 중앙위 비서 망명(1997.2)과 관련,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그가 망명을 추구했다면 그것은 변절을 의미하므로 갈테면 가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의 미국 망명(1997.8)에 대해서는 "그와 형 장승호가 거액의 국가자금을 횡령하고 부패타락 및 국가기밀을 누설한 협의로 철직(파면)돼 소환지시를 받은 상태에서 도주했다"(북한 외무성 대변인) 고, 김경필 베를린 주재 이익대표부 서기관의 미국 망명(1999.1)과 관련해서는 "안기부에 의한 납치"(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고 각각 주장했다. 또 탈북자 유태준과 관련해서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사(2001.6)는 "남조선 정보원의 모략과 얼림수에 속아 남조선에 끌려 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탈북자가 워낙 많아 최근에는 탈북했다가 송환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 정주화씨는 "탈북했다가 잡혀온 사람은 보위부에서 먼저 조사를 받고 안전부(인민보안성)로 넘어가며 이곳 산하 강제노동대에서 6개월간 노동을 한 후 다시 지역 안전부로 넘어 간다. 지역 안전부 노동단련대에서 노동을 하다가 풀려나면 감시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재탈북하다가 다시 잡혀오면 처벌의 강도가 처음 탈북한 사람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인권보고서, 북한난민 구호법안 상정 등 미국의 탈북자문제 거론에 대해 매우 불쾌한 반응을 나타내며 "압박 도수를 더욱 높여 우리(북)와 우호적인 나라들 사이의 관계를 차단하고 국제포위망을 형성해 고립 압살하려는 불순한 시도의 발로"라고 비난하고 있다. (konas)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