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보좌관 “한미관계 걱정 마“에 청중은 갸우뚱
권진호(權鎭鎬)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아침 서울 장충동 자유센터에서 한국자유총연맹(총재 권정달)이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韓美동맹, 걱정 안 해도 되나"라는 제목으로 조찬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권 보좌관은 "한미동맹에는 별 문제가 없다"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걱정이 나오는 것은 언론과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 참여정부를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경우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권진호 보좌관은 "참여정부는 한미동맹이 지난 50년간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기초였으며,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 부시 미국 대통령도 지난 9일 방한했던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편에 보낸 친서에서 한국을 '가치와 책임을 공유하는 동맹'으로 여기고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통화할 때, '내 친구'라고 표현할 정도로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양국 정상간의 이같은 친분은 한미동맹을 위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해 권보좌관은 "주한미군 재배치는 전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안보전략 변화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라면서 "참여정부가 한미동맹을 잘못해 미국이 주한미군을 재배치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왜곡된 생각"이라고 설명하고 "허바드 주한미국대사도 한나라당을 방문했을 때,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경우에도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의지대로 행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권보좌관은 주한미군 감축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미국이 1만2500명의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안(案)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협의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느 부대와 전력이 빠져나가는 지에 대해서는 미국도 연구하고 있는 중이고, 시기 문제는 상당히 융통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처럼 미국이 일방적으로 미군 철수를 통고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한미간에는 긴밀한 협의와 합의가 정착됐다"면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경우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보좌관은 용산기지 이전에 대해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헬기를 타고 서울시를 한바퀴 돌아본 뒤, 용산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뉴욕 센트럴 파크에 한국군이 주둔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용산기지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한미군이 한강 이남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한강 이북에는 합동훈련장을 유지해 일정 이상의 병력은 한강 이북에 상주할 것"이라고 했다.
권보좌관은 "한미동맹의 정신은 유지하되 따질 것은 따지는 것이 건강한 동맹관계를 위해 좋다는 생각에서 기지이전 비용문제를 확실하게 따진 결과, 1990년대에 100억 달러로 추산되던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30~50억 달러로 낮췄다"고 했다.
권보좌관은 미군기지가 이전해 갈 평택-오산 지역에서의 반미시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부안사태때처럼 격렬한 반대 시위를 벌여 미군을 갈 곳이 없게 만들어 결국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미동맹을 파탄시키려는 급진세력의 기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 포스와 국무총리 산하에 주한미군대책위원회와 주한미군대책단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권보좌관은 "한미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도기에 있는 것이지 위기는 아니다"라면서, "9-11 테러이후 변화한 미국의 안보전략을 우리가 수용하지 못하면 동맹관계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관계를 "부부싸움은 해도, 이혼은 하지 않는 부부관계"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대미의존적인 심리를 갖고 있는데, 이제 우리 국력도 발전했고, 한국군도 20,30년 전의 한국군이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이라크 추가파병으로 미국의 대한(對韓)시각이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이라크 파병 문제에 관해 권보좌관은 "이라크 파병이 3~4개월 지연된 것은 당초 파병지로 거론되던 키르쿠크 지역이 안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주둔지를 찾다보니 늦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측에서는 김선일씨 피살 사건으로 한국이 이라크 추가 파병을 늦출 것으로 걱정하기도 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일관된 의지에 따라 한국이 예정대로 파병하기로 하자, 미국 정부의 한국 담당부서에서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권보좌관은 "이라크 나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서희-제마 부대의 중장비 30여대가 새 주둔지인 아르빌로 이동하는데, 미군이 50여대의 차량과 아파치 헬기, 해리어기를 동원해 엄호해 줄 정도로 한미관계는 든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3차 6자 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北核문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이고 핵심에 접근하는 전향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고, 부시 대통령이 켈리 대표에게 한국의 입장을 반영해서 적극적으로 회담에 응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라크 파병으로 한미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도 질문 안받고 도망가느냐"
권보좌관은 "한미관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여러번 되풀이했다. 그는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는 이유에 대해 "언론,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 참여정부를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권보좌관은 준비가 부족한 듯 상당히 두서 없이,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이어나갔다. 어딘지 자신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외교안보정책을 조정, 총괄하는 분"이라던 그에 대한 권정달 총재의 소개와는 걸맞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권보좌관은 ''참여정부는 투명성과 도덕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한미간 현안에 대해 투명하게 알리면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45분 간의 강연을 끝냈다.
당초에는 15분 정도의 질의-응답 시간이 예정돼 있었으나, 권보좌관은 강연이 끝나자 마자 국무회의 참석을 이유로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 순간 청중들 사이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질문도 안 받는 강연이 어디 있나? 이럴 거면 뭐하러 강연했나? 6월10일날 한국발전연구원 강연 때도 도망가더니, 오늘도 도망가느냐?"
옆자리에서 강연을 듣고 있던 여성도 한 마디 했다. "원래 그런 사람 아니에요?"
"미국하고 관계가 나빠지고, 정보공유가 안 되니까, 북한애들이 자꾸 NLL을 침범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다.
권진호 보좌관의 육사 선배인 한 예비역 장성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6월10일 한국발전연구원 강연 때 권보좌관이 호되게 당했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그냥 튀는구만."
권 보좌관은 지난 6월 30일 재향군인회관에서 있었던 성우회 초청강연에서도 "국가 안보정책'이라는 주제와 달리 최근 언론에 나도는 안보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 위주로 강연을 진행하여 성우회 회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한 질문자가 NSC 이종석 차장의 월권적 행동에 대해 질문을 하자 벌컥 화를 내기도 했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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