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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자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⑦] 대한의 사나이로 거듭나게 한 계단

Written by. 최지운   입력 : 2016-09-16 오전 10: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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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지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 2016」‘장려’ 글이며,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계급은 체험수기 응모 당시의 계급임(편집자 주)

 진군! 안녕하십니까? 저는 중국에서 12년 동안 살았으며 현재 스물두 살의 나이로 군대에 자원입대 했습니다. 비록 제가 군 생활을 아직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겪으면서 느낀 것들을 모두에게 공유해볼까 합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회사 업무 때문에 중국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면서 우리 가족 모두 아버지를 따라 머나먼 타지에 이주하게 되었다. 한창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배워야 할 시기에 중국어를 배우면서 자랐고, 중국의 문화 속에서 그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에 바빴다.

 그래서 부끄럽게도 나는 한국 사람이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 아는 것은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최근에 민감해진 남북관계와 이에 관련된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 6.25전쟁에 관해선 중국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가 전부였다. 역사적 사건만 알고 있었지 그 전쟁의 실체에 관해선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중국에선 군 복무가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군인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군 복무가 남의 일 같았다.

 중국에서 지낸지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뉴스를 통해서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그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전엔 없었던 감정이 올라왔다. 그것은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라는 애국심이었다.

 이런 생각은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는데,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국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되었다. 군 복무에 대한 인식 역시 바뀌었다. 전쟁 영화를 챙겨보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군인 정신, 전우애에 감명 받았고, '진짜사나이'를 보면서 군대문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군인은 멋있다'라는 것을 느꼈다.

 입대. 물론 중간에 망설이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 했었다. 남들과 다르게 한국어도 잘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문화 속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었기에 새로이 접하게 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걱정되었다. 병무청에서 입영 신청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영 통지서가 발부 되었을 땐 드디어 조국의 일원으로서 국가를 수호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었다.

 아버지는 입영통지서를 보신 뒤 자랑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용기를 불어넣어주셨고,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슬퍼하셨지만 또 한편으론 자원입대해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대견스러워하셨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점차 군 입대라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2016년 2월 15일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훈련소 주변을 둘러보니 서럽게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부모님들의 모습과 격려해주는 친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들에게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마음속으로 외치며 힘찬 경례를 했다.

 육군훈련소에서 5주 동안 지내면서 힘들었지만 많은 추억도 남았다. 군대에서만 쓰는 '다, 나, 까' 말투. 그렇지 않아도 사회에 있을 때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했었는데 입대하고 나서 바로 말을 잘해야 할 뿐더러 말끝마다 '다, 나, 까'가 올 수 있게 언어를 구사해야 하니 힘들었다. 홀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바쁜 하루일과가 끝나고 다른 훈련병들은 개인정비시간에 휴식을 취할 때 나는 같은 분대 동기들과 '다' '나' '까' 말투로 대화하며 배운 결과, 군대 언어에 제법 빠르게 익숙해져 갔다.

 첫 일주일간의 정신교육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남북 분단의 원인, 군인의 예절 등등에 관한 전혀 들어보지 못한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6.25전쟁의 실체와 북한 도발의 진실, 대한민국 군인의 중요성과 사명감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영외훈련은 내 자신이 진정한 군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둘째 주엔 제식훈련과 경계훈련이 있었다. 군인의 기본이 되는 제식훈련을 하면서 군 기강 확립을 통해 전우들 간의 단결을 배웠다. 경계훈련은 최전방에서 철책근무를 서는 군인들을 연상케 했는데 수하요령과 보고요령 등을 체득하면서 우리나라를 수호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셋째 주엔 본격적으로 군인의 제2의 목숨, 총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영점사격 및 기록사격을 하면서 TV에서만 봤었던 소총을 직접 쏴보니 신기하고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작은 탄알 한발이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도 내심 실감했다. 당시 소대장님은 ‘탄알의 무게는 가볍지만 생명의 무게는 무겁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그만큼 소총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강조하셨다.

 그 다음 주엔 수류탄 투척과 화생방 훈련을 실시했다. 비록 세열수류탄이 아닌 연습용 수류탄을 던졌지만 그 외에 교육영상으로 위력을 확인하면서 전쟁의 잔혹함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훈련소 생활의 꽃이었던 각개전투와 행군, 이 훈련들을 하면서 가장 많은 것을 배웠고 그만큼 기억에 남았다. 각개전투 훈련을 하면서 실제 전투상황을 대비하여 생존법과 여러 포복기술을 배웠는데, 하루 종일 장애물 코스를 타면서 포복을 하니 무릎과 팔이 피멍이 들고 살이 까지는 고통을 느꼈다. 체력이 바닥났지만 옆의 전우들과 서로 격려를 하며 재차 힘을 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텐트를 구축하고 숙영도 경험하면서 지친 몸을 달래며 깊이 잠들었다. 힘들었지만 보람찬 각개전투 훈련을 끝마치면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노고를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마지막 행군만이 남았다. 처음으로 해보는 완전군장 차림, 너무 무거워서 어깨에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다리도 후들거렸지만 그렇다고 도중에 힘들다고 포기를 하면 그동안 훈련소 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보람이 없다고 느꼈다. 이왕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열심히 하자는 각오를 다지고 '조금만 더 버티자'는 일념으로 묵묵히 행군을 마쳤다. 끝나고 나니 속도 후련했지만 더 나아가 행군을 하는 동안 나의 인내심과 강인함을 길러주었다.

 힘들고 지칠 땐 부모님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군대를 오기 전엔 부모님이 내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군 입대를 하고 나니 사소한 것조차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을 때 부모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그렇게 군대 생황은 내 자신을 깊이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부모님의 사랑과 위대함을 배웠다.

 5주라는 기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친해진 입대 동기들과 아쉽지만 작별을 고하고 자대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훈련소에 있을 때와 달리 자대에선 계급사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고, 상급자들에게 예의를 잘 갖춰야 했다. 다행히 간부님들과 선임들 모두 따뜻한 분들이셔서 잘 챙겨주시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자세히 잘 가르쳐 주신 덕분에 자대생활도 차츰 익숙해져갔다.

 내가 부여받은 보직은 작전병이다. 입대하기 전 알고 있었던 보병, 포병 등과 같은 전투보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작전병의 주요업무는 부대의 현재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 전파하며, 간부님들을 도와 훈련계획 등을 수립하는 것이다. 지휘통제실에서 업무를 보며, 그 과정에서 대대에 속한 많은 간부님들과 상대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이 컸다. 그리고 가끔씩 타 부대 간부님으로부터 연락이 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빠른 상황대처와 판단도 요구되었다.

 ‘피하지 못하면 부딪혀라’라는 말도 있듯이, 선임 사수로부터 차근차근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전화 받는 요령, 부대 실정 등을 익히고, 현재는 실전에 투입되어 열심히 임무수행 중에 있다. 나의 군 생활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등병이라는 신분으로서 한참 배워야 할 업무도 많고 간부 및 선임들과 더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성격이 비교적 내성적이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었는데 군대에서 그런 단점도 간부님들, 선임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나중에 언젠간 들어올 후임들에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힘들 때 고민을 잘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그런 좋은 선임이 되어줄 것이다.

 군인이 존재해야 나라가 든든하듯이 우리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지키려면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끊임없이 북의 도발이 계속되는 불안한 실태에 우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위국선열들이 목숨을 바쳐서 지켜왔던 나라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어떤 임무도 완수하겠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난 지금 우리나라를 수호하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자원하여 군 복무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이곳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이다. 군대는 자신을 한층 더 성숙하고 멋진 남자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계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면 계단의 끝에 다다랐을 때 더더욱 밝은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중에 제대를 해서 중국으로 돌아갔을 때, 그곳의 사람들에게 군대에 관한 좋은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국외이주자들이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군 입대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겠다.(konas)

6군단 6공병여단 일병 최지운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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