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북부 지역에 발생한 홍수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수재민이 14만 명에 달한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지난 6일에서 9일 북한 당국과 국제적십자사, 조선적십자회와 함께 수해 지역을 답사한 뒤 12일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실사단은 함경북도 회령시와 인근 마을들을 직접 방문했지만, 피해가 가장 심각한 무산군과 연사군은 아직 고립돼 있어 접근하지 못했다. 또, 양강도도 홍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이번 홍수로 133명이 사망하고 395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집을 잃은 이들은 10만7천 명으로 집계됐는데, 무산군 출신이 7만6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사군이 1만7천 명으로 뒤를 이었고, 회령군 8천 명, 온성군 2만4천 명, 새별군 780명, 은덕군 750명, 기타 지역 1천100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유엔은 “직접 실사를 하고 북한 정부와 협의한 결과 수재민들이 숙소, 식량, 식수, 보건용품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북한 내 비축하고 있던 구호품을 분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4만1천 명에게 천막을 제공하고, 4만4천 명의 성인과 11만5천 명의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식량을 분배하고 있다. 또한, 설사병 치료제 1만1천 정을 나눠주고 있다. 유엔 기구들은 앞으로 3개월 간 15만9천 명에게 보건용품과 1만 가구에 식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적십자사도 12일 성명을 통해 “현재 함경북도 곳곳에 피해실태 조사단을 파견했고, 구호품을 분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과 함께 6일에서 9일 사이 함경북도 수해 지역을 답사한 크리스 스테인스 북한주재 국제적십자사 대표는 성명에서 “매우 심각하고 복잡한 재난을 목격했다”며 “함경도의 보건과 식수 체계, 위생 시설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스테인스 대표는 “회령시 외곽의 한 마을에는 멀쩡한 건물이 없었다”며 “수재민들이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고 질병 등 2차 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많은 지역이 여전히 고립돼 있고, 겨울이 오기 전 가옥 수 천 채를 지어야 하는 등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