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에게도 북한 당국이 김씨일가에 대한 ‘충성의 서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 2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현재 조선에 거주하는 화교들 대부분이 조선에 나온 것을 후회하며 중국으로의 귀환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신분임에도 조선 사람들 보다 오히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RFA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조선의 화교는 말이 외국인이지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조선 사람과 비슷하거나 더 못한 처지에 놓여있다”며 “각 도의 화교위원회 주관으로 조선중앙의 방침에 따라 연간행사를 진행하고 여러 가지 지원금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소식통은 “화교들은 해마다 2월 16일 김정일 생일과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이면 의례히 ‘충성의 노래모임’을 준비한다”며 “중국을 자주 오가며 국제정세를 잘 알고 있는 화교들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김씨일가를 찬양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냐”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이어 “하지만 충성의 노래연습 등 각종 행사 참석여부에 화교위원회가 많은 조건을 걸어놓았다”며 “특히 본국을 오가는 화교들의 출국비자마저 행사에 협조적인지 따져 발급여부를 가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선의 정치행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도 “요즘 화교계가 조선에 거주하는 중국인 집단사회가 아니라 김씨 일가의 충성 부속단체로 전락했다”며 “보위부 산하 외사과의 감시와 통제가 심해 화교사회로서도 어쩔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이 방송에 전했다.

 그는 “각종 명절이면 조선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해야 하는 게 요즘 화교계의 실상”이라며 “명절이면 노래와 춤을 준비하고 행사당일에는 자금을 걷어 꽃바구니를 준비해 김부자의 동상에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화교들이 자신들은 외국인인데 ‘충성의 노래’까지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무슨 영문인지 화교위원회가 더 적극적으로 행사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식통들은 북한 내 화교들이 자국민 보호에 소홀한 중국정부를 원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화교위원회가 지난해 수해복구지원금도 강제로 걷어 조선당국에 바쳤다”면서 “조선보위부가 화교들을 잡아다 고문까지 하는데도 화교위원회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