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북정책의 정치화’”
김병연 “다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 중 하나는 북한문제” 밝혀
“한국 대북정책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북정책의 정치화’다. 북한 정권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쉽게 붕괴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는 보수, 남북이 협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김정은의 마음을 돌려야하고 돌릴 수 있다고 믿는 진보가 있다면 이는 모두 몽상과 이념의 가냘픈 줄에 걸터앉아 있는 셈이다. 이 몽상과 이념은 문제 해결은 커녕 문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김병연 교수는 동아시아연구원의 신년기획 한국외교 라운드테이블에서 ‘향후 5년의 대북정책을 위한 제언’에서 “다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 중 하나는 북한문제”라며 한국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북정책의 중요한 과제는 통일기반 구축이고, 대북정책을 논할 때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변수는 북한체제의 안정성”이라며, 다음 정부의 향후 5년을 위한 정책 제언으로 다섯 가지를 제언했다.
첫째는 “대북정책의 탈정치화를 선언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대통령이 가칭 ‘통일위원회’를 구성해 핵심적인 대북정책을 결정하도록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위원회는 대통령과, 정치적 색채를 가능한 배제한 여당과 야당, 경제계,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로 9인 이내로 구성해 핵심 결정 사항은 만장일치나 3분의 2를 넘도록 함으로써 위원회 내부에서의 토론과 소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 교수는 이어 만약 ‘통일위원회’ 안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대북정책을 국내정치와 가능한 분리시키는 동시에 실사구시적, 전략적 사고를 통해 그 질을 제고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 유관 부처 사이의 협력, 정책당국자 사이의 협의와 결정 체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단기적으로는 제재에 집중하는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으로, 핵동결을 단기적 목표로 삼아 대북제재를 엄격하게 실행하되 핵 폐기는 대화의 결과나 북한 자체의 변화 동력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북한 붕괴를 대북제재의 목표로 삼는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의 유의미한 변화가 없거나 미국 등의 동의나 공조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대북제재를 완화하거나 실질적으로 무력화하는 정책을 편다면 이는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시장화와 무역 개방도를 제고해 북한이 스스로의 메커니즘에 의해 변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대북제재가 완화될 즈음 남북 경제교류와 대북협력을 단계적으로 재개하여 북한의 시장화와 대외 개방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는 미국과 중국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이다. 우리 대북정책의 기조는 평화적․점진적 통일이며, 급진흡수통일이나 북한 붕괴는 우리가 추구하는 정책 기조와 다름을 명확히 밝히고, 동시에 북한의 핵 폐기도 중요한 우리 정책의 목표임을 인식시키되, 핵 폐기를 당장 이루기는 어려운 만큼 대북제재를 통해 핵동결 협상을 만들어 낸 후 그 결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핵 폐기문제에 접근할 것임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정책이며 이 때문에 미중 갈등도 심화된다는 논리를 적극 활용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정책에는 함께 공조할 수 있도록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섯째로 다음 정부가 남남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북한 실정을 정치적으로 유리한 측면을 과대해서 강조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북한의 실재와 북한 문제의 복잡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제언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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