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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전쟁 - 끝없는 자기비하의 과거사 캐기

Written by. 송복   입력 : 2004-09-03 오전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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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과거사청산」문제로 나라가 몹시 어지럽고 시끄럽다. 참여정부 출범부터 노무현 정권의 경륜을 기대할 수 없었는데, 정말 올 한해가 어떻게 되고 내년 한해가 또 어떻게 될지, 누구도 예측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과거사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과거사에서 끄집어내 보면 중종때 심정(沈貞)이라는 사람을 들 수 있다. 심정은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일으켜서 조광조 등 72명의 선비를 죽인 사람이다. 하늘도 무심해서 이런 사람을 그대로 늙게해, 만년에 한강가에 소요정(逍遙亭)을 짓고 살았다. 거기에 시까지 지어서 정자 현판에 내걸었는데, 그 시가 뒤에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린 청춘부사직(靑春扶社稷) 백수와강호(白首臥江湖)다. 젊어서는 사직을 떠받들고, 나이들어 머리가 희끗희끗해서는 강호에 누었노라는 내용이다.

심정에게 죄 없이 죽은 72현들의 후손이 보았을 때는 기막힌 과거사고 억장이 무너지는 글귀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날 밤 심정의 목에 칼을 드리댄 협사(俠士)가 있었다.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심정에게, 협사는 「그래 살려주마. 대신 글자를 고쳐라」했다. 목숨을 건지는 판에 글자 정도야 하는 심정으로 무슨 글자든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협사는 청춘부사직의 부(扶)자 대신 경(傾)자로 고치라 했다. 부(扶)는 사직을 떠받친다는 의미이고  경(傾)자 무너지게 했다는 뜻이다. 심정이 젊어서는 충신이 아니라 역적 노릇을 했다는 의미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협사는 백수와강호(白首臥江湖)의 와(臥)자를 오(汚)자로 고쳐라고 했다.  늙어서는 강호를 더렵혔다는 뜻이다. 그가 서 있는 곳은 어디나 오염된 곳이고, 그가 가는 곳은 어디나 더러운 곳이 된다는 의미다. 이 글자로 목숨을 건지기는 했지만,  인간으로서는 영원히 서지 못할 더러운 인간, 부끄러운 인간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로부터도 백년이 더 지나서 심정의 4대손 심로(沈魯)가 더 없이 구슬프게 읊었다. 구한파난세(舊恨波難洗) 신수주욕춘(新愁酒欲春) - 묵은 한 강물로도 씻기 어려워, 자꾸 이는 새 시름 술로써 달랜다는 시다. 한번 원한이 맺어진 과거사는 자기 당대는 물론 손자대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증손자, 고손자대를 거쳐 몇 대로 내려간다. 세월이 지나서 강물처럼 씻겨 내려간 줄 알았는데, 캐면 캘수록 무슨 맥(脈)처럼 과거사는 자꾸 커지기만 한다. 그래서 백년전에 죽은 할아버지를 후손들이 어떻게 할 수 없어 술로써 원한을 잊으려 할 뿐이다.

현 정권이 캐려는 과거사는 심정 심로보다 더 아픈 상처를 만들고 더 깊은 원한을 일으킬수 있다. 심정 심로야 일부러 캐려고 한 과거사가 아닌데도 그러하다면, 현 정권처럼 그 의도가 분명한 과거사 캐키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겉으로는 「민족정기」를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과거의 업적은 업적이 아니다」를 강변하고, 따라서 현정권 세력만이 정통성을 갖는 다라는 것을 주창하려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오늘의 한국을 만든 산업화세력 반공 세력들의 과거사는 모두 「거짓과 실패의 역사」라는 것을 규정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왜 그렇게 하려 하는가. 이유는 불을 보듯 명백하다. 현 집권세력들의 과거사를 보라. 그들은 오늘의 한국을 만든 그 세력들처럼 업적을 낼 능력이 없다. 그들은 국가관리 국가 경영의 훈련을 받은 일도 없고, 경력을 쌓은 일도 없고, 거기에 경륜을 닦은 일은 더더욱 없다. 그렇다고 지식을 쌓은 것도 아니다. 그들이 해온 것은 오직 투쟁뿐이였다. 국가란 아무나 권력을 잡는다고 관리되고 경영되는 것이 아니다. 개혁을 부르짖는다고 개혁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정권을 돌아보라.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그렇게 소리쳤지만 집권 2년도 안 돼 나온 「제왕의 난파선」이란 말이 증명해주지 않던가, 그 정권에 비해 현 정권은 비교가 안될만큼 치적 능력이 떨어져 있다. 치적뿐만 아니라 국민통합능력이 없다.

그 능력으로 「미래를 열 수 없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알고있고, 당사자인 그들 자신이 더 잘 알고있다. 그것을 아는 한, 현 집권세력은 과거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과거사를 캐며, 과거 업적을 세운 사람들과 「무한전쟁」을 벌리므로써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것이다. 그 과거사를 캐는 과정에서 나오는 우리국민 - 우리역사의 끝없는 「자기비하」를 과거치적을 세운 사람에게 몽땅 덮어씌우는 것이다. 어쩌면 「항일한 김일성이 친일한 박정희 보다 백배 낫다」는 식으로까지 나갈지도 모른다.

국민들은 이를 모두 경계하고, 그들의 의도 그들의 정략 그들의 위선을 주시해야 한다. 기어코 과거사를 캐려한다면 현 국회, 현 정권세력이 아닌 전문연구기관에 맡겨야 한다. 가장 정직하게, 가장 객관적으로, 그리고 많은 시간을 갖고, 편파 편향이 없이, 정치적 의도라곤 추호도 없는, 그런 기관에 맡겨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시민단체가 끼어들게 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현정권세력들처럼 전문지식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정치적 편향 정치적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다.(konas)








宋複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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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훈    수정

    과거사에 집착하는 양반(놈.쌍놈)들 상대당을 청산하고 특정인을 죽이고 차기 좌파 정권까지 창출하려는 정략 인가요.국제적 나라망신 국민 분열 책동을 제발 그만 하세요.</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09-03 오후 1:19:13
    찬성0반대0
  • 태권동자   

    송교수님은 靑春扶社稷에서 扶자를 傾자로 고쳤다고 하셨는데 제가 알기로는 傾자가 아니고 망할 망(亡)자 입니다. 어느것이 맞는지요?</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09-03 오후 12: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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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草   

    정말 대단한 석학입니다. 송 교수님의 지적대로 현정권의 과거사 규명은 정치적의도가 깔려있고,나중에는 밝혀낸 과거사로 인해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로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될 것이 뻔합니다. 지도자 잘못 만난 국민만 서글픕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09-03 오후 12:43:34
    찬성0반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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