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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5차회의 결렬…합의문 발표 취소

Written by.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   입력 : 2003-10-09 오전 9: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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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권' 포기조항등은 원칙적 합의

한·미 양국은 8일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5차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 조건을 놓고 사흘째 협상을 벌였으나 막판 의견 접근에 실패, 합의문 공식발표를 취소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양국은 지난 6일부터 용산기지 내 주한 미 해병대사령부 1층 회의실에서 시작한 5차 회의를 이날 오전 중 종료하고 오후에 공동 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용산기지 이전문제와 관련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이날 공동보도문 발표계획과 9일 중 브리핑 계획을 취소했다.

예정된 공동보도문 발표 및 브리핑 계획이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한·미 간에 중대한 새 쟁점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주변에선 발표계획 취소가 이라크 전투병 파병과 관련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회의 한국측 대표인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일제히 “이번 회의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용산기지 이전 및 미 2사단 재배치와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진전과 합의가 있었으나 용산기지 이전의 법적 체계인 합의각서(MOA)와 양해각서(MOU)를 대체할 포괄협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항의 문구를 놓고 양측이 입장 차이를 보여 앞으로 실무접촉을 통해 계속 논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1990년 체결된 양해각서와 합의각서 중 대표적인 불평등 조항으로 지적돼온 ‘청구권’ 포기조항과 ‘영업이익 손실 보상권'의 수정 또는 삭제에 대해선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청구권’ 포기는 용산기지 이전과정에서 한국인이 입은 손실과 관련해 미군에 대한 민사 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며, ‘영업이익 손실 보상권’은 용산기지 이전에 따른 미군 매점(PX) 영업손실을 한국측이 보상한다는 내용이어서 대표적인 불평등 조항으로 평가돼왔다.

양측은 용산기지 반환면적과 관련, 한·미 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등 잔류부대의 주둔 면적을 기존 기지(81만평)의 20여%인 16만~20만평 수준으로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경우 한국에 반환되는 용산기지 면적은 60여만평 수준이 될 전망이다.

양국은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과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달 중순 서울에서 열릴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때까지 실무 협상을 계속해 용산기지 반환규모와 포괄협정 체결문제 등을 매듭짓기로 했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하는 양측은 금년 초부터 계속된 한·미동맹 협상을 이날 종료하고 다음달 열릴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합의사항들을 공식문서화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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