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대체비용
최근 국회 국감자료를 통해 주한미군이 보유한 장비 및 물자가 140억 달러로, 당장 철수할 경우 그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3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비용은 우리나라 국방예산 16조 3,000여 억원(약 122억 달러)의 세배에 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3년 치의 국방예산을 투자한다고 해서 주한미군의 현 전력 규모를 확보할 수는 없다.
당장 우리 국방예산에서 전력 투자비는 40%가 채 되지 않으며, 산술적으로도 대체비용은 올해 투자예산 5조 4,000여 억원(약 40억 달러)의 일곱배를 상회한다. 다른 전력 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7년 이상 비용을 쏟아 부어야 현재의 주한미군 전력에 상응한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만한 비용을 투자한다고 해도 동일한 전력 수준을 보유하기는 불가능하다. 잘 알려진 대로 주한미군은 F-16을 비롯하여 최신예 전투기, A-10 지상공격기, 기타 항공기, M1 전차, 브래들리 장갑차, AH-64 아파치 헬기, 각종 지대공·지대지 미사일 등 현대식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펴낸,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 책자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U-2기가 8만 피트(24km) 상공에서 정찰활동을 수행할 때마다 약 100만 달러(약 13억원)가 소요된다고 한다. 미 군사당국이 직접 운용하는 정찰위성과 그들이 가진 정보 자산의 비용 및 가치를 짐작할 만하며, 이와 같은 전력을 우리가 자체 건설, 유지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은 유사시 미 증원군을 이끌어내는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을 보면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때 미국은 시차별 부대 전개 제원(TPFDD)에 따라 전체 해군의 40%이상, 공군의 50%이상, 해병대의 70%이상 전력을 한반도에 증원하도록 돼 있다.
현재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은 한반도 증원군의 전초대로서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현장에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 이루어질 경우 주한미군의 성격 및 규모의 조정이 뒤따를 것이다. 어느 형태의 조정이든 우리의 대체 비용을 곰곰이 따져, 차분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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