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들이 연쇄 범죄를 저지르다가도 치안당국의 물샐틈없는 경계령이나 범죄 소탕작전으로 치안력이 강화되면 잠시 범행을 멈추고 또 다른 범죄행각을 준비하거나 모의하게 마련이다. 소위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시 범죄에의 충동을 이기지 못해 기회를 살펴 마각을 드러내 범행을 저지른다.

 휴전선 비무장지대(DMZ)를 사이로 일촉즉발의 전시상황을 촉발하며 대치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집단은 3대 세습으로 2천4백만 북한주민의 삶을 옥죄며 핵과 미사일로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긴장케 하고 있으니, 지구상 가장 흉포하고 포악한 살인범죄 집단임에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동안 잠잠한 가 싶던 북한 김정은 집단이 다시 도발에 나섰다. 북한은 11월29일 새벽 3시17분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금까지 미사일 발사를 했던 지역을 벗어난 곳에서는 처음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 으로 발사한 이후 75일 만이다. 2017년 들어 17번째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다. 머지않아 핵실험도 곧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주장이고 보면 언제 또 7차 핵실험으로 지구촌을 긴장으로 몰아갈지 알 수 없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날은 서울올림픽 개최 1년이 남지 않은 1987년 11월 29일 중동 건설현장에 나갔던 근로자 등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서울로 돌아오던 대한항공 858편 항공기가 당시 북한 공작원인 김승일과 김현희가 서울올림픽 개최 방해와 대통령선거 혼란야기 등을 목적으로 폭탄을 설치, 미얀마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탑승자 115명 전원이 희생된 3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북한의 이 같은 살인 만행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이어지며 지난 20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등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 2375호 발동, 외교관계 단절과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발은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9월 3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곧이어 15일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쏴 올렸다.

 북한의 이런 작태는 마치 몇날 며칠을 굶어 허기에 찬 광견(狂犬)이 눈앞에 나타난 먹잇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벌겋게 충혈된 눈을 부릅뜬 채 사력(死力)다해 물어뜯는 형국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침묵했다. 국민도 정부도 세계도 의문이었다. 우리 국민은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국제사회는 ‘이번엔 또 무슨 꿍꿍이를?’ 하며 의도 파악에 집중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해제 9년 만에 다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발표(11.20)하자 불과 9일 만에 미사일 도발로 정면대응 했다.

 공포통치로 권력의 집중과 과시, 주민 결속 도모 등이 복합된 각종 국지전과 핵 실험, 미사일 발사는 올해 서른세살 막가파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를 인간형임을 일깨우며 '종잡을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놓게 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침묵’이 길어지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적 준비 미비부터 외교 전략, 내부 사정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김정은 식 북 도발은 그의 제거나 정권의 몰락이 끝나지 않는 한 어떤 경우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여실히 확인케 했다.

 북한은 발사 당일 중대보도라는 형식으로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미사일이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라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핵무력이 완성됐다”는 표현을 썼다. “김정은 동지는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됐다고 긍지높이 선포했다”며 방송은 특유의 악센트로 보도했다.

 북한이 밝히고 우리 군 당국이 확인한 것처럼 고도 4475km, 비행거리 950km는 정상적인 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1만3000km 내외로 1만1000km거리의 평양에서 워싱턴 D.C 도달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 현장을 현지지도하며 파안대소(破顔大笑)로 ‘핵무력 완성’이 끝났다고 하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으로 이미 핵 보유국가임을 당당하게 주도하겠다는 것인가? 남조선은 이미 그들의 게임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고(告)하는 것인가? ‘대화’ 수호론자들에게 ‘감히 누구에게 대화?’하며 미국과만 상대하겠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예시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처방이나 대책도 없이 그저 민족이 우선에 대화에 평화가 먼저라고 떠들어대는 이들에게 한 수 깨우치는 가르침인가?

 이젠 김정은과 그 패거리 역당(逆黨)이 주는 분명한 의도를 알고 행하기를 촉구한다. 식자(識者)들이 바르게 알리고, 정치권이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북한 권부의 핵심세력인 金과 적(敵)들과 김일성주체사상을 보듬으려 하지 말고 탈북 주민을 안아야 하며, 정치범수용소와 노동교화소에서 인간이하의 강제노역과 인권유린에 시달리는 보편적 북 주민을 껴안아야 한다.

 대한민국과 민족이 사는 길은 128만 북한군과 독가스 화생무기,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한 채 동족의 머리위로 죽음의 독버섯을 뿌리려는 김정은과 그 일당을 제거하는 길이다. 그것 만이 이 민족이 사는 길임을 결코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국가와 민족의 존폐가 바로 우리 자신의 시각에 달려 있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