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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년만에 주한미군 '골격' 변화

Written by. 중앙일보   입력 : 2003-10-10 오전 8: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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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군'으로 성격 바뀌는 주한미군
전세계 미군 재배치 전략의 일환
"한.미.일의 포위전략" 中반발 변수

 



한국이 6~8일의 한.미 동맹 조정회의를 전후해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Regional Role of USFK) 확대를 수용한 것은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재편을 뜻한다. 지금까지 대북 억지를 주요 임무로 했던 주한미군이 동북아 역내 안보 문제에도 발을 들여놓은 지역군(Regional Force)으로 성격이 전환되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의 외연(外延)이 자동적으로 확대되면서 한.미 양자 동맹이 지역 동맹으로 바뀌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주한미군이 다른 지역으로 출동했을 경우 한반도 안보 공백을 메우는 문제도 과제로 등장할 전망이다. 

 
1953년 한.미 상호방위 조약 체결 이래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재편이 거듭돼 왔지만 이번처럼 한.미 동맹이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 적은 없었다. 동북아 지역의 군사 질서도 큰 영향을 받게 됐고, 미군의 역할 확대를 둘러싼 외교적 파장도 예상된다.

주한미군의 한국 밖 작전 출동과 관련된 근거 마련도 발등의 불이 됐고, 한국군의 지역 분쟁 개입 소지를 놓고 논란이 일 수도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강화 를 추진하는 것은 세계 주둔 미군의 재편 전략 및 군사기술혁명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내건 미군의 경량화.기동화 방침은 9.11 테러로 세를 더 얻었고, 이는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한수 이남 재배치 계획으로 이어졌다.

냉전 붕괴 후에도 휴전선 부근에 발이 묶여 북한만 바라보는 '고정군' '늙은 군대'가 아닌 기동군으로 주한미군을 바꾸기 위한 한수 이남 재배치는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확대에 발맞춘 것이다. 9.11 테러 이후 국경 없는 안보태세가 강조된 것도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박차를 가하게 된 배경의 하나가 됐다.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동의하게 된 것은 "이것이 막을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러 등 안보상의 새로운 도전에 따른 미국의 군사전략 재편 과정에서 한반도만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현실론이다. 실제 독일 주둔 미군이 폴란드 등지로 옮겨가는 등 전 세계 미군의 재편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주한미군의 성격이 바뀌더라도 한반도에 안보 공백을 부르면서 미군이 해외에 출동하는 것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이 "미군의 역할 변경이 한국의 안보를 위협에 빠뜨리는 식으로 이뤄져선 안된다"는 데 합의한 것은 이와 맞물려 있다.

또 주일미군의 해외 작전 출동 때와 마찬가지로 미군의 해외 출동은 한국 정부와의 사전 협의 아래 가능하도록 하는 데도 한.미 양국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지역군화는 동북아와 극동에서의 기존 군사 질서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대응은 주목된다.

주한미군의 활동 반경이 대만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지역군화가 궁극적으로 대중 포위망과 연결되는 한.미.일 3각 동맹의 신호탄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동북아에 해군.해병 중심의 주일미군과 육군.공군 중심의 주한미군을 하나로 통합한 동북아 사령부 창설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미 동맹은 결성된 지 50년 만에 역사적 전기를 맞고 있다.



통일외교팀

<한.미 협상 일지>

▶2월 27일 한.미 동맹 미래 정책구상협의 예비회의:미,주한미군의 지역 역할 수행 제기
▶4월 8~9일 1차 회의:미, 공동발표문에 역할 수행 반영 요구
▶5월 15일 한.미 정상회담:주한미군 역할 확대 수용 요구
▶6월 4~5일 2차 회의:한국 측,'역할 확대는 법적 근거 필요'의견 전달
▶7월 23~24일 3차 회의:미국 측,'현행 한.미 동맹 틀 안에서 역할 확대 가능'주장
▶9월 3~4일 4차 회의:양국 협상 계속
▶10월 6~8일 5차 회의:한국, 현행 한.미 동맹 틀 안에서 주한미군 역할 확대에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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