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 기념 사업회'의 방만한 운영
최근 국정 감사에서의 질의 자료들이 감사원의 감사 자료들을 주로 차용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필자도 감사원의 감사 자료 중 공개 자료들을 훑어보았다. 이 자료들은 현재의 정부 운영이 얼마나 방만한지, 그리고, 어떻게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들이 허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며칠 전 "기독교 단체들의 국가 보안법 폐지 주장은 무지해서.."라며 '10.4 서울시청앞 국국기도회'를 비난했던 함세웅 신부가 새 이사장으로 선임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감사자료를 찾아 보다가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까워(?) 이 지면을 빌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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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올해 3월, 송두율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국회의 감사요청으로 감사원에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운영에 대해 감사를 한 것이다. 이 자료에서 나타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문제점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해외민주인사 초청 사업의 전반적인 문제
해외민주인사 초청사업이란 과거 민주화 운동 당시 이를 해외에서 지원한 사람들을 국내로 초청하여 그 동안의 우리나라 발전상을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초청대상의 선정 기준과 선정절차를 정해야 하는 원래 정해진 규정과는 달리 이사장이 임의로 위촉한 8명의 선정자문위원의 추천으로 120명의 해외인사를 초청 대상으로 정하였는데, 이 때 송두율을 포함, 9명의 인사가 입국불허된 사람들이며 입국 시 법률 위반으로 인해 조사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통보 받아 초청을 취소했었다.
그러나, 2003년 다시 송두율과 2명의 인사를 초청자로 추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방송공사 이사장과 직원 2명을 독일로 보내 이들의 입국을 주선했고, 송두율과 그 부인의 초청 비용뿐만 아니라 해외민주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두 자녀의 출입국 경비 461만원까지 기념사업회에서 부담했었다.
조직 및 인사관리 운영상의 문제도 있어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사업이 아직 추진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인가된 정원의 대부분을 채용하고 있다. 또한, 전체 정원 50명 중 절반이 넘는 52%가 모두 3급 이상의 간부직이다. 이는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 등을 운영하고 있는 타 기념 사업회가 1급 직원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간부 직원의 비율 또한 26% 내외로 하여 업무 상 효율을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그리고, 행정자치부의 인가가 없는 상황에서, 기념사업회가 임의로 채용 조건을 정해 인원을 선발하고 채용된 인력의 경력 계산도 임의로 산정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속셈 학원 경력을 전문 경력으로 인정, 경력을 13년으로 처리하여 호봉을 책정하고 3급으로 임용한 점, 신규 채용 인력의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호봉을 높게 책정한 것,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2개월간 보조 인력으로 일한 사람의 경력을 1년 2개월 근무로 속여 4급으로 채용한 점, 호봉의 임의 추가를 통하여 연간 8,000 만원의 인건비를 추가 지출한 점 등이 있었고, 그 이외에도 한 동안 이슈가 되었던, 박정희 前 대통령 흉상을 철거하다 이를 제지하는 구청 공무원을 폭행하여 폭력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자에게 아무런 징계조치 없이 계속 근무하게 한 점(현재는 면직되었음) 등이 적발, 지적되었다.
방만한 예산 집행도 문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운영 예산은 전체 예산이 국민의 혈세이다. 이 사업회의 예산은 2003년 연간 50억원 규모로 총 인원 50명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20억 2,700만원, 기관 운영비 13억 6,800만원, 사업비 16억 5,800만원으로 집행되었다. 이 중에서 인건비와 사업비의 사용에 문제가 많았다. 우선 사무실 임차의 경우 1인 당 점유 면적 25.37평, 1인 당 연간 임차료 2,600 만원으로 정부 청사 평균인 1인 당 점유면적 12.29평, 1인 당 연간 임차료 589만원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었다.
이와 같은 호화 사무실 유지로 사업비의 52%가 임대관리비로 지출되었다. 이러한 행태가 다른 단체 및 정부의 지적을 받자 2003년 12월 다른 사무실로 이전하였으며, 이사 비용으로 1억 6,500 만원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인가 정원은 50명인데 사무용 집기는 91명이 사용할 양을 주문하는 바람에 4,700 만원 어치의 사무용 집기는 그대로 보관만 하고 있던 점을 지적 받았다.
이와 같은 감사 자료를 본 이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홈 페이지 등을 통해 현재의 개선 방향과 성과를 찾아 보고자 했다. 그러나, 경영 공시 자료 등은 전혀 없었으며, 사소한 홈 페이지 관리 업무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임원들에는 배다지 민주국민연합 대표, 황인성 한겨레 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겸 한겨레 신문사 편집위원장 겸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정해숙 전교조 위원장, 최영도 민변 회장, 김용태 민예총 회장 등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된, 귀에 익은 사람들로만 임원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은 현황을 살펴 보면서, 민주화의 의미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혼란을 느꼈다. 필자가 아는 민주화라는 것은 국민들이 만들어 낸 것이지 특정 세력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영웅처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민주화라는 한 마디로 소위 코드 맞추기식의 편파적 운영과 활동, 현행 법률 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초청하는 것, 일할 사람의 경력을 속이는 것, 호화로운 사무실을 임대하여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 예산 운영을 방만하게 하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면서도 이 사업회가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민주화운동 기념사업과 국민의 혈세 낭비에 어떤 정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일까?
과거의 민주화 운동과 그 희생자들에 대하여 역사적 사료를 남기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활동이 특정한 정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맡긴다면 역사의 왜곡을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지금 민주화 운동 기념사업회는 특정한 정치적 시각과 입장을 지닌 사람들만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게 역사를 맡기기 보다는 제대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실전하는 사람들,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이러한 일을 맡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역사가 왜곡된다면 나중에 다시 한 번 역사를 재조명해야 하고, 결과적으로는 국민 세금과 사회적 비용이 다시 소모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화는 그들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당시 전국민이 이루어낸 것임에도 이러한 사실에 거의 관심이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konas)
전경웅(코나스 칼럼리스트,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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