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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들, “미북 회담으로 비핵화 성공 가능성 낮아…제재 지속돼야”

힐 전 차관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약속을 문서화하는 게 중요"

Written by. 이숙경   입력 : 2018-04-12 오전 9: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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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는 단순한 체제 보장 목적이 아니라며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외교 책략-역사는 반복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은 미국과 한국의 안보 관계를 분리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과거 협상 당시 북한이 요구한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북한은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이 요구한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핵무기가 미국의 안보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과거 행동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 터프츠 대학의 이성윤 교수도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보다 부유하고 자유로우며 훨씬 더 정당성이 있는 한국과 대립하는 북한을 외교적으로 비핵화할 수 있다는 가정은 잘못된 추정”이라며, “북한은 정권 붕괴가 일어나지 않는 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북한뿐만이 아니라 다른 8개의 핵 보유국을 일반적인 외교로 핵 포기에 이르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미북 정상회담이 사전 준비 부족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상회담이 실패한다면 더 이상 남아 있는 외교 옵션이 없기 때문에 군사 충돌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면서, 제대로 된 준비를 갖추지 못한 채 열리는 회담일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으니 연기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힐 전 차관보 역시 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면 외교적 접근 방식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며 군사적 해결 방식을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 역시 김정은이 회담을 통해 원하는 것은 악수와 사진뿐일 수 있다는 점과 미국이 이 회담을 통해 많은 것을 원하는 등 기대치가 높아진 점이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모두 북한에 대한 제재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성윤 교수는 미국이 성급하게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며 제재 유예와 해제를 위한 조건이 법에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발효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따르면 제재 완화나 해지를 위해서는 핵 시설과 원심분리기, 또 다른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들을 완전하게 폐기하는 의미 있는 조치들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날 하원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화폐 위조 활동과 돈세탁, 정치범 석방, 억류된 외국인 석방 조치 등을 취해야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빅터 차 석좌 역시 회담을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략 중 하나로 제재를 지속하는 방안을 꼽았다.

 북한 정권이 현재 택한 핵 무장의 길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은 최대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약속을 문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는 꼭 비핵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추가 제재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 약속을 또 저버리더라도 미국은 유엔 안보리 국가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며 추가 제재가 필요하다고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수는 있지만 유류를 생산하지는 못한다며 유류 반입을 확실히 막는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이런 제재 이행이 성공한다면 북한은 핵무기가 없는 게 자신들의 미래에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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