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가 무산된 가운데 정부가 발의한 개헌안을 평가하고 대안모색을 통해 국민들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바른헌법연구회가 공동으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에서 ‘바람직한 헌법 개정안 방향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를 맡은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남용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헌법적 통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헌법재판소장·대법원장·감사원장 임명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처럼 호선하도록 해 대통령의 영향력으로부터 차단하는 헌법개정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교수는 또 “국회의 권한을 축소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의원의 수를 대폭 축소하고, 4년 이상 연임하는 것도 제한하여 직업적 정치인의 탄생을 통제하는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대통령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입법과 행정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제되어야 한다”며, “특히 국가정보기관과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헌법에 명문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이어 “대통령의 형사불소추 특권과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독일 기본법처럼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보장되는 것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30년이 지나도록 개헌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30년 이상을 운영해 보니 개헌할 필요가 있어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일 뿐”이라며 “개헌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고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국회의원 수를 축소하는 개정안은 재고되어야 한다”며 “국회의 권한을 제한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인데, 수를 줄인다면 오히려 권한 집중과 선거경쟁이 치열해 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헌법기관에 대한 개정 부분이나 지방분권제도 등 헌법제도를 바꾸는 개정 부분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본질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는 “여야, 입법부, 행벙부 구분없이 재정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스스로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헌법에 정부가 원칙적으로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하도록 엄격한 재정준칙이 규정되어야 한다”며, 특히 “임기가 제한된 대통령이 지나치게 재정 포퓰리즘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임기 내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헌법은 국가의 질서와 안정을 도모하는 기본원리이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적인 규범이기 때문에 헌법 개정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준이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헌법 개정은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예방하는 것이나, 정부가 발의한 개헌안은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의된 만큼 국민이 주인되는 개헌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