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에게 비핵화란 북한이 핵무기 역량 개발을 멈추고 보유 중인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북한에게 비핵화란 긴급한 상황에서 미국이 핵무기로 한국을 보호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테드 포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적했다.

 하원 외교위 테러·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인 포 의원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비핵화로 간주하고 김 씨 정권 아래의 연합을 통일로 여긴다”며 “따라서 평화협정이나 주한미군 철수, 남북 경제협력 문제를 성급히 꺼내놓는 대신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와 개발 중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 의원은 판문점 선언에 담긴 비핵화 정의가 모호하고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로서 북한은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면해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 의원은 미국의 관점에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까지 전환되기 위해 충족돼야 하는 조건으로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고 개발 또한 모두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이뤄지고, 북한이 모든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는 내용이 담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이 더 이상 불필요하게 되는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런 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포 의원은 또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자유를 전파하는 한국의 대북 활동들은 계속 유지돼야 하며, 남북정상회담 이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북 제재 완화를 고려하기에 앞서 충족돼야 할 첫 번째 요건도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중단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ICBM을 모두 버리는데 동의하고 입증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