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를 최우선하는 한국과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의 잘못된 만남은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제15회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신원식 전 합동참모부 차장은 현 우리의 안보상황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에 북한 비핵화가 함몰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전 차장은 ‘북한 비핵화와 우리 안보’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 핵만 폐기되면 안전한가?”란 질문을 던지고, “북핵 위협이 사라져도 안보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게 핵은 생명과 같은 존재”라며 “북한의 체제안전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는 부유한 대한민국이며, 북한에게 ‘생존’의 의미는 지금의 평화로움을 유지하는 것으로, 북한의 체제안전은 적화통일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위협의 본질은 ‘정권의 속성’이며 이 정권의 속성이 변하지 않는 한 북핵은 안전의 일부분일 뿐이란 설명이다.

 그러면서 북핵이 없고 한미동맹이 와해돼 주한미군이 없는 상태에서의 평화와, 북핵 위협이 있고 한미동맹이 공고한 현재의 평화를 비교할 때 후자가 훨씬 더 낫다고 덧붙였다.

 신 전 차장은 북한 비핵화의 실패 이유로, 북핵 개발에 대한 의지와 능력의 과소평가, 동기와 대가의 불일치, 우리와 국제사회의 원칙적인 대응 미흡, 우리 내부의 잘못된 인식과 대응능력 부실 등으로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전술핵을 철수시킨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사례라며, 핵게임에서 지금까지는 북한이 승리하고 있고, 2018년 성급한 대화협의로 인해 우리는 전략적 이점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차장은 또 4.2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선언’은 북한이 정상적인 우리의 활동을 모두 시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 셈이라며, 2-1항은 적대행위의 요건을 북한이 필요시 무한정 확대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미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신 전 차장은 미군 유해송환이 북 비핵화를 대신했다며, 미국은 북한에게 줘서는 안될 보상(한미동맹 약화)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신 전 차장은 북한의 중국 또는 베트남식 개혁개방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두 나라의 개혁개방은 1인 독재체제를 거부하는 선 정치개혁 후 경제개방이었으며, 북한이 세습독재체제를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신 전 차장은 또 “종전선언으로 북한은 얻는 것이 매우 많다”며, “비핵화에서 ‘평화’로 주제가 바뀌고,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배치 가능성이 차단돼 한미동맹이 흔들리며, UNC(주한유엔군사령부)․NLL(북방한계선)․AO(작전인가구역)․현 대비태세 약화 등을 언급했다.

 때문에 신 전 차장은 금년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이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으로 한정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고 분야별(연합훈련, 전략자산, 전작권 전환, 주한미군, NLL, AO)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