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을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적용할 복무기간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 날 공청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검토해온 국방부·법무부·병무청 합동 실무추진단은 대체복무 기간으로 27개월(1안)과 36개월(2안) 복수 안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재성 변호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제기준을 고려할 때 1.5배 이상의 대체복무 기간은 인권침해”라며 “1.5배 이상으로 제도를 도입하면 또다시 위헌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징벌적 대체복무제가 아닌 합리적, 합헌적 대체복무제가 돼야 한다”며, “현역병의 1.5배 이하로 근무기간을 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법무법인 해마루 오재창 변호사도 임변호사의 발제 내용에 지지하며 “타국의 실증적 사례도 많은만큼 병역거부권을 인정한다는 전제하에 대체복무제를 인정한다는 상황과 인식을 전제로 법안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돈 국가인권위원회 정책교육국장도 “인권위는 복무 내용과 난이도, 복무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체복무기간은 현역 군복무기간의 최대 1.5배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대체복무와 관련된 현재의 논의는 병역을 앞세운 국가의 인권탄압에 대한 반성이 필연적으로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대체복무제가 징벌적 성격을 띠지 말아야 한다는 중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대립되는 의견으로 진석용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역의 복무기간에 1년을 추가한 기간을 법정 복무기간으로 하고 정부의 판단에 따라 6개월의 범위 내에서 단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면, 이 제도가 시행되는 2020년에 대체복무기간은 30개월이 될 것”이라며 “이 정도의 기간이면 징벌적 성격을 피하면서 병역기피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대체복무기간은 현역복무의 2배수 이상은 되어야 한다”며, “집과 사회를 떠나 야간 근무와 훈련, 불침번 등으로 하루 24시간 복무하는 현역병의 생활을 감안하면 2배수도 적다”고 강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된다. 현행 21개월에서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는 육군 병사 복무 기간을 기준으로 27개월은 1.5배이고, 30개월은 1.7배, 36개월은 2배다.

 이 날 국방부가 제시한 자료에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11개국 중 8개국은 복무 기간이 현역병의 1.5배 이하이고, 그리스(1.7배)와 프랑스(2배), 핀란드(2.1배) 등 3개국은 1.7배 이상이다.

 그 동안 국방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내년 12월 31일까지 도입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국방부·법무부·병무청 등 관계부처가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민간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한편 이 날 공청회에서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환영사를 통해 “대체복무제 도입의 기본원칙은 첫째, 악용방지할 엄정한 시행방안 마련, 둘째, 병역의무의 형평성, 셋째, 국제기준이나 관례 최대한 존중, 넷째, 대체복무제 운영의 독립성 확보”라며, “오늘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토대로 대체복무제 도입방안을 확정하고 병역법 등 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