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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편지

Written by. 김성한   입력 : 2004-11-03 오전 8: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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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호랑이 줄무늬가 있고, 커다란 눈동자와 활처럼 휘어진 눈썹, 커다란 귀, 어깨에 두 개의 사마귀, 관세음보살처럼 기다란 두 팔, 손바닥에 조개 모양의 손금이 있는 사내아이를 찾아라.” 영국의 저널리스트 메이 크레이그가 쓴 ‘달라이 라마와 그 가족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좀 과장된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이미지로 간택된 지도자가 바로 현재의 달라이 라마다. 1940년 14대 달라이 라마로 취임한 그는 불교 신정(神政)으로 티베트의 독립투쟁을 지휘하다 1959년 중국공산당에 의해 쫓겨나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는 망명 생활을 하면서 비폭력 평화주의의 상징인물로 강한 이미지를 심어 198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미지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나 이름을 들으면 그 나름의 고유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마련이다. 가령 영국은 ‘신사의 나라’, 프랑스는 ‘예술의 나라’, 일본은 ‘질서의 나라’ 등등처럼 말이다. 일종의 관습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자연스럽게 침착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과거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던 나라가 부단한 노력으로 개선하기도 하고, 반대로 과거의 아름답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편없이 나빠진 경우도 적지 않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과의 대화집 ‘용서’를 저술한 빅터 챈 교수를 통해 ‘용서의 실천’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한국민들에게 보내왔다. 그는 “남한에서 서로 다른 믿음과 사상, 관점들이 충돌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용서의 실천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여전히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등촉’으로만 굳게 믿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을 한 차례도 와보지 못한 그에게조차 한국이 갈등과 혼란의 사회로 비쳐졌다면 그것이 바로 국가 이미지다.

김성한(코나스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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