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경남대 총장 “한반도 비핵화, 미.중갈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5일 ‘미국과 중국,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우리의 이익을 위해 미.중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정보기술연구원과 (사)21세기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미국과 중국,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박재규 총장은 이 날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를 넘어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이러한 갈등은 국제질서의 변화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역내 질서, 그리고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 변화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회의 창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한반도에서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을 찾을 수 있다“며, ”그 핵심에 북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모두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근본적 목표 실현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규 총장은 “20세기가 유럽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21세기는 동북아 중심으로 발전될 것”이라며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한반도 평화의 수레바퀴가 다시 멈추거나 역행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긴장관계가 고조되어 있는 미중관계가 타협을 이루어 성공한다면 중국은 체면치레가 되고 미국은 비용절감이라는 이득을 얻겠지만, 실패할 경우 정치적 대립구도가 심화되면서 동북아 지역의 안보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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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또 “한반도는 미중 양강구도의 함수가 될 것”이라며 “미.중의 현재와 같은 대립구도가 지속된다면 남북화해가 진전돼도 남북은 딜레마를 유지할 수 밖에 없으므로 미.중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반도의 평화정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재호 동신대 교수는 한반도가 4강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한국은 4강 사이에 존재하는 규수인데 주위 4대 가문의 총각들이 다 프로포즈하니, 규수는 어떤 총각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지내야 한다”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예화를 들어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되도록 중국과 일본이 도와줘야 하는데 우리가 일본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대륙세력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한일관계가 좋아야 할뿐 아니라 한일은 동아시아 대결구도 속에서 새로운 균형자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다자기구를 활용해 우리의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것이 미.중대결 속에서 불리한 점을 사전에 차단하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며 “동아시아의 큰 그림 속에 북미 중재자 뿐 아니라 큰 비전을 가진 동아시아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제학술회의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주요 정·관계 인사, 국내외 국제정치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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