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 배치하면 러시아도 맞대응"
“美 관리들은 러시아 공격 전에 우리 무기의 타격 범위와 속도 고려해야”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연방 의회 연례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유럽에 러시아를 위협할 새로운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러시아도 미국을 겨냥한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중거리핵전력 조약(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조약 탈퇴 추진과 관련한 러시아의 대응조치에 관해 설명하면서,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할 경우 이는 우리에게 아주 심각한 위협”이라며 “그런 경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칭적이고 대등한 행동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먼저 중·단거리(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할 의사는 없다"면서도 "일부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날아오는 시간은 10~12분에 불과하다"며 "러시아에 직접적 위협이 발생하는 영토 뿐 아니라 우리를 위협하는 미사일 시스템 사용에 관한 의사결정센터(지휘대)가 위치한 지역을 상대로 발사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리들은 러시아를 공격하기 전 우리가 갖고 있는 무기의 타격 범위와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고, 우리의 보복 조치가 예상되는 일을 결정하기 전에 계산을 하라"고 위협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작년 12월21일 열린 유엔총회에서 러시아가 주도한 INF 유지 촉구 결의안이 찬성 43표, 반대 46표, 기권 78표로 부결된 것을 두고, 위성국들(유럽국가들)이 미국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특히 미국과 같은 세계적인 강대국과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한 것으로, 사거리 500∼1천km 단거리와 1천∼5천500km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0월 러시아가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2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조약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공표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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