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러첸 추방 경고는 군사독재정권 연상시켜"
북한인권운동가인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씨가 29일 부산항으로 입국하다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준법서약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폴러첸씨는 법무부측과 10여 시간 동안 실강이를 벌이다가 "한국정부에 불이익을 주거나 공공의 안전과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이를 지키지 않을경우 강제퇴거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Notice)을 받았다.
폴러첸씨는 "다음달 2일과 6일로 예정된 북한인권관련 행사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연설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폴러첸씨는 그동안 국민대회 등에 참석,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고발하면서 "노무현은 김정일의 친구"라고 말하는 등, 현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 재미북한인권운동가 신동철씨에 의하면 이 때문에 폴러첸씨는 작년 8월 이후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및 경찰로부터 수차례 강제출국 경고를 받아왔다고 한다.
폴러첸씨 문제와 관련해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체류심사과의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폴러첸씨가 입국금지 해당여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했다고 보도됐는데,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제17조2항이 근거다."
- 선거법이나 공무원 관련법 등을 보면 대개 정치활동이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폴러첸씨가 그런 의미에서 '정치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여기서 정치활동이란 허위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하거나 발언을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익이나 외교상 이익을 해치는 경우 등을 의미한다."
- '정치활동'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아닌가.
"어느 나라나 출입국관리 사무에는 상당한 재량이 허용된다. 자국의 국익에 보탬이 되는 외국인은 입국을 장려하고, 국익에 보탬이 되지 않는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 위해서다."
- 폴러첸씨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고발하고, 북한 인권에 대해 우리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노무현 정부를 좀 세게 비판한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이나 외교상 이익을 해치는 것인가.
"기자님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 출입국관리법 제11조1항3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의 입국은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폴러첸씨에게 발부한 계고장에는 'disadvatage the Korean Government'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정부'란 무슨 의미인가.
"출입국관리법상의 대한민국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 달라. 현 정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의 '대한민국정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 준법서약서를 요구한 근거는 무엇인가.
"모든 외국인은 다른 나라에 입국할 때, 그 나라의 법률을 준수할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불법행동을 하는 외국인을 입국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그렇다고 입국하는 외국인마다 준법서약서를 쓰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과거 폴러첸씨의 활동에 비추어 볼 때, 그가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주의를 주고, 불법행위를 할 경우 추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하는 차원에서 준법서약서에 사인할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폴러첸씨가 그런 사실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 같아 그런 내용을 담은 계고장만 발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헌법전문가인 李모 변호사는 "인권의 보편성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인권 실상을 사실을 적시해 고발하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그와 관련된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폴러첸씨에 대한 출입국관리국의 경고에 대해 "과거 군사정권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하거나 인권운동을 하는 외국인을 강제추방했던 것을 연상케 하는 시대역행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李변호사는 "외국인의 출입국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는 제한이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자의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폴러첸씨가 추방될 경우, 법집행상의 문제 때문이라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법 자체의 자의성이 문제가 된다면 위헌소송 제기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일과 그의 최후’에 관한 다큐드라마가 제작된다고 지난 24일 재미교포 탈북지원 인권운동가가 밝혔다.
#배진영(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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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30 오후 5:3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