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북한 망명정부 수반 제의 거절(?)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일본에 있는 북한 당ㆍ군ㆍ정 고위간부 출신 탈북자들이 지난 19∼20일 일본 도쿄에서 `반(反)김정일 국제회의'를 갖고 이르면 내년 3월께 일본에서 망명정부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특히 황장엽(81) 전 노동당 비서를 북한 망명정부의 대표로 추대하겠다는 방침을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밝혀 황씨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씨는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한 이후 북한 민주화에 대한 소신을 주장해 왔고 지명도가 높아 향후 북한 망명정부가 수립되면 수반이 될 가능성이 높은 `0순위' 인사로 꼽혀왔다.
그는 지난 3월 이동복 전 의원과 함께 `북한민주화포럼'을 결성한 데 이어 9월에는 인터넷 `자유북한방송' 방송위원회 위원장에 취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명예 방송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황씨는 지난달 26일에는 국내에 있는 탈북자 단체 관계자 등을 모아 회의를 개최하고 그간 개점 휴업 상태였던 `북한민주화동맹(가칭)'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그를 아는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황씨가 그간 '마음 속으로만 품어왔던 복안'을 하나씩 차근차근 현실로 옮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황씨는 현재 망명정부 수립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의 한 측근은 "황 전 비서는 한국을 북한 민주화의 기지로 만들어야 하지 망명정부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황 전 비서는 남한에 엄연히 한국 정부가 존재하는데 해외에서 망명 정부를 수립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데다 북한 민주화에 공감하는 각계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단체 결성이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의 또 다른 측근은 "황씨는 자신이 (정치적) 야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쳐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망명정부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달 중순께 중국과 일본을 드나들며 서울에서 망명정부 수립을 추진 하고 있는 인민군 장교 출신 탈북자가 자신을 찾아와 참여 의사를 타진했지만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 민주화 관련 활동에 자금지원을 약속한 북한인권법 시행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망명정부 수립이 급물살을 탈 경우 결국 황씨도 대세를 따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망명정부를 찬성하는 한 탈북지원단체 관계자는 "망명정부가 조직적 틀을 갖추고 분위기만 무르익는다면 막판에 황씨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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