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안개모 의원들, '국보법폐지 반대`가 우리의 공식입장
박상돈 의원 자신의 홈페이지에 '폐지반대'주장
|
열린우리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인 박상돈(朴商敦)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안개모 의원의 생각'이란 글에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반대하는 많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와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속도조절'을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보법폐지안에 대해 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고 안개모 회장인 유재건(柳在乾) 의원이 이를 공식입장으로 확인했다.
박 의원은 국보법 완전폐지에 대해 60%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된 한 여론조사결과를 인용한 뒤 "국가보안법은 언젠가는 폐지돼야 할 법이지만, 폐지 후에 나타날 역기능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수많은 개혁 법안이 국민 여론의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면 기다리면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개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 개혁을 해 놓은 다음에 국민을 설득시키면 된다는 자세는 오만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이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포용과 설득"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를 반개혁적이라느니, 걸림돌이라느니 하는 식의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어 옷깃을 여미는 심정이나, 그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박 의원의 개인성명 형식으로 발표됐지만, 안개모 회장인 유재건의원이 작성 과정에 직접 참여했고 "박 의원이 발표한 글은 안개모 공식입장"이라고 유 의원이 설명했다. 안개모가 이처럼 `공식입장'을 밝힌 것은 당 지도부가 이번 주 중 국회 법제사법위에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범 이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안개모가 재삼 국보법에 대한 속도조절론을 제기함에 따라 당내 `보(保)-혁(革)' 노선 갈등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 의원은 "당 지도부에 국보법 폐지안 상정에 앞서 대화와 타협이 선행돼야 한다는 안개모의 의견을 조만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개모 박상돈(충난 천안을, 육사28기)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안개모 의원의 생각' 전문을 소개한다.(konas)
안개모 의원의 생각 -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박상돈 -
길지 않은 한국의 현대정치 현실에서 역사적, 시대적 요구요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국민의 높은 기대와 함께 노무현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출범하였습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지난 4.15총선에서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동시에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참여정부를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개혁은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개혁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개혁은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든가 민주주의라든가 자유와 인권이라든가 하는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가치와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이요 수단을 말합니다.
개혁 정책에는 보수적인 것도 있을 수 있고, 중도적인 것도, 급진적인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 정치에서 개혁은 진보와 동일 시 되는 반면, 보수적 혹은 중도적 개혁세력과 이념은 곧바로 수구로 등치되는 이분법적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민다수의 여론을 외면한 채 국민과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과 함께 가려는 노력이 부족한 개혁은 자칫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포용과 설득이 어렵다 하더라도 배제는 비도덕적입니다. 민주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이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포용과 설득을 통한 함께함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국가의 목표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잘 사는 나라, 국민 모두가 주인 되는 민주공화국의 건설입니다. 인간의 사회가 존재하는 한 사회적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타나는 갈등을 슬기롭게 조정하는 역할이 정치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입니다. 정치는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서 국가적 목표를 달성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국가적 비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입니다. 국민과 함께 국가비전의 방향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면 『속도』 또한 국민의 『동의』와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수많은 개혁 법안이 국민 여론의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면 기다리면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개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 개혁을 해 놓은 다음에 국민을 설득시키면 된다는 자세는 오만한 생각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최근 정치권을 비롯한 국가적으로 여러 개혁법안들에 대한 논란으로 많은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갈등이 표출되는 현실에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개혁 그 자체가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거나 『방법』이라고 하는 사실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언젠가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할 법입니다. 과거 남북간 이념적 대립이 극심했던 시절 제정 되었지만 한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기도 한 법이라는 사실에 저는 동의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념적 갈등을 해결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길목에 서 있습니다.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가보안법의 폐지 논의가 사회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의 폐지, 또는 존치에 대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먼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의 폐지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역기능을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6.25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많이 계십니다.
지난 10월 19일 MBC시선집중과 코리아리서치의 공동여론 조사결과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합니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존치 및 일부개정이 62.2%, 폐지 후 형법보완 22.6%, 완전폐지 7.8%, 모름 · 무응답 7.4%로 아직도 국민 다수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완전폐지 및 형법보완에 대해 많은 반대하는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여론은 여론일 뿐입니다.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정치는 여론을 중시해야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많은 국민들의 의견들에 대하여 포용과 설득을 통하여 우리들이 추구해야할 가치와 이상에 대한 개혁을 그 누구도 배제함이 없이 함께 하고자 하는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보수 또는 진보의 이념을 떠나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반대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불안감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시간적 여유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들의 모임에서는 국민과 더 많은 대화와 토론과 설득을 통해 국민과 함께 가려는 노력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안정적 개혁을 이루어 나가고자 합니다. 필요하다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더라도 인권위해시비를 없앤, 그 대신 다수국민들이 국가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보완입법(대체입법 또는 형법보완)을 통해 우리의 진정성을 국민 다수에게 인정받으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이러한 저희들에게 반개혁적이라느니, 걸림돌이라느니 하는 식의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어 옷깃을 여미는 심정이나, 그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안정적 개혁을 통한 신뢰감으로 더 폭넓은 지지기반을 확보하여 개혁을 지향하는 열린우리당이 국민과 함께 하는 진정한 국민의 정당으로 뿌리내리도록 돕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보고, 이를 충실히 해 나가고자 할 따름입니다.
역사는 지도자의 이름은 기록할지라도 지도자들만이 만들어 갈 수는 없습니다. 역사를 꾸려가는 주인은 비록 역사가 그 이름을 한사람 한사람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을지라도 진정 국민일 뿐입니다. 개혁이라고 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기회를 반드시 국민과 함께 이루어 나아가겠습니다.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