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정국 새국면
野, "여 국보법 폐지당론 철회해야"
열린우리당이 7일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유보하고 민생.경제법안 처리를 위한 연말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함에 따라 정기국회 막판 경색정국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안 연내처리 유보 방침을 `임시국회 소집용'으로 규정, 국보법 폐지 당론 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임시국회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보법 문제를 비롯한 `4대입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간 연석회의 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민생과 개혁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여야대타협'을 제안한다"면서 "우리당은 어제 법사위에 상정된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에 (연말) 임시국회 소집을 제안한다"며 "임시국회에서 민생.경제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개혁법안도 국회 내에서 함께 토론하고 합리적 타협을 통해 연내에 처리하자"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보법 개.폐 문제 처리를 위해 연내 입법청문회 개최 및 국민대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그는 또 "여야 대타협을 향한 우리당의 제안은 합리적인 토론의 정치를 복원함으로써 절박한 국가적 과제를 조속히 해결해나가자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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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 폐지 날치기 미수사건으로 우리 정치를 코미디로 만든 `날치기당'이 `새로운 국회'와 `일하는 국회'를 만든다는 것은 우습다"고 비판하면서, 열린우리당에 국보법 폐지 당론 철회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4대 악법' 밀어붙이기로 정기국회를 완전히 망쳐놓고 임시국회를 말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라면서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열자는 주장은 야당과 국민을 핑계대고 `4대악법' 날치기를 위한 장을 만들려는 속셈"이라며 연말 임시국회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대타협을 원한다면 날치기 미수 난동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아울러 국보법 폐지 당론을 철회하고, 나머지 3개 악법에 대해서도 위헌성, 정략성 부분을 삭제하고 야당과 진지한 자세로 타협해 합의처리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당분간 국보법 개.폐 문제에 대해선 전면전을 피한채 나머지 3대법안 및 `뉴딜 3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공방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안 연내처리 유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개혁열망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행위"라면서 "국민의 개혁열망을 짓밟고 반민생악법으로 한나라당과 야합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與 국보법 처리유보 배경..
국회 법사위에서 한나라당과의 물리적 충돌 끝에 국보법 폐지안의 `기습상정'을 시도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안에 대한 연내 처리 방침을 전격 유보했다.
연내 처리 유보에 결정에 대해 이부영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가보안법 (폐지의) 실현 가능성과 야당의 역량, 산적한 민생관련 법안 등을 전체적으로 저울질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이른바 `구국적' 결단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의 이날 선언은 국보법 폐지에 부정적인 국민 정서와 한나라당의 반발 등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볼 때 시기가 특정되지 못했을 뿐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국보법 폐지안 상정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 사태가 여론의 반발을 크게 불러일으키자 `유보 선언'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시도한 변칙상정에 대한 여론의 동향이 심상치 않고, 때마침 안영근 의원 등 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이 반발 조짐을 보이자 발표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이 의장 역시 "그전부터 판은 그렸는데, 어제 일이 계기가 됐다"면서 "안건 상정을 시도하면서 부산하게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이 한나라당과 굳이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극한대립을 마다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핵심 당직자는 "개혁 지지층을 재결집하는 한편 당내 강경파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국보법 폐지를 위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그냥 물러섰다면 "정기국회에서 한게 뭐있느냐"는 비판론이 제기되지 않았겠느냐는 반문인 셈이다.
물론 강경파들 사이에서 `개혁후퇴'라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지만 국보법 완전폐지론자인 임종인 의원은 "연내처리 유보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에 임시국회 소집 거부의 빌미를 주지 않는 동시에 `퇴로'를 열어주려는 의도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른바 여권이 추진중인 민생.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연말 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서왔으나 우리당이 4대 법안 중 핵심인 국보법 처리를 유보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입장 변화가 주목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문희상 의원은 "상당히 묘안이지 않느냐"면서 "우리가 국가보안법의 끈을 놔줬는데 한나라당이 민생법안 처리를 거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당 중진인 장영달 의원은 "그런 중대한 결정은 의원 총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연내처리 유보결정을 내리려면 한나라당으로 부터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폐지한다고 약속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선언하면 안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동시에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통해 임시국회 소집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 연말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압박카드'로는 아직 효과를 내지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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