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분간 우리의 각종 대화제의에 대해 침묵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는 대신 한반도를 사정거리로 한 각종 단거리발사체나 신형 무기체계의 실험에 나설 것이며, 2020년중 표명된 ‘4대군사행동’을 실천에 옮기고, 금강산 지역의 우리 시설을 일방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수석연구위원은 연구원이 발행하는 이슈브리프 ‘북한 8차 노동당대회 분석: 말의 성찬(盛饌) 속에 감춰진 평양의 고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이슈브리프는 지난 5일~12일 간 개최되었던 북한의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현실인식과 대내외적 정책방향을 평가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총화보고, 당 간부 토론, 당 지도기관 선거 등에서 나타난 함축성을 분석하는 한편, 감추어진 북한의 고민을 진단했다.

 차 박사는 8차 당대회를 통해 나타난 시사점으로 어려운 경제상황과 마땅치 않은 해법에 대한 북한의 고민, 사상무장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 군사력 건설과 ‘병진정책’ 확대를 통한 활로 모색, 강성 대남/대외정책 속의 일부 변화 여지 마련, 권력엘리트 재편과 여전히 진행중인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실험 등을 제시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김여정의 위상 하락과 관련하여, 차 박사는 이것이 문책성 인사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김여정 ‘2인자설’을 사실상 부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차 박사는 이번 당대회 이후 북한이 물질적 부족과 내핍을 사상무장으로 극복하려 할 가능성이 있으며,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긴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았다.

 반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는 북한이 먼저 대화를 요청하거나 제의하는 자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며, 자신들의 정체성에 반하는 발언이나 정책이 나올 경우 이를 강경하게 받아치는 발언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견했다.

 끝으로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차 박사는 현 시점에서는 섣부른 대화 시도와 북한의 메시지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 부여보다는 적절한 ‘숨 고르기’가 필요하며, 한미간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협의를 조기에 강화해 나가야 하고, 북한의 증대된 군사위협을 고려하여 우리의 국방개혁 계획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