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군 경계문제, 환골탈태 자세로 확 바꿔야!
첨단 장비 있어도 사람이 보고 조치 못하면 그저 무용지물일 뿐
지난 2월 16일 북한 남성이 동해안 통일전망대 부근으로 헤엄쳐 상륙한 후 7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다가 출동한 군에 의해 민통선 이북지역에서 검거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른 22사단이 사실상 ‘재창설’ 수준으로 바뀐다는 내용이 최근 보도됐다. 최근 군 경계 감시망이 자주 뚫리면서 목청 높여 완벽 경계를 다짐하던 모습이 무색해지고 우려를 지나 위기감마저 들게 한다. 2월 23일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북한 남성의 월남 경위와 군의 대응조치 등에 대한 검열단의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남성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월남할 당시 감시 및 경계용 카메라(CCTV)에 10차례 포착됐는데도 군은 8번이나 놓쳤다고 한다.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까지 이동해 식별될 때까지 3시간 11분 동안 모르고 있었고, 소초에서 포착된 지 31분 만에 주요 부서와 직위자들에게 상황을 전파해 늑장 대응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게다가 이 남성이 해안 철책 배수로로 들어왔는데 부대는 지형과 지뢰 위험 등으로 파악이 어려웠다는 이유로 이 배수로의 존재 자체를 그동안 몰랐다고 한다.
국민들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경계작전 문제를 군 기강해이로 보고 있다. 아울러,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에서는 군이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평화무드에 사로잡혀 경계태세가 이완되고 위기감이 느슨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은 군에 대해 ‘결코 개미 한 마리도 넘어와서는 안된다’는 높은 수준의 완전한 경계작전을 요구하고 있다. 군은 어떠한 경우라도 적의 침투.공격에 대비해야 하는데 실상을 보면 군이 그런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따갑게 질책하는 것은 분명 군이 경계작전에 실패했기 때문이며, ‘양치기 군대’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함을 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잠잠하다 싶으면 터져나오는 군의 경계실패 소식이 너무나 안타깝다.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경계작전의 과학화 시스템을 살펴보자. 과거에는 사람에 의한 경계 작전을 실시하다가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감축에 대응해 점차 과학화 경계장비를 구축하여 첨단화시켰다. 군은 이런 시스템을 ‘멧돼지 한 마리도 넘어올 수 없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다. 군이 그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 보강 등을 강조했지만 그런 다짐이 무색해졌다. 전자감시체계에 지나치게 의존해 사람의 감시가 이전보다 느슨해지고 소홀해진 문제는 장비를 활용하되 사람 중심의 경계작전이 이루어지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군부대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면, 이번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감시소초(GP)와 일반전초(GOP) 등 전방경계와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는 사단이다. 일반 최전방 GOP사단의 책임구역이 25∼40㎞ 수준인 것과 비교해 22사단은 책임구역이 육상 30㎞, 해안 70㎞ 등 총 100㎞에 달해 다른 GOP사단에 비하면 너무 넓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22사단에 추가병력 지원 등 특탄의 조치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의 조치는 잦은 경계작전 실패에 대해 질책과 책임추궁의 반복이었다. 군은 이러한 ‘처벌만능주의’에 대해서 능사가 아니라는 다수의 의견이 존재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경계작전 실패 사례가 있었고 언론에 대서특필될 때마다 지휘관들이 옷을 벗는 일이 반복돼 왔다. 그래서인지 22사단이 ‘별(장교)들의 무덤’으로 회자되는데 이는 장군 한 명을 길러내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물론 사기를 중시하는 군의 특성상 지휘관에 대한 보직 해임시 장병의 사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데 있다. 한 번 떨어진 군의 사기는 단기간 내 해결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부대 구조의 현실적인 조건을 참작해 편제에 더해 추가 부대를 투입하거나 경계 책임을 조정하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적용해야 한다.
경계근무 여건의 구조적 문제가 개선·보완된 체계 속에서도 경계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경우 당연히 ‘일벌백계’해야 한다. 합참은 지난 2월 23일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월 1일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22사단에 대해 이르면 이달 초부터 현재 병력 및 부대구조와 작전 책임구역 범위의 적정성,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성능 등에 대한 정밀 진단 작업에 착수해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또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작전기강을 확립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매번 같은 내용을 가지고 목청껏 철통경계를 외친다고 완벽경계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특단의 대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선책을 내고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준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결국 경계의 최종 마무리는 첨단장비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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