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사이트 차단 해제 안된다"..네티즌 통일부 비난 쇄도
통일부가 지난해 11월 정보통신부의 조치로 차단했던 일부 친북사이트에 대해 재접속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네티즌들이 '안된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통일부는 유해성이 적은 친북사이트의 경우 통신의 자유와 국민의 정보이용권 확충 차원에서 차단을 해제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치권 일부와 재향군인회 등 보수 시민단체에서는 국민을 북한의 선전선동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키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통일부는 일단 크게 해롭지 않은 친북사이트에 대한 차단조치를 해제한다는 원칙을 마련하고 해제대상 사이트 선정기준 등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관계 부처간 조율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7일 북한문제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해제기준에 대한 여론 수렴작업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 해제 사이트 선정기준으로는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이트, 비정치적 내용이 포함된 사이트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계와 학계, 언론계가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이트도 해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누가 운영하는가에 따라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친북사이트를 폐쇄하는 과정에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연구 전문가나 언론에서 접속하는 사이트도 폐쇄됐다”며 “특별히 유해하지 않은 사이트는 가능하면 (다시 접속할 수 있도록) 빨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방침에 대해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통일부가 남북관계 진전이란 기대를 지나치게 의식해 독단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인터넷은 일단 문을 열면 다시 닫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 만큼 통일부가 다른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해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향군인회 등 보수 단체들도 친북 사이트 개방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의식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친북 사이트에 대한 규제를 풀 경우 안보 의식이 흐려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재향군인회 배상기 안보국장은 "북한 조선노동당 선전선선동부의 직.간접 영향을 받고있는 친북사이트를 놓고 '비정치성'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며 "차단된 32개 사이트 중에는 광광안내 등의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도 없진 않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이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배 국장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북한의 선전선동 내용을 여과없이 접속하게 됨으로써 북한의 실상을 잘못 인식하고 사상적으로 혼란을 일으킨다면 누가 그 책임을 지겠는가. 친북사이트 차단 해제는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친북사이트와 사상전을 선포하며 출범한 '인터넷범국민구국협의회'(운영위원장 김관철)회원들도 4일 정 통일부 장관의 해제조치 발언 이후 통일부 홈페이지에 100여건의 비판 글을 올려 놓고 있다.
아이디 '김장군'씨는 "친북 사이트 풀면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뇌를 당할지 모른단 말이오...청소년들이 일반 방송 매체를 보고 따라하는 것도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데..그런 친북사이트의 내용은 더욱더 현실에 맞지 않는 이상주의 자들의 말에 아무런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단 말이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시작부터 하지 마시고, 제발 신중히 행동하십시오"라는 비난 글을 올렸다.
아이디 '이용국'씨는 "폐쇄된 친북사이트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김일성, 김정일 찬양과 북한체제 선전에 열중입니다. 하나도 변한게 없는 친북사이트를 왜 폐쇄 해제하려는지 의문입니다. 북한이 요구한다고 그대로 들어주는 통일부가 우리 국민의 지지를 받을수 있겠냐구요? 폐쇄를 풀어줘야 남북관계가 좋아집니까? 북한의 눈치만 보는 대북정책 이해가통 안가네뇨!!"라고 비난했다.
인터넷구국협의회 김관철 운영위원장은 "국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된 문제의 32개 친북사이트는 김일성 주체사상 학습과 김정일 가계우상화, 북한 체제 선전에 중점을 둔 유해 사이트로서 우리나라 청소년과 젊은 네티즌들의 사상을 크게 오염시켜 왔기에 지난해 11월 정통부가 차단조치를 한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차단된 이 사이트의 컨텐츠는 남한과 미국을 비난하고 북을 찬양하는 利敵사이트 이다. 그런데 왜 정 통일부장관은 뜬금없이 일부 사이트의 차단을 해제하겠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김윤태 정책실장은 “우리 국민들은 아직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만큼 대북 위협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상태”라면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북한이 요구해온 것에 무작정 끌려다닌 결과가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 한상범)는 10일 "정부가 나서 친북이라는 말을 하면서 차단했던 문제에 대하여 대승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참으로 큰 결단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에서 북으로가고 북에서 남으로오는데 남북이 상호 교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남북에 대한 상호방문을 가로막은 일을 하였다"며 정부의 차단해제 움직임을 지지하는 글을 통일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친북 사이트 차단 실태=친북사이트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코나스 등 인터넷 매체와 언론, 보수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10월 김일성 방송대학이 인터넷으로 주체사상 강의를 내보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친북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본격화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은 정보통신부에 관련 사이트 46곳에 대한 접속차단을 요청했고 정통부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같은해 11월12일 32개 친북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토록 인터넷서비스업체에 지시했다.
차단된 사이트에는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통일학연구소’ ‘범민련’ ‘구국전선’ ‘조선인포뱅크’와 함께 국내 언론들이 자주 인용해온 ‘조선신보’ ‘조선통신’ ‘민족통신’ 등도 포함됐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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