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지난해 서해교전 직전 대북정보를 지나치게 변형 보고하고 기무사가 표적조사했다고 주장해 징계를 받은 한철용(57) 예비역 소장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16일 "징계는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보수집 부대장인 원고가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 침범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장관이 햇볕정책 훼손을 우려해 정보분석보고서 내용을 수정토록 지시했다고 속단해 이후에도 '단순침범'으로만 보고한 것은 그릇된 판단에 따라 직무를 태만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국정감사에서 군사비밀인 정보분석보고서(블랙북)를 취재기자들 앞에서 흔들어 보여 군사비밀 누설위험을 초래했으며 '기무사가 표적조사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발언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한 소장은 지난해 6월 서해교전 직전 북한경비정의 남하 의도를 3가지로 보고했다가 '예하부대 혼선을 막기 위해 북측 의도를 재정리하라'는 장관 지시에 따라 '단순침범'으로만 보고했으며 국정감사에서 블랙북을 흔들어보이고 '장관이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시켰다'는 등 발언으로 국방부 군인징계위원회에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