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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자주'라는 것

Written by. 홍일식   입력 : 2005-02-06 오전 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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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젊었을 때는 시력이 근시(近視)였다가 늙어 가면서 원시(遠視)가 되어가는 것은 어김없는 자연의 이치다. 시력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꼭 이와 같다.

지금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오늘날 우리의 분단이 전적으로 2차세계대전의 결과물이요, 미·소 냉전의 산물로만 생각한다. 물론 현 분단의 직접적인 계기가 그것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한반도 분할을 국제적으로 논의한 것은 자그마치 4백여년이 넘는 역사적 뿌리가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첫번째 기록은 1593년, 그러니까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듬해 6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명나라 강화사 사용재(謝用桐)에게 주어 보낸 소위 일본의 국서라는데서다. 당시 일본이 명(明)에 제시한 7개 강화 조건 중 네번째 항목이 조선의 8도를 이북의 4개도와 이남의 4개도로 분할해서 남쪽을 일본이 갖겠다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1894년 7월, 청·일 전쟁 발발 직전에 나온 영국 외상 킴벌리(Kimberley)의 안이다. 당시 한국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있던 일본과 청나라를 중재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이 안은 구체적인 경계를 표시하지는 않았으나 한반도를 청·일 두나라가 분할 점령하자는 내용이었다.

세번째는 1896년 6월, 당시 제정 러시아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참석한 일본 외상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와 러시아 외상 로마노프(Romanov)와의 회담에서다. 이때 일본 외상은 한반도의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분할하여 러시아와 일본이 남·북을 나누어 갖자고 제의한 것이다.

네번째는 1903년 9월, 당시 주일본 러시아 공사인 로오센이 일본 측에 제시한 한반도 분할 안이다. 북위 39도선을 경계로 분할하되 그 이남에서 일본의 특수이익을 누리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지난 날의 이같은 논의와 시도가 모두 좌절되긴 하였지만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어느 경우에나 그 좌절과 실패가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나 정책 또는 우리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또 우리 국토의 분할 문제가 우리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조정이나 정부는 철저히 배제된 채 강대국 끼리만의 논의요 협상이었다. 이것은 오늘날의 분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우리에게 이처럼 황당한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역사적 맥락과 지정학적 조건이다. 동북 아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우리 한반도다. 따라서 한반도 전체가 대륙세력권으로 넘어가면 해양세력인 일본(오늘날에는 미국을 포함)이 잠을 못잔다.

마치 한밤중에 자기 가슴에 비수를 꽂을 것만 같은 불안과 공포에 떨지 않을 수가 없다. 반대로 한반도 전체가 해양세력권으로 넘어가버리면 중국과 러시아가 또한 불안해서 잠을 못잔다. 자기네 안방으로 쳐들어오는 발판과 교두보를 스스로 내준 꼴이 되어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따라서 주변의 열강들은 한반도가 어느 한쪽 세력에 완전 귀속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자기네 운명과도 직결되는 죽고 사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한국전쟁 때도 객관적 상황으로 보아 당시 중공군이 절대 참전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던 맥아더의 판단이 빗나간 이유도 이러한 맥락과 조건에서 보아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따라서 한반도에서의 “외세”라는 존재도 그것을 단순히 일반적·사전적 의미에만 국한해서 생각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까 한반도에서의 외세는 우리의 물리적인 힘과 주체적인 의지만으로는 물리칠 수도, 물리쳐지지도 않는 일종의 숙명 같은 것이다. 지난날 우리 조상들의 사대교린(事大交隣) 정책도 이러한 상황논리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의 일부 젊은층에서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북한 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자주요 주체가 아니다. 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한 교묘한 전술이거나 아니면 무모한 배타적 고립주의일 뿐이다. 극단의 배타적 고립주의는 비극적 자멸이나 처절한 ‘아파치족의 최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의 젊은이들이 갈망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자주 의식·주체의식’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이 땅에서 숙명과도 같은 외세를 뿌리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외세를 능동적으로 포용하는 것이다. 숙명적인 외세와 공존하면서 그 안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여 그들과 함께 번영해 나가는 길을 모색해 가는 것이다.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민족 공조’란 듣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결국 배타적 고립주의에 빠져 남북이 동반자살하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홍일식(한국외국어대학교 이사장, 전 고려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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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꾸로가는 한국    수정

    이와같은 난세에는 히트러와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히틀러도미국과 선린외교하고 국가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유태인 학살을 자행하지 않았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수있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5-06 오전 12: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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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소리    수정

    홍일식 총장 같은 지도급 인사들이 이처럼 좋은 글을 자주 올려서 젊은 망나니 국회의원들이 읽고 깨우치게 해야한다. 존경받는 어른들이 젊은이들의 기에 눌려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나라가 바로 가지 못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2-07 오후 8: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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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랑이    수정

    정말 훌륭한 스승님의 가르침입니다. 홍 총장님 시절에 고대를 다녔던 제자들이 이 글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고려대학을 다녔던 학생 중 상당수가 정치와 언론과 정권의 요직에서 북한의 민족공조론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제대로 볼줄 모르는 홍 총장님의 제자들이 지금 여론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

    2005-02-06 오후 6:21:41
    찬성0반대0
  • 숲    수정

    이런 좋은 말씀을 젊은이들이 많이 볼 수 있는곳에도 시어 주시면 좋으련만...</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2-06 오후 1: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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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   

    '自主'는 내면적으로 가꾸어야 할 덕목이고, 세계화 시대에는 겉으로 표방하면 외국으로부터 왕따 당하기 쉽다. 북한은 '자주'라는 말을 앞세워 미군철수를 주장한다. 이것이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인 줄 모르는 남한의 젊은세대들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2-06 오전 9: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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