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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렬 판사 | |
지난해 양심빙자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현직 판사가 이번에는 다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복무 입법안이 제정될 때까지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례적으로 보석을 허가해 구속 상태의 피고인이 풀려났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13일 종교적인 이유로 입대를 거부해 지난달 14일 구속 기소된 황모(21)씨의 보석 신청을 허가해 석방했다.
이 판사는 황씨측 법정대리인이 "당정이 대체복무를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에 법개정이 이뤄지면 무죄가 될 수 있는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신청한 보석을 "타당하다"며 허가했다.
그런데 이 판사는 지난해 5월 종교적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양심빙자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사법부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사회전반에 대체복무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핀 주인공이다.
이 판사는 또 "황씨측이 병역법 개정안이 입법될 때까지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하면 최대한 피고인측의 입장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지난해 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의 1.5배(36개월)를 사회복지요원으로 근무케 하고, 이를 빙자해 병역을 기피하면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편 양심빙자 거부자에 대한 무죄선고가 이루어 진 직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회장 이상훈)는 지난해 5월 21일 법원이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양심의 자유를 내세우며 병역소집을 거부한 자와 기피한 자, 그리고 예비군 소집훈련 거부자 등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해 “법원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나 남북분단의 특수한 안보상황과 대법원 판례, 법적용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재향군인회는 이 성명에서 “특정인들이 자기 개인적인 신념이나 사상, 또는 종교적 교리에 따른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한다는 것은 국민적 도리와 의무를 저버린 반사회적, 반국가적 행위로 엄중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만약 대한민국 남자 모두가 너나할 것 없이 자기 양심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한다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코나스 2004. 5. 21자 기사).
한편 병무청도 같은 날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법원의 첫 무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병역거부권을 종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병무청은 성명에서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안보환경 속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면 병역의무 이행의 기본질서가 와해돼 국가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또 종교적 신념에 의한 대체복무를 인정할 경우 종교상 특혜시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특정 종교인들에 대한 병역상 혜택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병무청은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양심'을 합법적인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며 `병역거부권 인정 및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반대해온 기존 입장을 앞으로도 고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정렬 판사에 의한 피의자 "보석 석방" 판결소식이 전해지자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성토의견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이디가 "3000" 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댓글에서 "이봐, 이 판사! 당신은 판사 노릇을 무슨 장난삼아 하는 것 같아. 이른바 '양심의 자유'를 빙자해 병역을 기피한 자에 대하여 당신이 '무죄 석방' 을 선언하고, 그 후 각 지방법원에서 같은 사안에 대하여 당신과는 전혀 상반되는 유죄 판결, 대법원과 헌재에서 현행 병역법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놓았으면 당신은 '아주 치명적인 오판을 한 것' 이며, 마땅히 판사직을 그만두었어야 했다" 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 "조병산" 은 "남의 눈에 튀는 것을 좋아하는 자들 치고 다른 흑심을 안 가진 이가 드물 것이다" 면서 "하물며 그것이 판사든, 검사든, 기자든, 정치인이든 지간에 제발 자중자애 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혼란스러운데 사회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자들이 독단적인 판단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며 기존 질서를 무시한다면 과연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더욱 심사숙고하고 자중해야 한다" 고 당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아이디가 "hnjjong" 인 네티즌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고위층에서부터 헌법을 무시하더니 이제는 판사들도 헌법 알기를 개밥그릇의 뼈다귀로 알고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에 개병주의(皆兵主義)로 되어 있는지, 모병제(募兵制)로 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게다가 국민의 4대의무가 무엇인지는 알고있는지 묻고싶습니다. 대체복무의 차원에서 사회복지요원으로 복무를 할 수만 있다면 어느 누가 군대를 자청해서 가겠습니까?" 하고 점잔케 한 마디 하기도 했다. (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