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물결·만세 함성 울려 퍼진 서울광장에서

3월 1일 오후 2시 1만여명의 시민이 뿜어내는 함성은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애국가와 찬송가, 삼일절 노래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3시간 여를 앉아있어도 어느 누구 한마디 불평 불만도, 그 자리를 이탈하려 하지 않았다.
86주년 3·1절 기념일을 맞아 애국시민이 주축 되어 '북한 해방 3·1절 국민대회' 가 진행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3·1절 국민대회는 지난 2003년부터 금년까지 매년 시행 되어왔지만 특히 금번 국민대회는 어느 해 보다 시사하는 바가 크게 느껴졌다.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상정하고 한국주재 다카시마 도시유키
(高野紀元) 일 대사가 '독도는 일본 땅' 발언으로 고조된 국민적 감정이 극도로 격앙된 데다 북한의 핵보유 공식선언 및 6자 회담 거부 등으로 북한은 말할 나위 없고 한반도로 국제적 시선이 모아지면서 예의 주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날 행사 시작 전부터 시청으로 향하는 지하철 역사에는 행사를 알리며 각종 팜플렛을 나눠주는 안내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손에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 들은 속속 들어차 질서 있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국민대회는 먼저 기독인들의 기도로부터 시작되었다.
소리내어 통곡하듯 외쳐 대는 그들의 기도와 간절한 기원은 여느 때와 달랐다.
나와 내 가정의 행복과 안위를 비는 통상적인 기도음이 아니었다. 그들의 기도는 나라의 운명과 이 순간에도 북녘 땅에서 희대의 독재자 김정일과 그를 추종하는 광신적 역도(逆徒)들로부터 갖은 고문과 학살, 비인간적 만행으로 처참한 삶을 영위한 채 죽지 못해 살아가는 정치범 수용소 수용자와 북한동포들에게 내일의 희망에 대한 믿음과 은혜의 손길을 베풀어 달라는 나눔의 기도, 베품의 기도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은 또 기원하고 있었다. 나라를 요절내고자 하는 사회주의자, 친북 좌익세력들은 허울 좋은 미명에서 깨어나 이 땅에서 더 이상 김정일 추종과 주구노릇 그만두고 회개하여 나라의 안보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그들의 노예 같은 삶을 해방시키는데 함께 동참해 나가자고...
100년 전 일본에 의한 강압적 을사늑약으로 순박하기만 했던 이 나라 백성들이 나라를 잃고 유랑하며 망국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던 것은, 결국 당시 위정자들의 주변 강대국에 대한 정세미비와 안일한 안보의식, 나라를 방비하고 지키고자 하는 힘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지금 현재의 우리가 처한 상황과 정세는 또 어떠한가?
광복 60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자 3·1절 86주년을 맞은 해지만 북한 동포에게는 노예생활 60년이라는 절규는 그들의 가슴에 그리고 우리의 가슴에도 그 어떤 한기보다도 더한 싸늘 함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2월 18일 "6·25전쟁 국군포로 가족모임" 창립식에서 한 국군포로 가족이 북한에서 그들이 겪어야 했던 비참한 삶을 토로하고 부친이 남긴 마지막 유언이 "내가 죽거든 언젠가 고향 땅 도로 가까운 곳, 그리고 자동차 소리가 많이 들리는 곳에 묻어달라" 했다며 목이 메이던 모습을 보면서, 이 날도 납북자 가족이 무대에 나와 "사진으로 만 봐왔던 아버지가 그리워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보고싶다"고 눈물로 호소해 한동안 장내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어 놓는 것을 가슴 저미는 심정으로 느꼈으니.
이것이 바로 우리 민족이다. 이것이 바로 남과 북의 현실이요 분단되고 이산되어 60여년, 피랍되어 또 몇 년이던가!
이 고통을 잉태하며 비극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이 바로 북한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필두 로 한 광신적 공산주의 집단이다. 그들은 오늘도 생존이 확인된 542명 6·25전쟁 국군포로 와 6·25 이후 486명의 피랍자를 위시한 2천만 북한주민들에게 무한 권력을 휘두르며 또 다른 부자세습에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서울광장을 휘감아 가는 그 순간에도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외쳤다.
86년 전 일제의 시퍼런 칼날 앞에서도 피끓는 기개로 만세함성을 외쳤던 것은 오직 내 나라 내 조국을 찾기 위한 일념이었으며 그 절치부심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어 낸 것이다.
그리고 86년 후 오늘 그들 후예의 바람은 이 나라를 핵의 공포로 몰고 가려는 김정일 집단 으로부터 자유롭고, 노예상태에서 신음하는 북한동포를 구출코자 독재자 김정일을 타도하는 것 뿐이라고 외치고 또 외친 것이다.
이 날 대회 말미 8년 전 망명하여 현재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황장엽 선생의 영상메시지가 가슴에 닿아왔다. "남북은 한날 한시에 해방되었으나 오늘날 남북 간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기적이 아니라 역사발전의 필연적 귀결이다. 진짜 불가사의한 기적은 생지옥을 찬양하고 낙원을 비방하는 목소리가 남한 내에 확산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적 사실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역사는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고 기만과 위선의 범죄는 역사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결국 이 나라는 어느 누가 지켜주지 않는다. 내 손으로 내 힘으로 지키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나를 지켜 주려 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역사를 통해서 체험하였다.
태극기 휘날리며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서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며 '대한민국만세' 를 부르짖은 것은 지난 날 조국 대한민국을 찾기 위해 목메어 외치던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북한 공산주의를 타도하고 핍박 받는 북한동포를 해방시켜 후대에 번영된 통일조국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시민들의 가슴속에 녹아 있었기 때문이리라...(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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