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사유 80%가 '양심' 빙자
국회 국방위, 17일 `양심빙자 병역거부' 공청회 개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소위 `양심빙자 병역거부'가 지난해 최대의 병역 기피 사유로 꼽힌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병무청이 공개한 '병무행정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병역 기피자 943명 가운데 여호와의 증인 등 종교를 이유로 한 병역거부 사유가 80%인 754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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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명은 입영통지서를 받았으나 무단으로 병역을 기피한 경우다.
양심빙자 병역거부 행위는 병역ㆍ집총(執銃)을 자신의 종교적 양심에 반하는 '절대악'이라고 확신해 거부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병역 소집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오모(2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있다.
병역의무자인데도 소재가 불명확해 입영통지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행방불명자는 1천300명에 달했으나 이 가운데 452명(34.8%)이 지난해 색출됐고 848명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이처럼 종교나 양심을 이유로 다수의 젊은 병역의무 대상자들이 병역을 기피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양심빙자 병역거부' 자에게 사회봉사활동 등으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논의에 나선다.
국회 국방위(위원장 유재건)는 오는 17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우리당 임종인(林鍾仁),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해 현재 상임위에 계류중인 병역법개정안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다.
두 의원이 제출한 병역법개정안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받은 경우 군복무대신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3년간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빙자해 병역을 기피할 경우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공청회는 임 의원이 지난해 법안을 마련하면서 개인차원에서 개최한 적은 있으나 법안심사를 맡고 있는 국방위 차원에서는 처음이다.
헌재.대법원, "양심을 빙자해 병역을 거부한 자에 대한 처벌은 합헌"
공청회에는 2001년 종교적 이유가 아닌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한 뒤 현재 병역법 위반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오태양(30)씨가 공술인으로 나와 `양심적 병역거부'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동안 양심빙자 병역거부를 비판해 온 재향군인회에서도 정창인 박사(안보연구위원)를 공청회에 내보내 '시기상조', '부당성' 등을 주장할 예정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인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도 양심적 병역거부제 도입이 시기상조임을 주장하는 정부측 공술인들과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
국방위는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4월 임시국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법사위의 `사형제 폐지법안'과 함께 인권법안에 대한 입법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종교적 신념 등에 따라 병역을 거부해 처벌받은 사람은 1939년 최초의 처벌 기록이 보고된 이래 지금까지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각각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병역법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라크 파병반대 병역거부자 실형 선고
대전지법도 지난해 12월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며 병역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회당 대전시위원회 기획국장 이원표(26) 피고인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2단독 양태경 판사는 "피고인이 개인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했지만 개인의 신념이 국가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라는 공익에 앞설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고 대체복무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질지도 미지수인 상황에서 실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 했다.
이 피고인은 지난 8월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국익을 위해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양심과 사상에 반하는 전쟁범죄국가의 군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며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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