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는 시기상조" 국회 공청회
국방위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첫 공청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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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1시 30분 종교적 신념 또는 양심적 확신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 대체복무 도입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병역법중개정법률안에 관한 공청회’가 국회 국방위원회 주최로 국회 본관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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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차원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날 공청회는 임종인 의원(열린우리당), 노회찬 의원(민주노동당)이 각각 발의한 병역법개정안을 토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사회봉사 등의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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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재건 의원(열린우리당)의 사회로 진행된 공청회는 한홍구 교수(성공회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 김병렬 교수(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홍영일 대표(양심적 병역거부 수형자 가족모임), 정창인 박사(재향군인회 안보연구소), 제성호 교수(중앙대), 현재 병역거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오태양 씨((사)좋은벗들 상임간사)의 진술과 개정법률안을 제출한 임종인 의원(열린우리당) 및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로 진행됐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개인이 종교적 신념 또는 양심의 확신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경우로 2005년 2월말 현재 885명이 수감되어 있는 상태. 그 중 871명이 ‘여호와의 증인’ 신자이고 나머지 14명은 평화주의 등 기타 신념을 가지고 병역을 거부한 경우다.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게 될 경우 구속기소되어 최고 3년의 실형을 선고받게 되어 있다. 이미 여러 대체복무가 실시되고 있지만, 집총거부 등 군사훈련자체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가 시작되기 전 4주간 실시되는 ‘4주 군사훈련’조차 거부하기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아 전과자가 되는 길을 택하고 있다.
"병역거부권은 시기상조" vs "너무 늦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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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교수는 진술을 통해 “이미 남북간의 국력과 군사력 격차는 벌어질 대로 벌어진지 오래”라며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너무 늦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한국이 병역자원의 부족으로 양심에 따른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할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국군은 대체복무제도를 운영해온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현재는 상당히 병역자원이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렬 교수(국방대)는 “국방부의 입장은 현 단계에서는 제반여건을 고려해 수용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여전히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정전체제의 특수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안보환경은 1970년대나 지금이나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징병가용자원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2004년부터는 소요대비 가용자원이 부족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질의에 참여한 국방위 소속 조성태 의원(열린우리당)도 "병역거부를 양심실현의 자유로 인정할 경우, 병역자원 부족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의 의무가 남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는 것?”
한홍구 교수는 “한국만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나라는 찾을 수 없다”면서 “남을 죽이는 일에 동참을 거부하는 행위가 그렇게 위험한 일인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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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병역거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대법원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는 오태양 씨((사)좋은벗들 상임간사)는 진술을 통해 불교의 수련 후 “타인의 생명을 해치는 일에는 결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며 “사격·총검술·무기조작 등과 같은 일련의 군사훈련은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목적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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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생명에 대한 사랑’이나 ‘평화주의’는 누구나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로 이를 특정개인의 병역의무를 면제하는 사유로 이용될 수 없다”며, “현재 병역의무를 이행중인 사람들일지라도 이러한 ‘양심적 확신’은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선 의원(한나라당)은 질의를 통해 “군대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4주간의 군사훈련은 군인 자위를 위해 필요한 훈련”이라고 말하고, 이어 “동티모르의 평화유지군은 그 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해 파견된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병역거부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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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인 박사 “국가주권에 바탕을 둔 현 국제질서 하에서 주권을 지키기 위한 국방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주권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양심의 자유를 바탕으로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연구위원은 “국군의 정통성 해치려는 목적으로 정치적으로도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대체복무'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제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가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논의가 제기된 가운데 한홍구 교수는 대만의 경우를 예로 들며 “대만에서는 대체복무가 결코 쉽지 않다는 인식이 젊은 층에 퍼져있어 현역의 수급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교수는 “이 제도로 인해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늘어날 것에 대한 걱정은 기우”라며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여호와의 증인이 되려는 사람들은 답답할 정도로 규율이 엄격한 여호와의 증인측에서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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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가 될 수 있는가
한홍구 교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에서 그 인원수를 매년 제한하고 4주간의 군사훈련을 면제하는 대신 복무기간을 4~6개월로 길게하면 문제발생을 막을 수 있으며 대체 근무도 치매 노인의 오물을 치우는 등 쉽지 않은 일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홍영일 대표는 이미 “양심에 의해 병역을 거부하려는 청년들은 별다른 감시가 없이도 고역인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한다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라며 사회복지 부분에서의 대체복무를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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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양씨도 "어려운 이웃과 소외받는 약자를 위한 대체복무도 군복무 못지 않은 가치있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의무"라고 주장했다. 오씨는 "상한선을 정해 대체복무를 인정,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정말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60년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감옥 말고는 어떤 선택도 없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창인 박사는 “헌법에 규정된 ‘국방의 의무’는 구체적으로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의무로서 사실상 병역의 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병역 이외의 활동으로 병역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괴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병렬 교수는 “대체복무는 국가유사시 동원되어 군사적 책임을 다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봉사를 통한 병역면제는 현행 대체복무제도와 근본적으로 상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복무 자체를 재검토 해야 할 필요성 제기
대체복무를 논의하는 가운데, 아예 현 대체복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창인 연구위원은 “현재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는 병역특례가 병역이무를 소홀하게 생각하는 사회풍토를 낳았다”며, “이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고 병역법을 개정하여 누구나 군에 입대하게 하여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증가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성호 교수는 "선배의 희생으로 안락함을 누리다가 내 차례가 되서 양심을 거론하며 집총의 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기본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 교수는 "국방의 의무는 모든 국민이 지는 것"이라며 "여성도 4주간 군사훈련을 받도록 하고, 국제경기 수상으로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이들도 추후 체육특기생을 가르치며 병역의무를 지도록 병역제도 전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4월 임시국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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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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