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중동에서 또다시 분쟁이 재발했다. 지난 7일, 하마스(Hamas)로 불리며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이슬람저항운동’ 무장단체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이스라엘에게 최대의 기습 공격을 가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동유럽에서 20개월째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모여 있는 중동에서의 분쟁은 큰 관심과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중동은 역사적으로 분쟁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채 불안정한 평화를 유지해 왔으나, 이슬람 과격무장 세력인 하마스가 경제적·군사적 강국인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기습공격을 가한 사실이 한국의 대북한 안보 상황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정리해 보았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은 50년 만에 최대의 공황에 빠졌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10월 7일 새벽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했다. 하마스는 텔아비브 등 4개의 이스라엘 도시를 겨냥해 수 천 발의 로켓포격을 가했다. 그들은 폭발물 등을 이용해 가자지구를 둘러싼 장벽과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 영내로 침투했고, 일부 대원들은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공중으로 침투하였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가 인접한 22개 지역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며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을 공격했다. 또한 150여 명의 이스라엘 군인과 외국인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아 귀환했다. 

 기습을 당한 이스라엘은 큰 충격에 빠졌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며,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과, 하마스가 숨어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임을 선포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로 연결된 수도와 전기, 식량 공급을 중단했고 하마스의 사무실과 민간인이 거주하는 건물 등을 폭격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접경에 주둔한 31개 대대 병력에 4개 사단 병력을 추가 전개하여 대규모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와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의하면 단 하루 간의 전투로 이스라엘에선 600여 명이 숨지고, 2,048명이 다쳤으며, 가자지구에서도 313명이 목숨을 잃고 1,990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태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이스라엘 역시 안보 위기에 빠지게 됐다.  

팔레스타인 분쟁 역사와 하마스의 공격 배경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후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과 아랍인이 개별 국가를 건설한다는 UN 결정에 따라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 이에 반발하여 아랍연합 약 2만 명의 병력이 팔레스타인에 침입하여 제1차 중동전쟁이 발생하였다.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1956년 제2차 중동전쟁(수에즈 전쟁),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이 각각 발생하였고, 1979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 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 원인은 내부적으로 유대인과 아랍인 간의 민족적·영토적 원인과,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의 종교적·문명적 갈등의 성격이다. 외부적으로는 과거 이 지역을 식민통치 했던 영국의 이중외교와 미국의 대 중동정책에 대한 반발이 누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장기화 등에 대해 1987년에는 ‘인티파다’라고 하는 민중봉기가 발생하였다. 이때 이집트 무슬림 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가 이탈하여 아메드 야신이 설립한 정치조직이 바로 하마스이다. 2005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등 21개 변경지역에서 철수하자, 하마스는 내전을 통해 2007년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지구를 봉쇄해 왔다. 그 때문에 가자-이스라엘 분쟁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17년 동안 지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5,000여 명이 사망하고 15,000여 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은 주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평화조약을 맺었고, 2022년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하여 팔레스타인에 대한 봉쇄를 강화했다. 2023년 1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되었고, 9월에는 미국의 중재로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자 팔레스타인의 고립감은 심화되었다. 

 이처럼 하마스의 공격 배경에는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 대한 위협, 가자지구 봉쇄, 이스라엘과 중동국가들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폭력적인 방식의 대응 등을 들 수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분석과 대북 안보에 대한 시사점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을 종합해 보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을 대규모로 공격했다. 수 천 발의 로켓, 동력 패러글라이더와 고속상륙정 등을 이용한 지·해·공 침투로 22개 지역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선포하고 전투기를 투입하여 하마스 지휘부와 공항, 군사기지를 폭격하면서 대응작전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하마스의 기습은 성공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스라엘 방공체계의 무력화, 단시간 내 수 천 발의 로켓포 공격으로 아이언 돔 방호 효과가 발휘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시간과 수단, 방법 측면에서 북한이 활용 가능한 비대칭전 공격형태가 식별되어 이에 대한 우리의 대북 대응이 긴요하다. 먼저 시간 면에서 하마스는 유대교의 안식일인 동시에 4차 중동전 기념일인 휴일 새벽에 기습했다. 수단 면에서는 소규모 침투와 습격부대, 로켓포, 트럭과 오토바이, 모터보트, 동력 패러글라이딩 등 재래식 전력을 활용했다. 방법 면에서는 단시간 내 수 천 발의 로켓포 발사와 함께 지·해·공에서 동시에 침투를 감행한 점이다. 

 유사시 북한은 하마스식 전술을 활용한 기습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접경지역 일부를 기습적으로 강점하고 우리 국민을 인질로 확보하면서 핵위협 등을 통해 위기를 고조시키고 협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민수용 장비 등의 재래식 수단을 이용해 아군의 감시체계를 회피하고 기습을 달성하고자 할 것이다. 우리 군의 첨단 방호체계 상 취약점인 지하시설이나 민간 장비를 활용하여 정보감시 위성 등을 해킹하면서 사이버전을 활용한 공격 등을 시도할 것이다. 병행하여 SNS를 활용한 심리전으로 혼란을 유도하면서 극도의 공포를 유발시킬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시행 가능한 방안을 식별하여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먼저 첨단 방호체계의 취약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하마스의 동시 다발적 로켓포 발사로 아이언 돔의 취약점이 노출되었고, 국경지역의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무력화되는 점을 교훈 삼아야 한다.

 또한, 유사시 북한은 방사포와 미사일 등의 대량 공격 가능성이 높은데 비해, 우리 군은 과학화체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정보와 감시 및 조기경보 체제의 점검과 강화도 시급하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것도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통해, 한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각 부처와 유관기관, 지방자치단체는 노력을 통합해야 한다. 국민들은 명확한 대적관과 총력안보태세를 견지해야 한다. 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훈을 분석하고 교훈을 도출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동순 교수(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장,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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