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하마스의 침공 방식과 북한의 하이브리드戰, 대응체계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우 전쟁은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고, 2023년 10월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이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면서 국제사회의 진영 간 충돌과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하 전쟁은 10월 전쟁(1973)의 초기 대응 실패를 반복했다는 측면에서 6⋅25전쟁과도 오버-랩된다.
북한은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이래 단 한 차례도 ‘한반도 적화통일’이란 목표를 바꾸지 않았다. 김정은은 노동당 제8차 대회(2021)에서 ‘5대 핵심 전략무기 사업’을 지시했고, 국제 안보정세가 혼란한 틈새에 전략적 보폭을 넓혀왔다. 핵 무력을 법제화하고, 탄도⋅순항미사일과 ‘군사 정찰위성(만리경-1호)’을 발사하는 등 투발 방식과 수단도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 하마스의 ‘로켓포⋅게릴라전’,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과 핵을 병행한 불규칙한 전술, 무차별⋅강압적인 테러 등을 중앙집권적으로 행사하는 ‘하이브리드戰(Hybrid Warfare)’의 데칼코마니 현상을 살펴보자.
첫째, 하마스는 10월 전쟁, 6⋅25 전쟁과 같이 공휴일(속죄일)에 침공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집트⋅시리아군의 병력 증강을 무시했고, 이집트의 ‘양치기 소년 전술’에 현혹당하며 “최악보다 더 나쁜(Worse than the worst) 사태”로 내몰렸다. 한국군도 북한군의 병력 증강을 무시했고, CIA는 김일성의 남침 가능성을 평가절하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의 정보기관(모사드, 신베트, 아만)은 하마스의 침공에 관한 정보수집과 징후 파악에 실패했다. 모두 방심과 자만, 확증편향의 후과(後果)다.
둘째, 하마스는 불도저⋅폭발물, 고압 물대포, 패러글라이더 등으로 국경지대(Bar Lev Line)를 2H 만에 돌파했고,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과신(過信)하던 이스라엘 軍은 혼란에 빠졌다. 더욱이 인권을 아랑곳하지 않는 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지지를 표방하던 국제 여론도 냉담해지고 있다.
셋째,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10개 포대로 최대 800발을 요격할 수 있으나, 하마스는 20분여 만에 5,000여 발을 쐈다. 드론 폭탄은 감시시설과 전차 등을 파괴하며 과학화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수도권을 정조준하고 있는 북한군의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1,000여 문은 동시에 16,000여 발을 발사할 수 있다. 자폭 드론(100여 대)이 배치되어 있고, 구형 전투기 일부는 무인 자폭기 및 조기경보기로 개조되는 정황도 파악됐다.
넷째, 하마스는 인질과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으로 혼란과 공포심을 조장하였다. 북한의 해커⋅사이버 조직(12,000여 명)은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서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내부 혼란을 조장하며 언제든 재래식 군사력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 최근 김정은이 ‘대한민국=주적’으로 단정하였지만, 한국 사회는 ‘평화⋅민족’이 우선이란 감성과 “양보해야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주장이 공공연한 정국이다.
객관적 측면에서 한국군은 전면전 대비가 잘 되어있고, 첨단기술 중심의 강한 군대이다. 그러함에도 영역이 불분명한 공격에 즉각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김정은이 사이버 공격과 정규전⋅비정규전을 혼합하여 탄도⋅순항미사일과 장사정포 등으로 재래식 공격을 가하고, 핵무기로 위협하는 하이브리드戰을 감행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민스러운 네 가지 현실을 되짚어 보고 조기에 개선 및 보강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의 핵 무력 법제화와 미사일 도발, 만리경-1호의 발사에도 진영 구도상 UN 제재는 어렵다. 더욱이 ‘한국형 3축 체제’의 감시정찰(ISR) 자산은 부족하다. 군사 정찰위성-1호(EO/IR)를 발사했으나, 영상레이더(SAR)와 ‘초소형 군집 위성 프로젝트’로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 따라서 작년 12월 19일부터 가동한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는 다행스럽다. 그러나 취약 요인에 대한 끊임없는 개선과 보강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하마스 특수부대(1,000여 명)는 헬기와 패러글라이더, 모터사이클, 픽업트럭 등으로 국경지대를 돌파했다. 북한의 비정규전 부대(20만여 명)는 AN-2기 300여 대, 땅굴, 잠수함, 공기부양⋅고속상륙정, 헬기 등 다양한 수단으로 전⋅후방지역의 주요 부대(시설) 타격, 요인 암살, 후방 교란 등의 배합 작전을 수행할 것이다. <2022 국방백서>는 감시 및 조기 경보시스템과 AI 설치 비율을 높였으나, 전방 지역과 해⋅강안 지역의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이스라엘 방식이 대다수다. 고정관념과 첨단기술의 과신(過信)에서 벗어나야 하며, 이-하 전쟁의 현상을 재분석 및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이 다량의 장사정포를 동시에 발사 및 EMP⋅정전탄을 사용할 경우, 전력⋅전산망의 마비와 정부(軍)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기에 경보체계와 대피 시설을 손봐야 한다. 또한, 미래 계획 위주인 ‘한국형 3축 체계’는 바로 볼 수 있는 ISR 자산의 획득, 전략사령부 운영, 고가치 표적 선정을 비롯하여 선제타격⋅요격 자산을 조기에 전력화해야 한다. 특히 <2025~2028 국방중기계획>의 자폭⋅벌떼 드론 개발 시기는 앞당길 필요가 있다.
넷째, 북한 해커와 사이버 부대는 무력 충돌을 피할 유용한 수단으로 파괴력이 크다. 국방부에서 “사이버 대응에 문제가 없다.”라고만 발표하기보다 적극적인 대응 방법과 수단 등 실질적인 힘과 역량을 높여야 한다.
정글의 경쟁에서 승기(勝機)를 잡으려면, “나는 단검을 쥔 자, 상대는 장검을 쥔 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하며, 한발 먼저 움직여야 승산이 있다. (konas)
김성진 : 향군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박사), (재)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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