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다시 입은 백발의 소년병들
30일 오후 육군 50사단 연병장에서는 군복을 벗은 지 50년이 넘게 지난 백발 노병들의 입영 신고 소리가 울려 퍼졌다.
|
50사단의 초청으로 이틀 동안 병영 체험을 하게 된 노병들은 고희(古希)를 넘긴 나이에다 전장에서 입은 상처로 비록 지팡이로 몸을 의지하기도 했지만 조국에 대한 충성으로 불타는 뜨거운 가슴과 눈동자는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날 입소한 '6.25 소년지원병 전우회' 회원 42명은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군복으로 갈아입고 입영 신고식을 한 뒤 후배 장병의 도움을 받아 부대 곳곳을 돌아봤다.
노병들은 현역 장병과 대화의 시간 때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먹었던 '주먹밥'에 대한 기억과 수류탄을 들고 적진으로 돌진하던 동료의 이야기 등 처절했던 전쟁 당시의 모습을 들려주며 전쟁의 참상과 국토 수호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이후 노병들은 일반 군사훈련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야간 점호 때까지 후배 장병과 똑같이 소화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행사에 참가한 노병들은 31일 아침 현역 장병들과 함께 오전 6시 기상해 아침점호를 한 뒤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호국영령을 위한 합동천도재를 지내고 퇴소했다.
호국영령 3만7천위 합동 천도재
한편 이날 노병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된 합동 천도재(薦度齋)는 6.25 때 산화했지만 유해가 수습되지 않아 국립현충원 안장은 물론 위패 봉안까지 누락됐다 지난해 6월에서야 뒤늦게 위패가 봉안된 호국영령 3만7천635위에 대한 위령제 였다.
이날 행사는 대한불교 태고종 대구.경북종무원이 국가보훈처와 육군 50사단, 재향군인회 등의 지원을 받아 개최했으며, 참전 용사와 종무원 스님 및 신도,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해 호국영령들의 넋을 달랬다.
1.2부로 나눠 4시간 30분간 열린 행사는 국민의례에 이어 조총발사, 추도사, 삼귀의, 반야심경 낭송, 종무원장의 법어 등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국가 무형문화재 50호인 영산천도재가 펼쳐졌다.
행사 관계자는 "50여년 동안 구천을 헤매던 호국영령들이 비로소 편안히 쉴 수 있게 됐다"며 "호국의 충혼이 영원의 세계에서 천상락을 누리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병영체험을 마치고 퇴소한 참전 용사 이봉갑(73.부산시 남구) 할아버지는 "짧은 병영체험이지만 먼저 간 전우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명복을 빌고 젊은 신세대 장병에게는 조국수호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소년지원병 전사자는 2천 464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70여명의 전몰 용사의 시신은 아직 발견조차 되지 않고 있다. (konas)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