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우리의 수교 확대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정부는 지난 3월 1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시리아와의 외교 관계 수립안’을 외교부 원안대로 의결하였다. 정부는 시리아 과도정부와 만나 외교 공한을 교환하고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북한을 제외한 UN 회원국 191국 모두와 외교 관계를 맺게 되었다. UN 비회원국인 교황청과 쿡 제도, 니우에 등 3국을 포함하면 시리아는 한국의 194번째 수교국이다.
시리아와의 수교 결정에 앞서 우리나라는 2024년 2월 14일 쿠바와 정식 수교를 맺었다. 쿠바는 북한과 1960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오랜 우방국으로,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나라였다. 쿠바는 쿠바 혁명으로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뒤인 1960년 북한과 국교를 맺으면서 한국과 관계를 단절하였다. 2018년에도 미겔 디아스카넬 당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등 양쪽이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을 정도로 두 나라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처럼 친북 성향이 강했던 두 나라와 국교를 정상화함으로써 우리나라는 UN 全 회원국들과 수교를 체결하게 되었다. 필자는 쿠바와 시리아 수교에 대해 살펴본 뒤 우리나라의 안보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쿠바와의 수교이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쿠바와의 수교에 대해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 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외교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면서, “한국과 쿠바 수교는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 및 우리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쿠바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 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까지 쿠바를 찾은 우리나라 국민은 연간 약 14,000여 명 수준이었고, 쿠바와의 교역은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수출이 1,400만 달러, 수입은 700만 달러 규모였다. 쿠바에는 현재 약 1,100여 명의 한인 후손들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1921년 일제강점기 당시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쿠바와의 수교를 꾸준히 추진하였으나, 쿠바와의 오랜 혈맹관계를 유지해오던 북한의 방해로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러나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결과 2005년에는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에 KOTRA 무역관을 처음 개관하였다. 2006년에는 쿠바의 국부로 칭송받는 피델 카스트로가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하였으며, 2015년에는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하였다. 우리나라는 2016년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쿠바를 방문하여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 수교의 필요성을 전달하였다. 2018년에는 라울이 물러나면서 차세대 테크노크라트 출신의 미겔 디아스카넬이 국가수반이 되면서 변화가 일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와의 수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쿠바가 전격적으로 수교로 방향을 잡았을까? 이는 우리나라와의 수교를 통해 쿠바의 극심한 경제난을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적 판단이었다고 본다. 쿠바 경제 사정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고 특히 2021년 이후에는 식료품 부족과 에너지 고갈, 높은 물가는 물론 코로나19 등으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었다. GDP 하락과 더불어 최근 2년간 인구 4%가 해외로 이주했을 정도로 위기 상황이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각종 제재였다. 미국과 쿠바는 2015년 관계를 정상화했지만, 2017년에 미국 대통령으로 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쿠바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쿠바는 우리나라와 수교를 결정하게 되었다.
다음은 시리아와의 수교이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의 여파로 내전이 시작되었다. 당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부패,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억압 등의 문제로 불만이 가득한 가운데 2011년 3월에 남부 도시인 다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알아사드 정권이 강경 진압하면서 무력 충돌로 번졌다. 이후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반정부 시위대는 무장 투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반군 세력으로 규합되었으며, 시리아는 정부군과 반군 간의 내전으로 빠져들었다.
시리아 내전은 이처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촉발되었다. 이에 러시아와 이란, 미국, 튀르키예 등이 개입하면서 국제적인 대리전 양상이 되었다. 시리아 내전은 민족적 또는 종교적 갈등이 아닌, 정치적 갈등과 외세의 개입과 조장으로 발생하였다. 결국 시리아 내전은 13년 만에 반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13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참혹한 결과를 빚었다. 50만 명 이상이 사망하였고, 인구의 절반 이상인 1,400만 명이 난민이 되어 세계 각지를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경제 상황은 2010년 대비 84%나 줄어들었고, 국민의 90% 이상이 빈곤 상황에 직면해있다. 이뿐만 아니라 병원, 학교, 도로 등 필수 기반 시설이 파괴됨으로써 이를 재건하기 위해서 천문학적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리아는 우리나라와의 수교를 결정하였다고 본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수교국들과의 외교 관계 수립이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한반도 긴장 완화와 대북 관계 개선이다. 쿠바와 시리와의 수교는 우리나라 외교 성과의 완성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과의 수교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안보에 매우 유익하게 작용할 것이다. 북한도 이러한 세계의 흐름을 자각하고 우리 대한민국과 협력하여 한반도 긴장 완화 방향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으로 평가한다.
둘째,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은 더욱 공고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시리아와 우리나라의 수교 결정은 결국 그들이 자국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대상으로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을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안보는 경제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쿠바와 시리아와의 수교는 우리나라 안보는 물론 경제 발전에 촉매가 될 것으로 본다.
셋째, 인도주의적 차원을 포함하여 전폭적으로 경제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정밀한 분석과 맞춤식 지원으로 우리의 우방으로 만들 수 있다. 이들 나라는 전략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류 등을 통한 우호감과 공감대 형성으로 우리의 염원인 평화 통일 여건을 확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konas)
이영석 : 한국의병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겸 안보전략연구원 논문심사위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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