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교, 對北宥和 뿐인가?
Written by. 박용옥
입력 : 2005-04-27 오전 11:10:30
요즘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외교가 실제로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인지 점점 더 아리송해 진다. 지난 수년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며 미국·북한 간 중재역할을 자임해 왔으나 그 결과는 지난 2. 10일 북한의 ‘핵보유선언’이었다. “북한 핵보유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우리정부는 북한의 핵보유선언에 오히려 태연한 모습이다. 또 최근 북한의 영변원자로 가동중단 소식을 접하고서도 “기술상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등 느긋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느긋함은 곧 짓밟혔다. 한성열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이번 영변원자로 가동중단은 “핵폭탄 제조를 위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기 위한 것”임을 밝힌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계속 거부하면 유엔안보리 회부를 생각할 수 있다”는 지극히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은 재빨리 黨·政협의를 거쳐 “북핵문제 유엔안보리 회부와 대북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필요시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국과 일본에게 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는 노 대통령이 불쑥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제기하여 미국등 주변국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더니, 이달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그간 한·미연합사가 북한정권 붕괴 등 급변사태 대비게획으로 준비해 오던 것으로 알려진 소위 ‘연합사작계 5029’를 중지시켰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주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당국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한·미동맹관계의 현실태에 실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일들이다.
문제는 현 정부의 북핵외교, 대미외교 등 전반적인 한국외교의 지향 목표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북한 핵무기의 ‘완전제거’를 필히 달성하겠다는 의지는 있는 것인지? 또 한·미동맹 유지·강화를 진정 바라고는 있는 것인지? 정부는 지금 ‘북핵문제의 악화’나 ‘북한급변사태’가 갖고 있는 국제정치적 성격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 단순히 남북민족공조 차원에서 평화적으로, 그리고 한국 주도로 해결될 수 있는 민족내부문제 정도로 간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북핵문제, 북한급변사태, 북한인권문제 등 현 북한정권과 관련된 문제들은 모두 이미 국제화 되어 있는 것들이다. 남북민족공조 차원으로 국한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정부는 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북핵문제의 유엔안보리회부나 대북제재를 우리나라가 끝까지 반대한다고 우리 입장이 존중된다는 보장도 없다. ‘연합사작계 5029’ 준비를 중지시켰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할 리도 만무하다. 별도의 대책이 강구될 수 있고, 오히려 우리 입장을 반영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또 북한인권 유인결의안에 한국이 기권했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이를 이해하고 북한이 고맙게 생각할 것도 아니다. 객관적인 주변현실을 돌아보며 우리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현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민족공조 위주의 대북유화자세라 할 수 있다. 즉, ‘북 핵보유 불용’을 내세우면서도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대한 제재방안 강구에는 반대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 하면서도 동맹의 대비목표인 ‘주적’개념은 희석시키고,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북한인권을 위한 유엔결의안 표결에는 기권하는 등의 모순들은 모두 ‘압력·제재’ 보다는 ‘설득·보상’을 앞세우는 ‘對北宥和’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얼굴을 “붉혀야 할 때 붉힐” 대상을 바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konas)
박 용 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전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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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외교가 실제로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인지 점점 더 아리송해 진다. 지난 수년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며 미국·북한 간 중재역할을 자임해 왔으나 그 결과는 지난 2. 10일 북한의 ‘핵보유선언’이었다. “북한 핵보유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우리정부는 북한의 핵보유선언에 오히려 태연한 모습이다. 또 최근 북한의 영변원자로 가동중단 소식을 접하고서도 “기술상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등 느긋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느긋함은 곧 짓밟혔다. 한성열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이번 영변원자로 가동중단은 “핵폭탄 제조를 위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기 위한 것”임을 밝힌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계속 거부하면 유엔안보리 회부를 생각할 수 있다”는 지극히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은 재빨리 黨·政협의를 거쳐 “북핵문제 유엔안보리 회부와 대북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필요시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국과 일본에게 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는 노 대통령이 불쑥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제기하여 미국등 주변국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더니, 이달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그간 한·미연합사가 북한정권 붕괴 등 급변사태 대비게획으로 준비해 오던 것으로 알려진 소위 ‘연합사작계 5029’를 중지시켰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주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당국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한·미동맹관계의 현실태에 실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일들이다.
문제는 현 정부의 북핵외교, 대미외교 등 전반적인 한국외교의 지향 목표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북한 핵무기의 ‘완전제거’를 필히 달성하겠다는 의지는 있는 것인지? 또 한·미동맹 유지·강화를 진정 바라고는 있는 것인지? 정부는 지금 ‘북핵문제의 악화’나 ‘북한급변사태’가 갖고 있는 국제정치적 성격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 단순히 남북민족공조 차원에서 평화적으로, 그리고 한국 주도로 해결될 수 있는 민족내부문제 정도로 간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북핵문제, 북한급변사태, 북한인권문제 등 현 북한정권과 관련된 문제들은 모두 이미 국제화 되어 있는 것들이다. 남북민족공조 차원으로 국한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정부는 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북핵문제의 유엔안보리회부나 대북제재를 우리나라가 끝까지 반대한다고 우리 입장이 존중된다는 보장도 없다. ‘연합사작계 5029’ 준비를 중지시켰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할 리도 만무하다. 별도의 대책이 강구될 수 있고, 오히려 우리 입장을 반영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또 북한인권 유인결의안에 한국이 기권했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이를 이해하고 북한이 고맙게 생각할 것도 아니다. 객관적인 주변현실을 돌아보며 우리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현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민족공조 위주의 대북유화자세라 할 수 있다. 즉, ‘북 핵보유 불용’을 내세우면서도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대한 제재방안 강구에는 반대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 하면서도 동맹의 대비목표인 ‘주적’개념은 희석시키고,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북한인권을 위한 유엔결의안 표결에는 기권하는 등의 모순들은 모두 ‘압력·제재’ 보다는 ‘설득·보상’을 앞세우는 ‘對北宥和’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얼굴을 “붉혀야 할 때 붉힐” 대상을 바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konas)
박 용 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전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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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오전 8:3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