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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북한 제9차 당대회 군사안보분야 평가 및 대응방안

Written by. 박범진   입력 : 2026-03-05 오후 3: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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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통치체제하 향후 5년간(2026~2030년) 경제발전과 국방력 발전, 대남·대외 정책 기조 제시 및 노동당·국가 지도부 인선을 결정하는 최대의 정치 이벤트인 북한 노동당 제9차 대회가 지난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었다.

이번 노동당 제9차 대회는 “새로운 위협”을 만든 자리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던 위협을 더 체계적으로 굳힌 자리였다. 사실상 핵보유국가로서 핵무력을 체제 수호의 상수로, “대미/대남 억제수단”에서 “전쟁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보검”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선명해졌다. 동시에 대남 분야에서는 남북관계를 조정 가능한 특수관계가 아니라 분명한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구조화하며, 긴장관리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룰을 바꾸려 하였다. 

군사안보 관점에서 보면, 이 두 흐름이 결합되는 순간 한반도는 “일회성 대규모 위기”보다 국지분쟁의 충돌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취약해진다.

군사안보분야 평가: ‘핵 보유’에서 ‘핵 운용’으로, ‘억제수단’에서 ‘전쟁수행수단’으로 변화

이번 제9차 당대회의 군사 분야 메시지는 단순히 “수량적 핵 무력 증강”이 아니라 “핵 무력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핵 운용 수단과 활용 공간”을 확장하고, 운용을 뒷받침할 체계를 다듬겠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핵은 존재만으로도 억제를 만들지만, 운용체계가 붙는 순간부터는 상대국의 판단·지휘·대응능력을 흔드는 전쟁 수행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김정은이 제시한 ‘새로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다섯 가지 목표로 구체화된다. 이 목표는 핵·재래식 무기와 비대칭 수단을 통합 운영하여 한반도 전장 환경을 주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첫 번째 목표는 핵무기 운용체계 개선·강화로 위기 상황에서 탐지→판단→결심→명령→발사로 이어지는 지휘통제의 속도와 절차를 체계화하고, 핵무기 운용 규범과 지원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곧 핵무기를 최후의 상징으로 두지 않고, 재래식 전력과 통합해 전쟁수행의 핵심 중추로 운용하겠다는 신호다. 

두 번째 목표는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다. 한국에 비해 성능과 역량이 떨어지는 북한의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려는 이유는 핵무기 공격 위협을 기반으로 재래식 타격역량을 더 과감하게 운용하여 한국의 북핵미사일 대응역량인 3축체계를 마비시키려는 한미 CNI체계와 유사한 핵-재래식 통합 운용의 기반을 만들기 위함이다.

세 번째 목표는 잠수함·구축함의 핵무장화다. 이것은 “해양 기반 핵 투발수단” 확보의 문제다. 핵무기가 지상 운용 중심에서 수중·수상 운용 플랫폼으로 확장될수록 탐지·추적·차단이 훨씬 어려워지고, 위협은 더 오래 지속된다. 핵무기 운용 플랫폼을 확장하여 생존성과 지속성으로 보복능력을 신장시키려는 전략이며, 한국에게는 대잠전·해양감시·해상 작전역량을 단기간 내 보완이 아닌 장기 핵심 과제로 격상시키는 압박요인이 된다.

네 번째 목표는 ICBM·AI 무인공격 종합체·전자전·정찰위성 등 비밀무기체계 및 특수전략자산 등을 확보하는 것이다. 개별 무기체계 운용보다 러우전쟁 참전을 통해 체득한 전투경험과 전술 등 현대전 수행에 필수적인 무기체계 통합운용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전자전무기체계는 개전 초기에 한국의 지휘·통제·통신·컴퓨터·사이버 정보감시정찰체계(C5ISR)를 마비시켜 신속한 판단 및 대응능력을 늦추게 만든다. AI 기반 무인체계는 저비용의 장비로 공격 빈도를 증가시켜 책임 소재를 흐리게 하는 회색지대 전술을 극대화한다. 정찰위성은 표적정보와 전장인식의 질을 끌어올려 타격 효율을 높인다. ICBM은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억제 수단이자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이러한 통합 운용은 전장을 혼란스럽게 유도하여 자연스럽게 북한의 핵 사용 문턱을 낮추고, 동시에 대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영역 패키지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추구하는 전쟁 수행 방식은 무기체계의 수량보다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 도입·배치를 추구하고 있다.

다섯 번째 목표는 ‘전략 핵미사일과 핵공격용 전술무기체계의 실전 배치’다. 여기서 핵공격 위협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대미 견제용 전략무기체계 고도화·배치다.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실질적인 핵보유국 프레임”을 완성하여 대미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영역이다. 다른 하나는 대남 핵공격용 전술 신형무기의 증강 배치다. 특히 전술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600mm와 240mm급 대구경 방사포의 전방부대 실전 배치가 확대되면 수도권과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이 커지는 현실적 위협으로 부상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향후 5년간 대남 핵공격 위협 압박 체계를 완성시키고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판단된다.

대남 측면: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의 전략적 의미

남북관계에 있어 군사적 로드맵만으로도 부담이 크므로, 상호 공존이 아닌 상호위험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북한의 대남정책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두 국가관계’는 통일의 대상인 남한을 같은 한민족 개념으로 보는 게 아니라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완전히 배제하여 한국에 대한 적대국화와 국가 붕괴를 유도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세 가지 핵심적 의도는 첫째, 충돌의 정당화 비용을 낮춘다. 남북한을 ‘특수관계’로 남겨두면 긴장이 높아도 최소한의 완충 논리가 남는다. 하지만 ‘국가 대 국가 적대관계’로 고정하면 국지 도발과 군사적 충돌 시 “적대국에 대한 정상적 대응”으로 포장하기가 쉬워진다.

둘째, 위기관리 장치의 작동을 어렵게 만든다. 남북한 간 핫라인, 교전규칙, 우발충돌 방지 장치는 긴장이 높을수록 더욱 필요한 안전핀이다. 그런데 ‘적대적 두 국가 관계’ 프레임이 고정화되면 이런 장치 자체가 정치화되어 관리 체계의 작동이 멈출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남북한 간 군사적 충돌을 통한 확전을 막아줄 장치가 약해진다.

셋째, 회색지대전술 방식의 압박이 상시화 되고 최적화된다. ‘소규모의 잦은’ 도발인 사이버공격, 전자전·무인기 도발, 해상 충돌, 국지적 포격 위협 등은 전면전의 문턱 아래에서 상대를 소모시키는 방식이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 프레임은 이런 군사적 도발 행동을 장기적으로 정당화하고 반복하기에 유리한 정치적 기반이 된다.

결국 북한이 의도하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의 프레임 변화는 “남북한 관계 악화” 정도가 아니라, 긴장 관리의 난이도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라고 봐야한다.

향후 전망

이와 같은 전략적 의도를 가진 북한이 향후 수년간에 걸쳐 진행할 활동을 전망해 보면 핵 운용체계 고도화와 실전화 목표 달성을 위해, 각종 훈련·무력 시위·전방부대 배치로 이어지는 일련의 무력행사 위협의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

또한 재래식 무기 위협을 핵 공격 능력을 기반으로 한 강압의 ‘일상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대남 관계면에 있어서는 남북한 간 “대화로의 복원 가능한 트랙”보다는 “구조적으로 단절된 적대관계 트랙”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로, 최근 힘에 기반한 평화를 통해 자국 우선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정권에 의해 베네수엘라와 이란 공습사태 시 단행한 ‘지도자 체포 및 참수 작전’은 김정은에게 있어 두 가지 상반된 충동을 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핵을 더 움켜쥐고 더 빨리 실전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가속 페달이고, 다른 하나는 “상황 관리 차원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체제 안전을 거래할 수 있다”라는 계산이다. 다만 북미간 대화가 열린다고 해서 비핵화로 곧장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핵을 전제로 한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은 기대가 아니라 관리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대응방안

북한이 보여준 방향이 ‘누적형 위협’이라면, 우리의 대응방식도 단발성 대응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설계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핵심 대응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억제의 이원화로 핵 억제와 회색지대전술 방식의 억제를 상호 분리 설계하고 연동 운용해야 한다. 핵 억제는 확장억제 신뢰성과 한국형 대응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문제다. 회색지대 전술에 대한 억제는 “소규모의 빈번한 도발”에 즉시 비용을 부과하는 문제다. 두 가지 억제를 동일한 방식으로 다루게 되면 대응이 흔들리고, 흔들리는 순간 북한에게 학습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핵 위협에는 ‘상한선’을, 회색지대전술에는 ‘즉시 손해’를 주는 방식으로 대응을 분리하되, 최고조 위기 상황 시에는 상호 연계가 되도록 대응해야 한다.

둘째, 위기관리 전환으로 북한의 전자전·무인기·정찰자산이 통합 운용될수록 위기 발생 시 초기에 혼란이 커질 수 있다. 북한의 도발·공격 발생시 정보공유→판단→대응 단계가 엇갈리지 않도록 표준 절차와 권한을 평시부터 정리해야 한다. 특히 민·관·군 복원력(통신·전력·항만·금융·방송 등)이 억제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셋째, 해양·수중 기반 핵무력 대응의 격상을 위해 대잠전·해양감시·해상 위기관리 능력을 장기 핵심과제로 잠수함/구축함 핵무장화를 목표로 제시하여 핵추진공격잠수함(SSN) 확보의 조기 시행 및 대잠전 역량 보강과 해양·우주 감시정찰자산의 상시 운용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탐지·추적·식별·공유체계를 촘촘히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센서·플랫폼·지휘체계를 일관된 로드맵으로 통합하여 운용해야 한다.

넷째,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핵·재래식 최신 무기체계 실전 배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러시아 등 외부의 군사기술·부품·노하우 유입을 적극 차단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우방국과 UN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정보 수집, 수출 통제, 제재 이행, 국제 공조가 함께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즉, ‘못 쓰게’ 하는 억제와 동시에 ‘더 못 만들게’ 하는 차단이 병행돼야 한다.

다섯째, 북미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사전 치밀한 정보 수집과 분석, 한국의 국익과 안보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입장을 미국 측에 이해시키고 상호 연계하는 상시 협력체제 가동을 준비해야 한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 시 예상되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와 대북제재 해제 목표와 내용은 우리의 비핵화 로드맵과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의 ‘북한 비핵화 원칙’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협상 국면이 열릴 때 우리의 안보 이익이 방기되지 않도록 전략적 사고에 기반한 의제, 레드라인, 연계전략을 촘촘히 준비해야 한다. 이는 북미대화 자체가 성과가 아니라, 북미대화를 통해 우리의 안보 유지와 한반도의 안정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하기 때문이다.

맺음말

이번 북한 9차 당대회는 군사안보 측면에서 “핵 중심 억제”를 넘어 “핵 중심 운용”으로 북한의 대남전략 중심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 로드맵은 핵 운용체계 강화, 재래식 무기체계의 현대화, 해양 플랫폼의 핵무장화, 다영역 특수전략자산 개발, 전략·전술 신형무기의 실전 배치라는 다섯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여기에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이 결합되면 한반도는 일회성의 위기보다 상시 핵위협 도발과 핵전쟁이 잠재하고 있는 누적형 안보 위험성에 취약해지게 된다.

이러한 국면에서 추진해야 할 한국의 바람직한 대응전략은 한미 확장억제 협력의 지속적인 심화와 조속한 핵추진공격잠수함(SSN) 확보 추진, 그리고 한국형 3축체계 구축 완성 등 대북 핵공격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안보환경 급변과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다양한 안보위협의 변동 가능성을 고려한 유연한 대응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향군 안보교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군사연구위원,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운영위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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