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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권보고서 "北, 탈북 여성 낙태·영아학살 자행"

Written by. 중앙일보   입력 : 2003-10-22 오후 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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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수용소 고문·폭행·기아·처형 최악생활" 

북한을 탈출했다가 다시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자 가운데 여성 임산부에 대해 북한 당국이 강제낙태 시술은 물론 갓 태어난 영아를 살해하는 반인륜적 범죄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내 초당적 비영리 인권운동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22일 캄보디아 내전 대량학살 등을 조사하기도 한 유엔 인권조사관 출신의 데이비드 호크가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포함한 북한 내 비밀수용소의 끔찍한 인권유린 상황을 폭로했다.

'비밀수용소-북한의 수용소를 폭로하다'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에 의한 영아학살은 탈북 여성들이 중국인 남성과 결혼을 하거나 성관계를 가져 임신했을 경우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한때 신의주 인근 탈북자 수용소에서 임산부를 위한 군병원에 배치돼 일했던 최영화씨의 증언을 인용해 "최씨가 도와준 한 여성은 강제로 분만촉진제를 주사해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갓 태어난 아이는 최씨가 공포에 떨면서 지켜보는 가운데 임산부 앞에서 젖은 수건으로 질식돼 숨졌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절반이 중국계인 아이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영아학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설명이었다"고 최씨가 밝혔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아직도 가족이 남아있는 한 익명의 여성 증언을 인용해 비슷한 사례를 폭로했다.

신의주 탈북자 수용소에서 임산부 분만을 도와 준 66세의 이 여성은 "일부는 산달을 다 채우고, 일부는 강제유도돼 아이들이 태어났으며, 모두 살해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한 중국인 남성과 결혼했던 한 여성의 출산 예를 들면서 "내가 아이를 안고 담요로 감싸기 시작한 순간 경비병이 신생아의 한쪽 다리를 잡고 큰 플라스틱 박스에 던져넣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의사는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 아버지를 둔 아이까지 먹여 살려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북한 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2명의 아이가 생후 이틀간 살아 있자 "북한 경비병이 와서 그 아이들이 아직 죽지 않은 것을 보고 핀셋으로 두개골의 연약한 부분을 찔러 죽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영아살해 얘기가 신의주, 온성, 청진 등 3개 도시에서 나왔지만 아마도 폭넓게 퍼진 관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북한이 설치한 정치범 등을 수감하는 비밀 수용소에 20만명이 수용돼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강제송환되는 탈북자들을 위한 수용소도 설치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수십 개소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5천명∼5만명이 각각 수용돼 있다면서 일부 수감자들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에 잉크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또 다른 수감자는 한국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수감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22일자)은 이와 관련, 최소한 36개소에 이르는 비밀수용소에서 강제노동, 고문, 폭행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 속에 놓여 있다고 같은 보고서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수용소는 옛소련의 모델을 따라 건설됐고 소련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스탈린 시대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 지도부는 수용소가 공개될 경우 자신들의 국제적 명성은 물론 체제자체가 위험스럽다고 간주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알길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수용소에 복역했던 안명철씨의 증언을 인용해 수용소내 북한주민은 매우 야위고, 작으며, 나이들어 보이는 것은 물론 많은 사람이 사고로 장애를 입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다른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 같은 열악한 사정에 따라 90년대 말 회령교화소의 경우 사망률이 33%까지 치솟았다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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