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얼굴을 붉혀야 핵 파국 막을 수 있다
Written by. 김철
입력 : 2005-05-09 오후 5:11:44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간 대립을 보면 마치 두대의 열차가 최고 속력을 내며 마주 보고 달리는 모습이 연상된다. '깡패' '폭군'에 '불망나니' '도덕적 미숙아'로 맞받아치는 미국과 김정일 정권의 원색적 비난으로 감정의 골까지 깊히 패인 터라 국제 사회에선 곧 두 열차가 '충돌' 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북한은 과연 핵실험을 강행하려는가?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위성사진을 통해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 핵실험 징후를 주기적으로 관측해 왔고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일자 뉴욕 타임스의 보도 이후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연일 언론에 흘리며 한국, 중국, 일본 등 관련국에 경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미국의 고위관리들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도 서슴없이 내놓았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데이비드 고든 위원장은 4일 청문회에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매우 격렬하고 파괴적이 될 것이며 이 전쟁은 사전 경고 없이 일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NIC는 CIA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연방정부 기구다)
이달 초에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백악관 참모들과 연합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태평양 지역에 있는 군사력으로 북한 핵을 다룰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significant deterance)이 있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미국언론들은 북한에 "승복이냐, 전쟁이냐 양자택일하라" " 미국은 군사력으로 핵야망을 중단시킬 것" "북한은 오판하지 마라" 등 위기의 톤으로 보도를 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만일 북한이 한국을 침공한다면 우리가 승리하고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북한을 빨리 국방부로 넘겨라. 즉시 해결할 텐데 왜 그렇게 붙들고 꾸물대느냐"는 것이 지금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분위기다.
미·중 정상이 긴급 전화회담을 갖고 북의 핵개발에 우려를 표명한 것도 그만큼 북핵 문제가 중대국면에 봉착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문가 대다수도 핵실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현재의 북핵 상황이 2·10 핵무기 보유선언 등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의도적인 무시 전략의 산물임을 지적하면서 핵실험 준비설을 '협상력 제고'차원보다 '실현 가능성이 큰 위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외무장관을 역임한 한승주(韓昇洲) 전 주미대사는 7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행동은 협상력 제고나 미국의 관심 끌기 보다는 핵 보유 지위를 인정 받으려는 의도가 있다"며 "그래서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핵실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만의 하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한반도의 안정은 그 순간 박살나고 만다. 방사능 오염 등으로 한반도 전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가 폭락과 국내외 자금의 대탈출 등으로 경제는 일대 혼돈에 빠질 것이다. 일본은 핵무장의 구실로 이용하려 들 것이고 미국의 선제공격론에도 명분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북한의 핵실험이 전쟁으로 비화하기라도 한다면 결과는 참담한 파국일 뿐이다. 북한은 7천만 한민족의 운명을 인질 삼아 위험한 도박을 벌여서는 안 된다. 설령 핵실험까지는 가지 않고 미국을 위협해 실리를 챙기는 게 진짜 속셈이라 해도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협상 전략이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북한이 잘못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남북 대화 재개부터 적극 모색해야겠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및 일본과의 활발한 의견 조율을 통해 사태를 6자 회담의 틀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제2차세계대전 전승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러 모스크바를 방문한 길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만나 정상 외교를 갖고 북핵 문제를 조율한다니 기대가 크다. 그래도 북한을 설득해 6자 회담의 틀로 다시 끌어들이는 데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핵문제가 위기의 극에 다달을 때까지 정부와 여당이 보여 준 대응자세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상황의 악화만을 강조하는 것도 국민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겠지만 국가안보를 책임 진 정부·여당이라면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여당 일부 의원들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 상황에 대한 보도를 놓고 "협상용 성격이 짙다"느니 "외신들의 무책임한 보도", "미국 네오콘 그룹의 불장난" 등으로 촛점을 흐트리며 낙관으로 일관해 왔다. 정부도 '6자회담 재개 가능성'만 강조하며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쓴소리 한번 안 해왔고, 북한의 2·10 핵 보유 선언, 원자로 가동 중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도 단 한번의 유감 표명 조차 하지 않았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언급한 '북핵 평화적 해결의 중대 국면'도 너무 늦은 표명 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북핵 상황이 왜 이런 '중대 국면'까지 왔는지 향후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동북아 균형자'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그리 시급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말이 많고 열을 올리던 통일부나 국방부도 미·북 간 일촉즉발의 대치가 벌어지고 있는 핵실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겨우 윤광웅 국방장관이 지난 6일 언론사 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아무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초기에 북핵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것 같은데, 러시아도 북이 보유한 핵무기가 첨단형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것이 전부다. 모든 정보력을 총동원해 정확한 진실을 파악한 뒤 국민의 불안감을 시원스레 씻어주는 것이야말로 집권당과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데도 이 모양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북핵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9일 외신들은 미국이 한국에 대북 공동보조를 잇따라 주문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북핵 대응 여하에 따라 한·미 동맹관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국무부와 국방부의 고위 실무자들이 공개적이고 직설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고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북핵 낙관론이 한·미동맹을 흔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을 이해주고 편들어주는 척 해온 우리 정부의 그간의 행동이 사태의 악화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이 확연히 들어난 만큼, 이제부터라도 미국과 보다 긴밀한 협의는 물론 '북한에도 얼굴을 붉히는' 단호한 행동이 나와야 한다.(konas)
북한은 과연 핵실험을 강행하려는가?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위성사진을 통해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 핵실험 징후를 주기적으로 관측해 왔고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일자 뉴욕 타임스의 보도 이후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연일 언론에 흘리며 한국, 중국, 일본 등 관련국에 경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미국의 고위관리들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도 서슴없이 내놓았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데이비드 고든 위원장은 4일 청문회에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매우 격렬하고 파괴적이 될 것이며 이 전쟁은 사전 경고 없이 일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NIC는 CIA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연방정부 기구다)
이달 초에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백악관 참모들과 연합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태평양 지역에 있는 군사력으로 북한 핵을 다룰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significant deterance)이 있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미국언론들은 북한에 "승복이냐, 전쟁이냐 양자택일하라" " 미국은 군사력으로 핵야망을 중단시킬 것" "북한은 오판하지 마라" 등 위기의 톤으로 보도를 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만일 북한이 한국을 침공한다면 우리가 승리하고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북한을 빨리 국방부로 넘겨라. 즉시 해결할 텐데 왜 그렇게 붙들고 꾸물대느냐"는 것이 지금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분위기다.
미·중 정상이 긴급 전화회담을 갖고 북의 핵개발에 우려를 표명한 것도 그만큼 북핵 문제가 중대국면에 봉착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문가 대다수도 핵실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현재의 북핵 상황이 2·10 핵무기 보유선언 등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의도적인 무시 전략의 산물임을 지적하면서 핵실험 준비설을 '협상력 제고'차원보다 '실현 가능성이 큰 위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외무장관을 역임한 한승주(韓昇洲) 전 주미대사는 7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행동은 협상력 제고나 미국의 관심 끌기 보다는 핵 보유 지위를 인정 받으려는 의도가 있다"며 "그래서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핵실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만의 하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한반도의 안정은 그 순간 박살나고 만다. 방사능 오염 등으로 한반도 전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가 폭락과 국내외 자금의 대탈출 등으로 경제는 일대 혼돈에 빠질 것이다. 일본은 핵무장의 구실로 이용하려 들 것이고 미국의 선제공격론에도 명분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북한의 핵실험이 전쟁으로 비화하기라도 한다면 결과는 참담한 파국일 뿐이다. 북한은 7천만 한민족의 운명을 인질 삼아 위험한 도박을 벌여서는 안 된다. 설령 핵실험까지는 가지 않고 미국을 위협해 실리를 챙기는 게 진짜 속셈이라 해도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협상 전략이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북한이 잘못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남북 대화 재개부터 적극 모색해야겠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및 일본과의 활발한 의견 조율을 통해 사태를 6자 회담의 틀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제2차세계대전 전승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러 모스크바를 방문한 길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만나 정상 외교를 갖고 북핵 문제를 조율한다니 기대가 크다. 그래도 북한을 설득해 6자 회담의 틀로 다시 끌어들이는 데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핵문제가 위기의 극에 다달을 때까지 정부와 여당이 보여 준 대응자세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상황의 악화만을 강조하는 것도 국민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겠지만 국가안보를 책임 진 정부·여당이라면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여당 일부 의원들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 상황에 대한 보도를 놓고 "협상용 성격이 짙다"느니 "외신들의 무책임한 보도", "미국 네오콘 그룹의 불장난" 등으로 촛점을 흐트리며 낙관으로 일관해 왔다. 정부도 '6자회담 재개 가능성'만 강조하며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쓴소리 한번 안 해왔고, 북한의 2·10 핵 보유 선언, 원자로 가동 중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도 단 한번의 유감 표명 조차 하지 않았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언급한 '북핵 평화적 해결의 중대 국면'도 너무 늦은 표명 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북핵 상황이 왜 이런 '중대 국면'까지 왔는지 향후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동북아 균형자'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그리 시급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말이 많고 열을 올리던 통일부나 국방부도 미·북 간 일촉즉발의 대치가 벌어지고 있는 핵실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겨우 윤광웅 국방장관이 지난 6일 언론사 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아무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초기에 북핵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것 같은데, 러시아도 북이 보유한 핵무기가 첨단형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것이 전부다. 모든 정보력을 총동원해 정확한 진실을 파악한 뒤 국민의 불안감을 시원스레 씻어주는 것이야말로 집권당과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데도 이 모양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북핵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9일 외신들은 미국이 한국에 대북 공동보조를 잇따라 주문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북핵 대응 여하에 따라 한·미 동맹관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국무부와 국방부의 고위 실무자들이 공개적이고 직설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고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북핵 낙관론이 한·미동맹을 흔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을 이해주고 편들어주는 척 해온 우리 정부의 그간의 행동이 사태의 악화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이 확연히 들어난 만큼, 이제부터라도 미국과 보다 긴밀한 협의는 물론 '북한에도 얼굴을 붉히는' 단호한 행동이 나와야 한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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